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츠와 녹색경제
레츠(LETS)는 비영리의 교환망이다. 이 교환망을 이용하여 공동체 구성원들은 돈을 사용함이 없이 기술과 자원을 교환한다.
최초의 ‘레츠시스템’은 1983년에 마이클 린턴에 의해 만들어졌다. 그 자신이 실업상태에 있던 이 캐나다인은 자기 동네의 많은 사람들이 상호간 제공할 수 있는 기술과 쓸모있는 것들을 갖고 있지만, 그들 모두에게 결핍되어 있는 것이 돈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시초의 레츠 회원은 6명이었다. 4년 뒤 500명의 사람들이 린턴이 고안한〈녹색달러〉로 거래를 하고 있었다.
녹색달러는 오직 종이나 컴퓨터 디스크에 기록된 거래기록으로서만 존재한다. 사람들끼리의 거래관계는 전화를 통하여 시스템 조정자에게 보고된다.
레츠시스템은 이제 영국,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그리고 미국으로 퍼졌는데, 불황으로 크게 손상을 입은 많은 지역공동체들이 레츠시스템의 채택을 통하여 다시 소생하였다. 영국의 여러 다양한 지방에서〈도토리〉니〈고리〉니〈광주리〉니 하는 이름을 가진 레츠시스템들이 지역경제의 건강을 지키는 데 이바지하고 있다.
영국이 유럽연합 공동시장에 참여하였을 때 오스트레일리아는 주요 수출시장을 잃어버렸다. 영국으로 향할 운명이었던 식품재고품들이 파괴되어야 했으며, 실업과 파산이 일반적으로 되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레츠시스템에 참여하게 됨에 따라, 여기저기 분산되어 있는 지역공동체들에서 비화폐적 지역경제가 꽃피어나기 시작하였다.
1992년에 오스트레일리아 정부는 전국에 걸쳐 레츠시스템을 세우도록 마이클 린턴을 초청하였다. 정부는 레츠의 설립을 위하여 필요한 교육, 홍보, 컴퓨터 설비, 문구류 및 우표를 지원하였다. 레츠에 참여한 사업체들은 자신들의 거래수준이 증가하였음을 발견하였다. (일반적으로 기업은 전체 지불액의 25퍼센트를 레츠로 받고 있다.) 서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300만 호주달러가 레츠시스템속에 흡수되었고, 이것이 성장하여 그 첫해에 1,500개의 사업체를 포함하게 되었다.
사업체들은 레츠화폐를 지역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어떤 기업들은 그들이 번 것을 그냥 자선기관에 주고 세금환불을 받는다. 교회가 운영하는 레츠는 일자리가 없이 길거리에서 방황하는 젊은이들에게 삶의 목적을 부여하고 있다.
다국적 사업체가 레츠에 참여한다면 그 사업체는 노동력과 자원이 상대적으로 값싼 세계의 다른 곳에서 돈을 쓰지 못할 것이다. 사업체는 지역내에서 물건을 살 수밖에 없을 것이며, 그 결과로 지역의 농민과 기업들이 번창하게 될 것이다.
만일 세계경제가 붕괴한다면 오스트레일리아는 살아남을 가능성이 가장 큰 나라일 것이다. 왜냐하면 이 나라는 번창하는 대안적 경제를 발전시켜왔기 때문이다.
영국의 레츠
레츠시스템은 항구적 문화와 지속가능성을 향해 나아가는 좀더 큰 운동의 일부이다. 레츠시스템은 본질적으로 생태친화적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사람들의 기본욕구의 충족을 겨냥하고 있고, 지역중심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처음에 레츠시스템은 관행경제와 병행하여 발전하였으나, 좀더 많은 네트워크가 형성됨에 따라 레츠시스템은 지속가능한 공동체 망(網)을 실현시킬 수 있게 되었다.
영국에서만 거의 200개의 레츠가 있다. 우리가 우리 시(市)에서 시작한 레츠시스템에 이제 100명 가까운 회원이 있으며, 이들은 자전거 및 자동차 수리, 음악과 외국어 렛슨, 정원돌보기, 아이돌보기, 식품 및 식품가공, 수공예, 육체노동, 마사지, 그밖의 여러가지를 교환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은 시간당 몇개의 잎사귀(우리의 지역화폐 이름)를 청구한다. 이제 우리는 지역의 유기농과 협약을 맺었다. 농민들은 정기적으로 자기네를 도울 여분의 노동력을 얻고, 생산물을 팔기 위한 확보된 지역시장을 갖게 되었고, 레츠의 회원들은 신선한 유기농산물을 얻게 되었다. 모든 사람이 혜택을 입으면서, ‘진짜’ 돈은 조금도 쓰여지지 않았다.
패트리샤 녹스(Patricia Knox)와 닉 잉글랜드(Nick England)가 쓴 이 두 짧은 글은 Earth Island Journal, 1994-95년 겨울호에 실려 있는 것을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