‘4대강사업’은 2007년 초 이명박 전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 경선 중에 경부운하를 들고 나오면서부터 시작되었다. 경부운하는 서울과 부산 간에 총 540여km 되는 수로를 만들어 5,000t급 선박이 24시간 안에 서울―부산을 운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었다. 낙동강과 한강을 연결하기 위해서는 조령산에 26km의 터널운하를 뚫겠다고 했다. 터널운하의 공학적 문제가 제기되자 그 대안으로 속리산 하늘에 95km에 이르는 교량운하, 소위 스카이라인 운하 계획도 나왔었다.
그러다가 대통령선거 기간 중에는 지역을 다니면서 많은 운하를 추가하였다. 새만금을 ‘두바이’로 만들어주겠다면서 새만금운하, 충청지역에 가서는 충청운하를 공약하다가 결국에는 북한까지 연결하는 운하로 커져서 ‘한반도 대운하’라는 명칭을 갖다 붙였다. 남한에 경부운하, 호남운하, 경평(서울―평택), 금호, 남해, 경춘, 안동, 충청, 여평(여주―평택), 광평(광주―평택), 아산, 새만금의 12개 운하에 총길이 2,099km, 북한에 평원(평양―원산), 경원(서울―원산), 평개(평양―개성), 사리원, 청천의 5개 운하에 총길이 1,035km의 운하를 거미줄처럼 잇는 계획이었다.
이명박 씨가 대통령으로 취임하자 서울대학교에서 ‘한반도 대운하를 반대하는 서울대 교수모임’이 만들어지고, 곧이어 ‘대운하를 반대하는 전국 교수모임’이 결성되었는데, 단숨에 2,500여 명이 참여하여 대대적인 반대운동을 벌이게 되었다. 수천 명의 교수들이 한 사안에 대하여 이렇게 똘똘 뭉친 것은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하면서, 양대 과학 학술잡지라고 알려진 〈사이언스〉와 〈네이처〉에서 취재기사를 실었다. 국민의 70% 이상이 이 사업을 반대하자,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이 반대하면 추진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실은 그 후에도 운하 추진팀은 계속 비밀리에 가동되고 있었는데, 이 사업을 다른 방법으로 추진하고자 했던 것이다. 그래서 ‘4대강 물길 잇기’ 사업을 내놓았다가 곧 ‘4대강 하천정비’ 사업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그 얼마 전에 건설교통부가 “4대강을 포함한 국가하천 정비는 97.3%가 끝났다”고 발표를 했는데 또 왜 하천정비를 하느냐고 여론이 떠들자 ‘4대강 살리기’로 이름이 바뀌었다. 이의 영문 이름은 ‘Four Major Rivers Restoration’, 즉 ‘4대강 하천복원’이었는데, 이는 거짓말이다. 우리 4대강이 지금과 같은 모습을 한 적이 없었는데 복원은 무슨 복원인가?
혹세무민
한반도 대운하의 홍보자료를 보면, 아름다운 경치에다가, 고층 빌딩에다가, 현란한 놀이기구들이 돌아가며 알록달록한 풍선들이 하늘로 오르고, 호화찬란한 여객선들이 항구에 들락날락하는데, 사람들은 유람선을 타고 수상 스포츠를 즐기고 있다. 이로 인하여 강변의 땅값이 오른다는 기대로 강변 주민들이 열광을 하고 대운하 부동산들이 들어서게 되었다.
물류비를 획기적으로 줄여 물류혁명을 이룰 뿐만 아니라 물을 깨끗하게 해주고 홍수를 막아주고 물 부족도 해결해주고, 거기다 외국 관광객들이 몰려와 관광수입도 올린다고 했다. 게다가 우리 국민들은 돈을 한 푼도 낼 필요가 없다고 했다. 공사하기도 쉬워서 이왕 배가 다닐 수 있는 강에 물길을 약간 잇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이런 홍보에 힘입어 이명박 씨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이 운하에 대한 지지율이 국민의 절반을 훌쩍 넘어섰던 것이다.
운하로 물류혁명을 이루겠다고 했는데, 유럽의 섬나라와 반도 나라들은 운하가 있어도 운하 물동량은 0%이다. 한반도 대운하가 벤치마킹했다는 독일 RMD(라인―마인―도나우)운하의 거점 항구 뉘른베르크를 찾아갔더니, 부두라는 것이 겨우 트럭 한 대 지나갈 만한 콘크리트 둑길인데, 반나절을 기다려도 화물선 한 척을 볼 수가 없었고, 부두에 화물 쌓아놓은 것도 없었으며 한 거지 노인이 앉아서 낚시를 하고 있을 뿐이었다.
홍수를 막아준다는 것은 턱없는 말이다. 플로리다에서는 1920년대에 운하를 만들었다가 홍수가 범람하여 2,500여 명이 죽는 참사가 벌어졌다. 독일도 19세기에 라인강을 운하로 만들었다가 해마다 큰 홍수에 시달리게 되어 아예 강변의 농지를 범람구역으로 지정하여 두고 홍수가 나면 보상해주고 있는 형편이다. 가뭄을 막아준다는 말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 운하의 물은 항상 수위를 일정하게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빼내어 쓸 수 없다.
이 사업은 또 세계를 속였다. 국제사회에다가는 4대강 ‘하천복원’ 사업이라고 홍보하면서, 유엔총회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은 “기후변화에 대비하여 한국을 동서로, 남북으로 관통하는 주요 강들을 살리는 4대강 살리기(Four Major Rivers Restoration, 즉 4대강 하천복원) 사업으로 이어져 용수확보와 홍수조절의 근본책을 마련함은 물론, 하천 생태계를 복원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라고 연설했다.
천문학적인 예산으로 하천 생태를 복원하면서 경제까지 살린다는 말에 국제사회가 솔깃하여 많은 상들을 우리나라에 몰아주었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이 사업을 모범적인 녹색사업(Global Green New Deal)으로 선정하여 전세계에 소개하였고, 유엔 산하단체인 기후변화에관한정부간협의체(IPCC)는 모범적인 기후변화 대책으로 소개하였으며, 앙헬 구리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사무총장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녹색성장의 아버지’라는 칭호를 붙여주었다. 또 이명박 전 대통령은 4대강의 생태계를 살린 공로로 유엔으로부터 생물다양성협약상을 받았고, 자이드 국제환경상과 더불어 50만 달러를 부상으로 받았으며1),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대학으로부터는 환경학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나중에 이 사업의 실상이 알려지면서 온실가스 줄이는 CDM(청정개발체제)사업으로 신청했던 것은 반려되었고, 유엔은 칭찬을 거두어들였다.
또 태국에 수출했다고 자랑한 4대강사업이라는 것은 289km에 이르는 인공 수로를 만들고 이를 댐들로 연결하는 것이었는데, 주민들의 거센 저항에 부딪혀 결국 사업은 취소되고 수자원공사는 380억 원을 날리고 돌아왔다.
곡학아세
이 사업이 추진된 데에는 곡학아세하는 전문가들의 공이 크다. 고려대학교의 곽승준2) 교수는 경부운하의 비용편익비율(B/C)이 2.3, 즉 100원을 들여 공사를 하면 230원의 이익이 생긴다고 계산해 바쳤다. 공사비를 14조 원으로 잡았는데, 모래를 팔아서 8조 원을 충당하고 나머지 6조 원은 민자를 유치하여 건설한다고 했다. 워낙 이익이 많이 나는 공사이기 때문에 투자를 하려는 기업들이, 외국 기업들을 포함하여, 줄 서서 기다린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비용은 대폭 줄이고 편익은 대폭 늘인 결과이다. 건설비용을 14조 원으로 잡고 있는데, 여기에는 많은 비용이 빠져 있어서, 서울대학교의 홍종호 교수는 실제 건설비는 대충 잡아도 40조~50조 원은 될 것으로 계산한 바 있다.3) 그리고 편익은 크게 부풀려놓았다. 편익에 포함시키지 않아야 할 항목인 산업 파급효과를 11조 7,000억 원이나 계산해 넣었고, 모래만 팔아도 8조 원 이상의 수익이 있다고 잡았다.4) 그 밖에도 관광편익이니 고용효과니 하는 것들을 많이 집어넣었다. 홍종호 교수는 그 자료를 그대로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학술적으로 인정되는 항목을 넣고 뺄 항목을 빼면 B/C는 2.3이 아니라 많게 나와야 0.28, 작게는 0.05밖에 안된다고 했다.
이화여대 박석순 교수는 “운하가 수질을 크게 개선한다”는 주장을 한 사람이다.5) 운하를 만들면 수량이 확보되고 수량이 늘어난 만큼 물이 깨끗해진다는 이론을 제시하였다. 이 논리는 정부 홍보물에 많이 등장했는데, 물그릇을 두 배로 키우면 수질오염은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홍보물이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댐을 줄줄이 연결하면 앞의 댐이 뒤의 댐에 들어갈 물을 걸러주는 ‘사전 댐(pre―dam)’의 역할을 해서 물을 더욱 깨끗하게 한다는 이론도 제시하였다. 그래서 운하를 건설하면 하천 생태계가 건강성을 회복한다고 주장하였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유엔에서 “하천 생태계를 복원하고 있다”고 한 연설이 바로 박석순 교수의 말과 같다. 그는 강에 배가 다니면 스크루 모터가 돌아서 물을 깨끗하게 한다고 주장하여 ‘스크루 박’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상지대학교의 홍성태 교수는, 강에 배가 다니면 오염이 되어 식수로 쓸 수 없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운하를 만들면 안된다는 지식을 박석순 교수한테서 이미 단단히 배워두었다고 한다. 박 교수는 국립환경과학원장으로 기용되었다.
미국 위스콘신대학의 박재광 교수는 박석순 교수와 짝을 이루어 이 사업을 칭송하고 다녔다. 특히 이 사업을 반대하는 전문가들의 명성을 깎아내리는 데 많은 정성을 기울였다. 국회방송 등을 통하여 “대한하천학회에 있는 회장하고 부회장은 하천에 대해서 논문 한 편 안 쓰신 분들입니다”, “반대 측 교수들은 대부분 연구 중심이 아닌 소규모 대학에 재직 중으로, 세계적으로 인정하는 SCI(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에 등재된 학술지에 논문을 한 편도 게재하지 않은, 엄밀히 따져 학자로 보기 어려운 교수들입니다” 등 터무니없는 비방을 하고 다녔다. 당시 이 학회의 회장으로 있던 나와 부회장으로 있던 관동대 박창근 교수와 부산가톨릭대학 김좌관 교수 그리고 이사인 서울대 최영찬 교수가 명예훼손으로 민사와 형사 소송을 제기하였다. 서울지방법원은 원고 4인에게 각 5,000만원씩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명예훼손은 보통 300만원 정도의 벌금이 내려지는데, 예외적으로 큰 벌금이 떨어져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고등법원에서는 총 3,800만원을 원고들에게 지급하라는 화해권고결정을 내렸다.6) 박재광 교수는 광주과학기술원 원장, 수자원공사 사장 등의 자리에 지원을 했으나 그때마다 환경단체들이 들고일어났고 결국 뜻을 이루지는 못했다.
4대강사업 환경영향평가 절차는 4개월 만에 끝을 냈는데, 평가서를 작성하는 기간은 2개월 반에 지나지 않았다. 대법원 판결내용 중에 “환경영향평가 관련해서는 부실한 환경영향평가를 근거한 사업이라도 인정되어야 하며”라는 문구가 있는데, 부실한 평가라기보다 엉터리 평가를 했다는 말이 정확하다. 예를 들면, 이 평가서에서는 수질을 예측하기 위하여 EFDC(Environmental Fluid Dynamics Code) 모델을 사용했다고 하는데, 법원을 통해서 얻은 모든 자료를 검토해본 결과, 이 모델의 입력자료도 만든 것이 없었고 출력자료도 없었다. 즉, 전혀 이 모델을 사용하지 않았다. 미국 환경청(EPA)에 의하면, 이런 모델을 돌리려면 입력자료들을 구하는 데 1년을 잡아야 하고 또 모델을 제대로 구사하는 데 1년, 총 2년을 잡아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워낙 똑똑하고 빨라서 1년이면 가능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2달 반 만에 한다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재판과정에 찬성 측 증인으로 나온 전문가들은 낙동강 법정에서나 한강 법정에서나 사전에 입을 맞춘 듯이 다 똑같은 논리와 자료들을 제시하였는데, 판사들이 알아들을 수 없는 공식들을 들이대면서 물이 깨끗해지고 녹조가 줄어든다는 주장들을 폈다. 그런데 이런 주장을 한 전문가들 중 많은 사람들이, 그 전에는 완전히 180도 다른 말을 했었다.
한국의 대학교수들은 불쌍하다. 대학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논문을 써야 하는데, 논문을 쓰자면 연구를 해야 하고, 연구를 하자면 대학원생이 있어야 하고, 대학원생을 두자면 연구비를 받아야 하고, 연구비를 받자면 연구과제를 따야 한다. 4대강사업과 관련이 있는 환경·토목 분야 연구비는 대부분 4대강사업을 찬성해야 받을 수 있었다. 그래서 대운하 반대 교수모임에 들어온 교수들을 보면, 관련 분야인 토목·환경 분야 교수는 열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극소수이고 대부분 이와 관련 없는 분야의 교수들이었다.
이탈리아에서는 지진으로 인명피해가 났을 때 지진이 없을 것이라고 예측한 전문가들에게 7년형을 선고한 적이 있다. 이 전문가들이 뇌물을 먹고 그렇게 한 것이 아니라 연구를 게을리했다는 이유로 그런 형을 받았다고 한다. 우리에게 교훈이 되었으면 한다.
쓰지도 못하는 오염된 물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이전에 누구보다도 운하와 4대강사업을 열심히 반대했던 사람이다. 그 측근이 나에게도 여러 번 찾아와 설명을 듣고 자료를 받아 갔다. 그런데 대통령이 되자 4대강사업에 대한 비판이 싹 들어갔는데, 그 이유를 자세히 알 길이 없다.
이 사업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자 박근혜 정부는 ‘중립적’ 평가를 하겠다면서, 4대강사업에 문제를 제기해온 전문가들은 모두 빼고 4대강사업을 주관한 국무조정실이 평가를 주관하도록 하고, 사업 시행 주체들인 국토부, 환경부, 수자원공사 등으로부터 협조받은 자료를 근거로 평가를 하도록 했다. 또 이들 기관들의 검토를 거친 후에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론을 요약하면, 대부분의 지역에서 홍수위험이 줄어들었고, 수자원이 확보되어 가뭄 발생 지역에 활용이 가능하게 되었고, 대체로 수질이 깨끗해지고 녹조가 줄었다는 것이었다.
이명박 정부는 우리말을 오염시켰다. 강바닥 준설을 ‘굴착’이라고 부르고, 운하를 ‘물길’이라고 부르고, 농지 매립을 ‘농지 리모델링’이라고 불렀다. 그리고 강을 죽이는 사업에 ‘강 살리기’라는 이름을 붙이고, 강을 인공 수로로 만들면서 ‘하천복원’이라고 하는 등 완전히 거꾸로 이름을 붙이기도 했다. 또 그중의 하나가 댐을 ‘보’라고 부르는 것이다. 나는 라디오 방송에 내보내기 위하여 “강에다 줄줄이 댐을 세워 물을 흐르지 못하게 하면 고인 물은 썩습니다”라고 녹음한 것을 제출했던 적이 있는데, 방송윤리위원회로부터 방송 불가 판정을 받았다. 그 이유는 보를 댐이라고 했다는 것과, 또 고인 물이 다 썩는 것이 아닌데 썩는다고 했다는 두 가지였다. 국제대형댐위원회(ICOLD)는 높이 5m 이상 되는 댐 중에서 저류량 300만t 이상이면 대형 댐이라고 부른다. 낙동강의 함안댐은 높이 13.2m에 저류량이 1억 2,700만t에 이르는 대형 댐이다. 세종댐 하나만 높이가 5m에 못 미쳐 그냥 댐일 뿐 나머지는 모두 대형 댐의 반열에 들어간다.
이명박 정부가 굳이 댐을 보라고 부르는 이유는 보와 댐의 설계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보는 적당히 아무 데나 세워도 되지만, 댐은 물이 새거나 지반이 내려앉지 않고 물을 안전하게 담아둘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저수 지역의 지표지질 조사를 해야 하고, 또 댐 구조물이 들어설 자리에 댐을 안전하게 앉힐 수 있는 암반이 있는지 정밀 지반 조사를 해야 한다. 그러나 4대강에 들어선 댐들은 수위 6m를 맞추기 위해서 설치 위치를 잡았을 뿐, 댐 설계기준을 따르지 않았다. 지금껏 댐의 물이 새고 강바닥이 파이고 끊임없이 콘크리트를 쏟아부으면서 보강 공사를 하는 이유가, 댐들을 모래 위에 짓고 옆구리를 흙더미에 걸쳐놓았기 때문이다. 이런 댐들은 쉽게 무너질 수 있다. 1996년과 1999년에 두 번이나 무너진 연천댐도 흙더미에 걸쳐놓은 옆구리가 터져서 무너졌다(이 댐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만든 댐인데, 무너지면 보상해주겠다고 각서에 도장을 콱 찍었지만 보상을 해주지 않아서 주민들이 소송을 하는 데 무려 9년이나 걸렸다).
홍수를 막기 위하여 피해 지역 상류에다 댐을 짓는 것은 흔히 하는 방법이지만 4대강사업에서처럼 하류에 댐을 지어 수위를 올려놓고 홍수를 막는다는 것은 동서고금에 없는 일이다. 4대강 공사가 끝나자 지천과 농지에 찬 물을 펌프로 뽑아 본류로 올려 보내게 되었고, 비가 오면 둑들이 터지기도 했다. 4대강에 줄줄이 지은 댐은 하나가 무너지면 그 아래 댐들이 줄줄이 무너져 대형 재난을 불러올 수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1963년에 바이온트댐이 무너지면서 2,000여 명이 죽었고, 인도에서는 1979년에 마추II댐(일명 모르비댐)이 무너지면서 2만여 명이 목숨을 잃었고, 1975년에는 중국의 양쯔강 유역에서 반차오(板橋)댐이 무너지면서 23만 명이 죽는 사상 최악의 참사가 벌어졌다. 세계 최대 저류량을 자랑하는 이집트 아스완댐은 이집트의 아킬레스건이다. 이스라엘은 이집트와 6일전쟁을 할 당시 아스완댐을 폭파하겠다는 경고를 했고 이집트는 항복했다.
최근에 잇달아 100년에 한번 오는 가뭄이니, 50년에 한번 오는 가뭄이니 하면서 논바닥이 갈라져도 4대강에 담아둔 물을 전혀 쓰지 못했다. 왜 4대강에 가득 담아둔 물을 쓰지 않느냐는 질문에, 4대강 시행 부처들에서는 “4대강사업 반대세력 때문에 공사를 절반밖에 못 했기 때문”이라면서 4대강의 물을 끌어갈 펌프장이며 송수시설이며 저수지를 만들겠다고 엄청난 예산을 요구하고 나섰다. 가뭄이 드는 지역은 4대강사업 구간과 멀리 떨어진 산골 지역과 해안·도서 지역에 흩어져 있는데, 이런 곳은 높은 곳 소양댐에 가득 담아둔 물도 식수로 보내지 못하고 있는 지역들이다. 하물며 100년에 한번 오는 가뭄에 대비하여 낮은 곳 낙동강 하류에 담아둔 물을 농업용수를 보낸다는 것이 말이나 되는 소리인가? 그리고 100년에 한번 오는 가뭄에 대비한 시설은 말 그대로 100년에 한번 쓸 일이 생기기 때문에 만들어 봤자 100년을 놀고 있어야 하고, 그러면 유지·관리가 될 수가 없다. 그래서 가뭄대책은 통상 10년에 한번 오는 정도의 가뭄에 대한 대책을 세우는 것이다.
그동안 하도 세뇌가 되어서 4대강에 모아둔 물을 가뭄에 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 물은 가뭄 해결에 쓰인 적이 없다. 여기에 모아둔 물을 쓴다면 소양댐이나 대청댐 같이 수위가 내려가야 한다. 그러나 4대강은 항상 물이 댐 위를 넘쳐흘러 일정한 수위를 유지한다. 즉, 4대강에서 쓰는 물은 4대강에 모아둔 물이 아니라 그 상류에 있던 댐, 즉 소양댐, 대청댐 등에서 흘려 보내는 물을 쓰고 있는 것이다. 나는 요새 이 말을 하고 다니느라고 입이 아플 지경이다. 이 말이 이해가 되지 않는 사람은 자신의 지능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이명박 정부는 물그릇을 키워 물을 깨끗하게 한다는 ‘물그릇론’을 내세웠다. 즉 물그릇을 두 배로 키우면 오염은 절반으로 줄어든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그래서 낙동강은 물그릇을 11배 키웠고, 거기다 4조 원을 들여 BOD(생화학적산소요구량) 배출량을 95%, 인 배출량을 90% 줄였다고 발표했다. 그 주장대로라면, 낙동강 물은 이제는 그냥 들어가서 바로 마실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 낙동강 물은 그냥 마시면 죽는다.
지금 4대강에서 창궐하고 있는 녹조는 남조류가 주종으로서 마이크로시스틴을 비롯한 맹독을 분비한다. 이런 물을 마시고 가축들이 죽고 물새들이 떼죽음을 했다는 기록이 있고, 중국과 브라질에서는 사람도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996년에 브라질 카루아루의 한 병원에서 혈액투석을 받던 131명의 환자 중 116명이 이렇게 오염된 물로 인하여 중독되고 그중 52명이 사망하였다. 급성 간 중독을 일으키면서 두통, 열, 설사, 복통, 구토, 메스꺼움 그리고 시력이 흐려지고 근육에 힘이 빠졌다고 한다. 미량을 장기적으로 복용하면 만성 피해를 일으킬 수 있다고 하는데, 특히 암 발생을 돕는 것으로 알려진 물질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생체실험 결과를 토대로 음용수의 마이크로시스틴 기준을 1ppb(0.001ppm) 이하로 정했다. 2015년 8월에 4대강에서 마이크로시스틴 농도를 조사한 결과, 놀랍게도 금강(고마나루)에서 310ppb, 낙동강(달성)에서 434ppb, 한강(가양)에서 386ppb, 영산강(영산)에서 196ppb가 나왔다. 이 마이크로시스틴은 물고기와 강바닥에 축적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는데 그러면 당연히 농작물에도 축적되고 있을 것이다. 이런 물은 상수원수뿐만 아니라 어떤 용도로도 써서는 안된다.
미국 오하이오주의 인구 50만의 톨레도시(市)는 5대호 중의 하나인 이리호(湖)에서 취수를 하는데 최근 취수원 인근에 남조류 녹조가 발생하는 일이 벌어졌다. 시는 즉각 시민들에게 수돗물을 마시지 말라고 경고하고, 음식점들의 영업을 정지시키고 생수병을 공급했다. 그런데 이리호의 녹조는 우리 4대강의 녹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리호만큼 깨끗한 호수를 찾아보기 힘들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시간주의 인구 10만의 플린트시(市)에 비상사태를 선포, 긴급 구호금을 풀고 연방비상관리청이 구호에 나서도록 했다. 시가 그동안 수돗물을 오대호의 하나인 휴런호(湖)에서 끌어 사용하다가 비용을 절감하기 위하여 인근 플린트강으로 상수원을 옮긴 후 어린이들의 혈액에 납 농도가 증가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발표되자 즉각 이런 조치를 취하고 생수를 시민들에게 공급했던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플린트강만큼 깨끗한 강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깨진 독에 물 붓기
4대강을 현재 상태로 유지하자면 관리비가 많이 든다. 강바닥을 준설한 지 1년 후에 대한하천학회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낙동강에 적게 잡아도 20~25%가 재퇴적되어 있었다. 이를 다시 준설하자면 2조 원 가까운 돈이 든다. 댐, 자전거도로, 수변공원, 하수처리장 등에 드는 시설 유지·관리비가 또 매년 5,000억 원을 웃돈다. 최근에 보도된 바에 의하면 악화된 수질을 관리하는 데도 1조 원 가까운 예산을 쓰고 있다고 한다. 그 밖에도 몇 가지만 예를 들면 댐에서 물이 새고 구조물이 파손되어 계속 보강공사를 하고 있고, 댐 하류에 깊게 파인 강바닥도 계속 콘크리트 덩어리 등으로 메우고 있고, 역행침식으로 무너지는 지천들도 보수해야 하고, 준설한 모래를 쌓아둔 농경지의 임대료도 계속해서 지불해야 한다. 또 농지 침수와 안개 발생으로 인한 농업손실, 물고기가 사라져서 실업상태에 빠진 어민들이 입는 손실 등등도 있다.
근본적인 문제는, 유지·관리비를 아무리 많이 들이더라도 4대강은 언젠가는 스스로 제 길을 찾아갈 것이라는 점이다. 4대강 댐들은 상식을 거스르고 모래 위에 세우고 옆구리는 흙더미에 걸쳤는데, 이런 댐은 오래 견딜 수가 없다. 강바닥도 열심히 파냈지만 언젠가는 도로 다 메워지게 되어 있다.
‘슈퍼 제방’이라고 이름 붙이고 둑을 쌓았지만 언젠가는 터진다. 중국이 수천 년에 걸쳐서 단단하게 쌓은 황허강과 양쯔강의 제방도 역사 대대로 큰비가 올 때마다 터졌다. 황허의 제방은 1887년, 1931년, 1938년에 터졌는데 터질 때마다 수백만 명씩 죽는 참사를 냈다. 미국도 세계에서 가장 앞선 공학기술을 이용하여 철판으로 보강한 제방을 쌓았지만 다 터진 경험을 가지고 있다. 4대강 둑에다 돌을 붙이고 콘크리트를 갖다 부었는데 벌써 깨어지고 떠내려간 곳이 많다. 강 옆에 만든 자전거도로나 공원도 언젠가는 다 쓸려 내려간다. 비 한번 오자 자전거도로들은 떠내려갔고, 공들여 조경공사를 한 수변의 나무들은 물에 잠겨 죽었다. 강이 스스로 댐과 둑을 터뜨리고 제 길을 찾아갈 때에는 우리에게 큰 고통을 가져다줄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원래 모습으로 되돌려주어야 한다.
선진국의 재자연화 노력
옛날에 순임금이 곤(鯤)에게 치수를 맡겼더니 온갖 인위적인 토목공사를 다 벌였는데 오히려 물난리로 사람들이 많이 죽었다. 그래서 우(禹)에게 치수를 맡겼더니 물을 순리대로 흐르도록 만들어 잘 다스려졌다고 한다. 곤은 사형을 당해 죽고 우는 임금이 되어 태평성대를 이루었다고 한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이런 격언이 전한다―치수를 하는 데 있어서 물길을 바꾸는 것은 하책이고, 둑을 쌓는 것은 중책이고, 그대로 두는 것이 상책이다.
강이라는 것은 이리 구불 저리 구불 흘러야 물살이 빠른 데와 느린 데, 침식이 되는 곳이 있고 퇴적이 되는 곳이 있고, 그에 따라 수심이 깊은 웅덩이와 얕은 여울이 생긴다. 이런 물길을 흘러가면서 물의 에너지가 분산되어 홍수의 파괴력이 줄어든다. 그리고 돌과 모래와 자갈과 미세한 입자의 펄이 깔린 곳과 수초가 자라는 곳이 생겨난다. 그에 따라 벌레에서 물고기에 이르기까지 모든 수중 생물들이 제각기 먹이를 찾고 산란할 장소를 찾고 물을 맑게 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강들은 모래가 많아서 이 모래가 물을 정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이것이 바로 자연의 질서이다. 이런 자연질서를 파괴하여 강을 직선으로 만들고 깊은 웅덩이로 만들어 물이 흐르지도 못하게 채워놓으면 결국 재앙을 초래하여 물은 썩고 생명들은 죽는다. 플로리다 운하의 예가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플로리다는 1920년대에 반도의 구석구석을 다 운하로 연결하기 위하여 고불고불한 강들을 직강화하고 강바닥을 파고 댐과 갑문을 설치하여 전기로 수문을 열어야만 물이 흐르도록 만들어놓았다. 그러나 1928년에 이 공사가 완공되자마자 홍수가 범람하여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그리고 녹조가 번성하고 물고기들이 죽고 90~95%의 물새들이 사라졌다. 그래서 플로리다는 이 운하에서 대표적인 강인 키시미강을 ‘키시미강복원 특별법’을 만들어 재자연화하고 있고, 강변의 에버글레이즈 습지도 재자연화하고 있다.
독일도 라인강과 도나우강 상류를 운하로 개조하면서 홍수피해가 급증했다. 그리하여 운하 옆에 인공 하천을 파서 빗물을 배수하고, 저류지를 만들고 큰비가 올 때면 인근 농지에 범람시킨다. 여기서도 강바닥이 파여 교량을 비롯한 구조물의 안전성이 위협받고 물고기들은 산란 장소를 잃었는데, 그래서 매년 수만 톤의 모래를 갖다 붓고 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하천을 자연에 가깝도록 복원하는 운동을 가장 먼저 시작한 나라가 독일이다.
이런 배경하에서 유럽연합(EU)은 하천에 댐을 짓는다든지 준설을 한다든지 인공 제방을 만든다든지 기타 대규모 토목공사를 하여 하천 생태계를 파괴하지 못하도록 2000년에 ‘물 관리 기본지침’을 제정하였다. 이 지침 제4조에 의하면, 회원국은 이 지침 발효 후 늦어도 15년까지 모든 인공적으로 변질된 강을 인간의 간섭이 적은 상태로 복원해야 한다. 그래서 많은 댐들이 폭파, 제거되었고, 콘크리트와 돌로 만들어진 제방들은 허물어졌다.
미국도 마찬가지로 청정물법(Clean Water Act) 제404조에 의하여 하천에서 준설, 매립, 댐, 제방, 골재 채취와 고속도로, 공항 등의 대규모 토목공사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이런 배경 아래에서 미국은 매년 50개가량의 댐을 해체하여 지금까지 1,200여 개의 댐들을 폭파 철거하였고, 3만 7,000개 이상의 강을 재자연화하였다.
하천을 자연상태에 가깝도록 복원하는 이유는, 그렇게 함으로서 재난의 위험을 줄이며 유지·관리비도 최소화할 수 있고 물고기들이 살아나 경제적인 이득을 준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하천은 인공 장애물만 없으면 그 지역의 특성에 맞추어 하천 스스로 제 길을 찾아가면서 홍수에 대처하고 생물들에게 서식처를 제공하며 물을 정화하는 그런 기능들을 되찾아간다. 그래서 구불구불한 사행(蛇行)하천에 여울과 웅덩이가 만들어지고 수변 식생대가 조성되고,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모래하천이 형성되어 수질정화에 큰 역할을 한다. 이런 원칙 아래에서 4대강의 자연복원은 물의 흐름을 가로막는 댐을 해체하고 인공적인 제방을 허무는 데서부터 시작하면 된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의 윤석구 교수에 의하면, 4대강에 세워진 16개의 댐을 모두 해체한다 하더라도 이 비용은 2,016억 원이면 충분하여, 댐들을 그대로 둘 때의 유지·관리비에 비하여 훨씬 싸다. 그리고 산더미처럼 농경지에 쌓아둔 모래를 도로 강에 넣어주어야 한다. 그다음에는 물의 자연적인 흐름을 관찰해가면서 그 흐름을 살리는 방향으로 도와주면 강이 스스로 알아서 제 모습을 찾아간다. 강이란 것은 워낙 역동적으로 변하는 흐름에 익숙한 생태계이기 때문에 가만히 두면 오래지 않아 자연상태로 돌아가고, 여기에는 돈도 많이 들어가지 않는다. 우리나라도 1990년대에 들어 양재천, 안양천, 학의천 같은 작은 하천들을 재자연화해왔는데 4~5년이면 완전히 복원이 되었고, 주민들로부터도 큰 환영을 받아 주변의 집값도 올랐다.
4대강사업은 ‘고인 물은 썩는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만고의 진리를 부정하고, 맑지 않은 윗물은 그대로 둔 채 아랫물을 고이게 해서 맑게 한다면서 엄청난 돈을 빼돌린 사업이다. 산에서 내려오는 도랑들이 모여서 강이 되는데, 이런 도랑들을 살리지 못하고서는 큰 강을 살릴 수 없다. 4대강사업이 실패했는데도 불구하고 이 사업이 ‘고향의 강’이라는 사업으로 변신하여, 17조 원의 예산을 책정하여 지방의 작은 하천에다 쏟아붓고 있다. 강에다 수입한 돌을 일률적으로 갖다 붙이고, 다리에다 휘황찬란한 조명을 다는 그런 식의 공사는 건설회사를 위한 사업이지 강을 살리는 사업이 아니고 주민들을 위한 사업도 아니다.
의구심을 품게 하는 공사비용
이 사업에는 또한 엄청난 비리가 개입되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국건설노동조합은 “덤프차 한 대당 하루 150만원 이상을 착취하여 공사비 22조 원 중 건설기계 임대료 9조 원이 건설회사의 부당이득으로” 돌아갔다고 성명서를 발표한 적이 있다. 피해자 증언대회에서 덤프차 한 대를 가지고 하청 공사를 맡은 사람한테서 내가 직접 들은 내용도 이와 비슷하다. 공사대금을 받으면 다음 날 아침에 당장 공사비의 절반 가까운 돈을 현금으로 찾아 하청을 준 건설회사에 돌려주어야 했다고 한다. 그러나 덤프차를 월부로 사서 매달 돈을 갚아야 하기 때문에 두말도 못 하고 공사판에 매여 있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경실련(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토건 관료가 6조 사업을 22조 원으로 부풀렸다”고 성명서를 낸 적이 있다.
국토부의 건설단가는 실제보다 거의 두 배나 높아서 민간인이 발주하려던 공사가 정부의 공사가 되면 공사비가 두 배로 뛴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래서 건설공사를 입찰에 붙이게 되면 대개 설계단가의 55% 선에서 낙찰되는 것이 우리나라 관례이다. 그런데 4대강사업은 건설사들이 담합하여 97~98% 선에서 낙찰을 받아가곤 했다. 많은 이득을 냈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는데, 그 이득을 건설사 혼자서 가져갔는지 누구와 나누었는지는 알 수가 없다.
처음 경부운하사업의 예산은 14조 원이었다. 그 후에 4대강 정비사업의 예산도 14조 원에 맞추어져 있었는데, 이 과제에 참여한 연구원에 의하면 그 예산은 위에서 내려온 대로 맞춘 것이라고 한다. 4대강사업으로 넘어와서도 22조 원 중 8조 원은 수자원공사의 몫이고, 건설회사에 돌아가는 돈은 여전히 14조 원으로 일정했다. 이것도 하나의 의문을 품게 한다.
강물은 하늘이 선한 자나 악한 자나, 부자나 가난한 자나, 힘 있는 자나 힘없는 자나 차별 없이 또 값 없이 만민에게 공짜로 내렸고, 또한 인간만이 아니라 이 땅의 모든 생명들이 마시고 살라고 베푼 은혜이다. 그러므로 모름지기 국가라면 모든 국민이 생명의 위협을 받지 않고 안전하게 물을 마시고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하천 생태계를 살려 국민들이 자연과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하늘의 도리이다. 물을 돈벌이 수단으로 삼아서는 안된다. 그리고 강은 대통령이나 정부의 소유가 아니라 유역의 주민들에게 하늘이 내린 것이므로 유역 주민들의 것이다. 그러므로 유역민들이 강물에 대한 권리와 의무를 할 수 있도록 거버넌스를 갖추어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이런 하늘의 도리를 제대로 따르고 4대강의 비리를 바로잡기를 바란다.
1)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이 상금을 사회에 돌리겠다고 약속했으나 아직까지 실행하지 않았다.
2) 곽승준 교수는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국정기획수석비서관을 지냈다.
3) 홍종호, 〈경부운하, 경제적 타당성 없다〉, 환경운동연합 엮음, 《재앙의 물길, 한반도 대운하》, 도요새, 2008.
4) 4대강사업을 할 때에는 이 모래 판매 수익을 0원으로 처리하였다. 그러나 모래가 잘 팔리지도 않을 뿐 아니라 모래를 쌓아둔 땅에 임대료까지 지불하고 있다.
5) 박석순, ‘한반도 대운하와 환경’, 한국환경영향평가학회 2008년 춘계학술발표대회(‘한반도 대운하와 영향평가’), 2008. 4. 18.
6) 3,800만원을 다 받지 못했다. 2,500만원에 합의해달라고 하여 그렇게 해주었는데, 후에 또 2,300만원밖에 없다고 하여 그 돈만 받아 4대강사업 반대활동에 전액 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