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식이 대중의 마음속에 공포를 심고 있다
어쩌면 음식에 관하여 서구와 중국의 가장 큰 차이는 중국인들은 간단한 음식을 여러번에 나누어 먹는 것을 좋아하는 반면, 서양인들은 한번의 ‘정식’을 선호한다는 점일 것이다. 서구의 레스토랑과 패스트푸드 매장들은 양을 엄밀히 규정한 표준화된 식사를 제공한다. 그러나 중국에는 간식을 먹는 오래된 역사가 있다. 예로부터 농업사회였던 중국의 농부들은 논밭에 일하러 나갈 때 간단한 먹을거리를 가지고 나가서, 자신도 먹고 친구들과 나누거나 혹은 이웃 농부들과 맞바꾸기도 했다. 그러한 간편한 식사의 질은 중요했다. 안주인의 부엌 솜씨를 가늠할 수 있고, 일가(一家)의 ‘체면’을 유지시키는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수세기에 걸쳐 이들 간편식의 질은 갈수록 더 좋아졌고, 그리하여 점차 중국 어디에서나 맛있으면서도 안전한 간편식을 먹을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나는 중국인에게는 음식을 먹을 때, 그 음식에 대한 신뢰와 ‘체면유지’에 대한 필요성이 그것을 먹는 일 자체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 이렇듯 길고 영광스러운 역사를 갖고 있는 이들 간편식이 대중의 마음속에 공포를 심어주고 있다.
우선 ‘채소절임(파오차이, 泡菜)’을 살펴보자. 이 ‘채소절임’은 처음 쓰촨에서 만들어졌다. 중국 전체에서 이 맛있는 음식을 맛보지 못한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제는 쓰촨을 방문하는 사람에게 그의 친구들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채소절임’을 좋아해? 청두(成都)에는 DDVP(살충제)에 채소를 절이는 공장이 있다네.” 과거에는 모든 쓰촨 사람들이 이 채소절임을 곁들여 식사를 했다. 그러나 이제는 아니다. 어떤 ‘채소절임’ 공장장들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이 쓰촨산 절임은 조금도 안 먹습니다. 외지인들에게 판매만 합니다.”
몇번의 비밀 취재 후 나는 마침내 이 산업의 진상을 밝혀냈다. 이 공정에서 가장 중요한 단계는 채소를 절이는 과정이다. 나는 여기서 사용되는 소금이 대부분의 소금보다 더 하얗다는 것뿐만 아니라, 입자도 작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어째서 소금이 이렇게 하얗습니까?”라고 물어보았다. 공장장은 이렇게 대답했다. “이 소금은 암시장에서 구입했습니다. 1근당 50위안 쌉니다.” 나중에 나는 바깥의 마당에서 소금 포대에 인쇄되어 있는 무시무시한 문구를 목격했다. ‘산업용 소금’, ‘식용 금지’.
이 공장 일꾼들이 또 다른 마당에 잘 정돈되어 쌓여있는 산업용 소금더미를 보여주었다. 나는 물었다. “늘 이 소금을 사용해왔습니까?” 그들은 “그렇다”고 했다. 나는 “다른 공장들도 이것을 사용하는가?”라고 물었고, 그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며칠 뒤에 나는 그 공장에 다시 갔는데, 절인 채소들이 담겨있는 큰 통 주변으로 작은 벌레들이 수없이 기어다니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래서 왜 그토록 많은 벌레가 있는지 물어보았다. 공장장은 “채소를 절일 때에는 항상 벌레가 많이 있다. 그렇지만 화학약품을 넣으면 다 없어진다”고 대답했다. 조금 뒤 한 일꾼이 화학약품을 그 통들에 넣기 시작했다. 나는 그 화학약품이 무엇인지 물었는데, 그는 살충제라고 대답했다. 그는 또한, 벌레를 확실히 박멸하기 위해서, 공장에서 출하할 때까지 그 절임들에 살충제를 이삼일에 한번씩 살포한다고 말해 주었다. 그게 정확히 무슨 살충제냐고 내가 물었을 때, 공장장이나 일꾼들이나 모두 모른다고 말했다. 그들이 사용하는 화학약품 용기에 아무런 라벨도 붙어있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그 적색 액체를 시료로 조금 추출하여 밀봉 용기에 담아 ‘중국 수출입식품 검사센터’에 보내 검사를 받았다. 그 화학약품은 99퍼센트 농도의 DDVP였다.
청두(成都)에서 생산되는 이 채소절임의 약 3분의 1만이 청두 품질감독국의 규정에 부합한다. 2004년 6월 16일, 청두 품질감독국은 채소절임들에 대한 그들의 표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56개 공장에서 생산된 70종 제품 중에서 오직 16개 제품이 합격되었다. 합격률이 고작 22.86퍼센트이다. 17개 제품에는 첨가제가 최대허용치 이상 포함되어 있었다. 또 9개 제품은 성분들이 표기된 함량만큼 들어있지 않았고, 48개 제품은 표기가 부정확하거나 불충분했다. 품질감독국은 불합격한 회사에 시정을 요청했다.
구이저우(貴州)에는 “사흘 동안 신 것을 먹지 않으면 다리가 풀린다”는 말이 있다. 구이저우의 요릿집들은 ‘신맛 생선탕(쏸탕위)’으로 유명해졌다. 그러나 최근 215개 음식점이 심각한 문제를 일으켰다. 2004년 6월 16일, 215개 음식점의 탕과 양념에서 고농도 아편이 발견되었고, 당국은 이들 식당에 영업정지 명령을 내렸다. 구이저우성 공안청 마약류총대 정찰처 부처장 장싱은, 마약류 검거반, 질병통제센터, 식품품질검사국이 합동단속에 나섰다고 말했다. 합동조사팀은 구이양(貴陽), 비제(畢節), 류판수이(六盤水)의 2,642개 식당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여, 215개 식당에서 판매되는 음식에 아편 성분이 다양한 양으로 들어있는 것을 적발했다. 이 단속 기간 동안 양귀비 씨앗 3,200그램과 양귀비 껍질 1,700그램이 압수되었다. 관련 당국은 이들 215개 음식점을 폐점시키고, 이들보다 문제가 덜 심각한 기타 36개 음식점에는 재교육 명령을 내렸다. 쇠고기, 양고기, 개고기, 매운탕을 전문으로 하는 많은 구이저우 음식점들이 음식에 아편을 넣어 손님이 가게를 다시 찾도록 조장한다고들 한다. 구이저우성 질병통제센터 부소장 웨이타오는, 그들 음식점에서 나오는 탕의 일부에서는 모르핀 성분이 경우에 따라서 상당한 양 들어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손님들이 장기적으로 이러한 국물을 마신다면 중독될 수도 있고, 그 중독증이 더한 마약을 복용하게까지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다시 구이저우에서, 국가 위생감독국이 실시한 최근의 표본조사 결과, 30개 노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튀긴 막대기 빵’의 알루미늄 함유수준이 모조리 국가 허용기준을 초과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단 하나도 합격하지 못했다. 그중 한 노점의 빵은 허용치의 11배나 되는 알루미늄을 포함하고 있었다. 이렇게 된 이유는, 노점상들이 식품안전 지식을 갖고 있지 못해서 빵 반죽에 명반을 너무 많이 집어넣었기 때문이다.
한 식품 제조업자에 따르면, ‘기름에 끓인 생선’을 파는 음식점들은 같은 기름을 반복해서 다시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보통 일이 어떻게 되느냐 하면, 손님들이 생선을 먹고 난 뒤 남긴 것을 체에 걸러 그 남은 기름을 일단 쇠로 된 용기에 수집한다. 그런 뒤 저녁에 그 기름에서 물기를 제거한다. 이 기름을 다시 사용할 때에는 다량의 고추를 첨가해야 한다. 그 기름이 신선하지 않다는 사실을 은폐하기 위한 목적이다. 바로 이것이 ‘기름에 끓인 생선’이 ‘침에 끓인 생선’이 되는 과정이다.
량피(凉皮, 차게 먹는 녹말묵 국수)는 산시(陝西)성 관중(關中) 지방의 이름난 간편식이다. 산시성 출신 코미디언들이 여럿 성공하면서, 이 간편식은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그러나 최근 베이징에서 판매되는 일부 량피에 관한 몇몇 끔찍한 진상이 밝혀졌다. 한 불법 제조업체에서 량피를 반죽할 때 발로 짓밟기도 하고, 또 오줌과 침까지 넣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량피 국수는 전국적으로 유명하며 특히 여성들이 여름철에 즐겨 먹는다. 그러나 2004년 6월 18일, 차오양 지역에 있는 량피 공장에서 일하는 17세 일꾼이 어떤 기자에게 그 국수가 만들어지는 역겨운 과정을 폭로했다. 반죽은 무거운 코트라도 빠는 것처럼 마구 다루어졌다. 때때로 너무 지쳐 손으로 하는 게 힘이 들면 반죽 용기 속으로 들어가서 발로 밟으면서 반죽을 했다. 반죽 덩어리가 더러운 바닥에라도 떨어지면 그냥 주워서 다시 용기 안으로 던져넣었다. 하루 일과가 끝날 때 종일 사용했던 도구도 어느 것 하나 씻지 않았다. 화장실을 다녀와서도 손을 씻은 적이 없다. 이것을 보면서 사장은 그저 웃으며 “그렇게 하는 거 다른 사람은 절대 못 보게 해!”라고 말한다. 사장한테 욕을 듣거나 급료가 깎였을 때면, 일꾼들은 심지어 반죽에 오줌을 누기도 했다. 또 한두번은 화가 난 동료 일꾼이 끓고 있는 국수 그릇 속에 침을 뱉는 것을 목격했다고 그는 말했다. 또한 그 어린 노동자는 그 불법 공장에 자신을 포함해서 10명이 넘는 아이들이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장이 산시에서 데려온 아이들인데, 가장 어린 아이는 겨우 14세였다. 그 아이들은 건강증명서도 없었고, 다수는 신분증명서조차 없었다.
먹을거리에 대한 신뢰를 완전히 잃어버린 중국 사람들
단오절은 전통적으로 중국 사람들이 동정심과 정의라는 관념에 경의를 표하는 축제이다. 전통적으로 고대의 영웅 굴원(屈原)에게 바치는 제물인 ‘대나무 쌀떡’ 일부의 품질이 최근에 들어 역시 큰 걱정거리가 되었다. 도덕심이라고는 없는 불법 거래업자들에게는 매번 도래하는 단오절이 그저 돈을 벌 또하나의 기회에 불과하다.
2004년 6월 11일 단오절에 베이징시 공업 및 상업, 위생 담당부처들은 진딩(金頂)가에 있는 불법 ‘대나무 쌀떡’ 공장에 조사를 나갔다. 그들은 완성품 5톤과 불법 원료 한 꾸러미를 압수했다. 총 180,000위안어치였다. 이 불법 공장은 기본적인 위생 규정을 하나도 지키지 않았다. 사방에 쓰레기가 있었고, 거기서 일하는 4명의 일꾼들은 건강보증서나 취업허가도 갖고 있지 않았다. 완전히 불법 영업이었다.
같은 날, 두부 생산과 관련해서 또하나의 적발이 있었다. 2003년 7월 1일 이후 두부 생산에 관하여 체계가 잡혀서, 포장되지 않은 두부의 판매가 금지되었다. 그러나 일부 교외 시장에서 상인들이 여전히 비위생적인 비포장 두부를 팔고 있다. 보통 이런 비포장 두부는 호텔, 음식점, 회사나 학교 식당에 직접 팔린다. 값이 싸고 규제조치도 허술하기 때문에 비포장 두부는 계속해서 사고 팔리고 있다. 불법 두부는 비록 좀더 은밀하기는 하지만, 이제는 시장에서도 판매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암(闇)’ 두부는 단속반이 오지 않는다고 알려졌을 때 판매되는 경우가 많고, 때로는 소비자의 가정으로 직접 배달되기도 한다.
한 두부 제조업자에 의하면, 한번은 불법 두부 제조업자를 공장에서부터 빠리챠오(八里橋) 농산물 도매 시장까지 미행했는데, 원래의 오전 5시 배달시각을 오전 2~3시로 바꾼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내용을 알 만한 또다른 사람에 의하면, 이런 공장들은 운영비가 극히 낮아서 최고로 잡아도 2,000위안밖에 들지 않는다고 한다. 그들이 들여놓은 장비라고는 전기 분쇄기, 낡은 석유통, 고무 튜브뿐이다.
제조과정을 보자면, 우선 대두를 천주머니에 쏟아넣는다. 티끌이나 돌이 들어있는지 검사하는 수고는 들이지 않는다. 그런 뒤 이 주머니를 물에 넣고 콩을 분쇄하기 시작한다. 그러고 나서 그 혼합물을 여과기에서 헹군 뒤 두 시간 동안 눌러놓는다. 그러면 끝이다. 이런 종류의 두부는 단백질 성분을 겨우 4퍼센트 함유한다고 한다. 반면 적법한 공장에서 생산된 두부는 단백질 함량이 70~80퍼센트이다. 그는 “사실을 말하자면, 이들 불법 업자들은 두부를 파는 게 아닙니다. 물을 파는 겁니다!”
중국인들은 수천년 동안 두부를 먹었다. 21세기의 최고 건강식품으로 두부를 장려하려고 애쓰는 중국인들이 해외에 많이 있다. 그러나 이런 이야기들이 해외에서 두부의 이름에 먹칠하는 것을 피할 수가 없다.
우리는 갈수록 더 많은 이름난 간식들이 눈앞에서 파괴되는 것을 목도하고 있다. 오래된 재료로 속을 넣은 관셩웬(冠生園) 월병 과자, 진화(金華)의 DDVP 돼지족발, 타이창(太倉)의 가짜 원료로 만들어진 독성의 다진 고기, 핑야오(平遙)의 병든 독성 쇠고기들이 있다. 거기에 또 ‘돼지 살코기 분말’로 오염된 돼지고기, 농약이 든 콩나물에 관한 뉴스로 시끄러웠다.
광하이(廣海)의 생선절임(셴위, 鹹魚)은 광둥성 타이산시의 가장 유명한 특산품 중 하나이다. 그런데 최근 광하이 생선절임이 사실은 DDVP에 절여졌다는 사실이 뉴스에 폭로되었다. 한 기자가 이런 공장 대부분이 몰려있는 왕룽(枉龍)촌에 있는 한 생선절임 공장에 취재를 갔다. 제조과정은 매우 간단하다고 일꾼은 말했다. 먼저 생선을 소금에 푹 절이고, 그런 다음 씻고 말려 상자에 담아 판매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단계는 생선의 세척이다. 기자는 생선을 씻는 과정에서 어떤 액체가 첨가되는 것을 목격했다. 그 액체가 통에 들어가자마자 수면으로 흰색 거품이 일었다. 일꾼은 그것이 농약(DDVP)이며, 벌레를 막기 위해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공장 바닥은 소금으로 덮여 있었는데, 일꾼들은 그것을 마구 밟고 다녔다. 거기에는 심지어 바깥 마당에서 기르는 닭의 똥들도 들어있었다. 이렇게 충격적인 방식으로 생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생선절임은 매우 잘 팔렸다. 사람들은 그것을 사기 위해 북부지역에서 오기도 했다. 대부분의 손님은 광저우, 장먼(江門), 후이둥(惠東), 후이저우에서 왔다. 후난이나 광시에서 오는 사람들도 있었다.
과거에 우리는 “백성은 먹을 것을 하늘로 여긴다”고 말하곤 했다. 그러나 이제는 중국 사람들은 먹을거리에 대한 신뢰를 완전히 잃어버렸다. ‘식품위생 공포’가 있다고 해도 큰 과장이 아니다. 쌀은 광물질로 광택을 내고, 국수 면은 첨가제로 가득하고, 과일은 빨리 숙성시키고 크게 만들기 위한 화학약품으로 뒤덮여 있고, 채소는 살충제 범벅이고… 이런 두려운 상황에서 그 누가 마음이 편하겠는가?
이산화황 원추리, 유황 소금…
다음은 우리의 식품안전에 관련하여 최근에 나온 보도를 선별한 것이다.
2004년 7월 5일,《중국청년보(中國靑年報)》는 중국인 82퍼센트가 중국식품의 안전성에 대해 불안하게 생각하며, 인터뷰에 응한 이들 중 90퍼센트가 식품안전 문제를 직접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과반수가 정부기준에 미달하는 식품의 품질을 걱정한다고 했고, 나머지는 가짜 식품, 유통기한이 지나고도 판매되는 식품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이 조사는 2004년 5월과 6월, 31개 성, 자치구, 직할시에서 실시되었다.
독성 원추리가 현재 나라 전역에서 판매되고 있다. 2004년 3월 13일, 선양 위생감독 당국은 허용치보다 200배나 높은 수준의 이산화황을 함유한 원추리 트럭 7대, 총 24.5톤 분량을 적발했다. 그런데 그후 이 24.5톤은, 대부분의 원추리가 재배되고 있는 허난성 핑위(平輿)현과 후난성 치둥(祁東)현 지역에서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헝양(衡陽)시 위생국은 선양에서 적발된 24.5톤은 치둥뿐만 아니라 산시성과 푸젠성으로부터 온 것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것은 원추리 생산과정에서 이산화황을 넣는 일이 전국에서 흔히 있는 일이라는 뜻이다. ‘후난 리잉우 원추리 회사’의 리잉우 사장은 “올해 생산된 독성 원추리가 2~3천톤이 넘는다”고 말했다.
원추리의 독성은 ‘쟈오야 분말’이라는 첨가제에 의해 유발된다. 이 첨가제의 30퍼센트가 이산화황 성분이다. 중국의 1992년 ‘식품 첨가제 안전기준’에 따르면, 방부제로든 표백제로든 원추리에 이산화황을 첨가하는 것은 불법이다.
치둥 출신의 한 식품 노점상이 내게 알려준 바에 의하면, 허난성 핑위현은 1992년에 원추리 재배를 시작했는데, 생산기술을 치둥현으로부터 그대로 가져와 유황물질을 넣게 되었다고 한다. 농부들은 원추리 줄기를 따는 즉시 커다란 비닐 주머니에 넣고 거기에 유황가루를 뿌렸다. 원추리 줄기 100근당 유황가루 5~6근이 들어가게 된다. 신선한 원추리 줄기 8근으로 말린 나물 1근을 만든다고 보면, 말린 줄기 25근당 1근의 이산화황이 들어있게 된다.
“우리는 원추리를 먹는 게 아닙니다. 이산화황을 먹는 것입니다!” 리잉우가 말했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유황은 건조 등 기타 다른 과정에서도 계속해서 첨가된다. 그래서 그것들이 식탁에 놓일 때쯤에는 허용치보다 수백배가 많은 이산화황을 함유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높은 수준의 이산화황을 섭취하면 중독증상―현기증, 구역질, 설사, 혼수상태, 복통 등을 나타내며, 장기적으로 섭취할 때에는 간과 신장이 손상된다고 한다. 이산화황 섭취는 암을 초래할 수 있다. 원추리 줄기 속에 존재하는 고농도 이산화황은 터지기만을 기다리는 시한폭탄과 같다. 그러나 농부들은 이 문제에 무지하다. 그래서 자신들도 그 독성 원추리를 매일 먹는다.
서양의 시인과 철학자들은 소금을 사랑과 우정의 은유로 사용했다. 중국인들은 예로부터 장보러 나갈 때 잊지 말고 사야 하는 7가지 물품 중 하나로 소금을 중시했다. 그러나 이제 소금 또한 우리를 중독시키고 있다. 중국에서 소금을 먹고 403명이 중독되고, 2명이 사망했다. 위생국이 발표하는 ‘금년의 경보’는 믿을 만한 출처에서만 소금을 구입하고, 절대로 우유를 암시장에서 사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다.
‘유황 소금’에는 소금의 색깔을 유지하기 위해서 가공 과정에서 넣은 첨가제가 들어있다. 이 첨가제는 몹시 유독하다. 3그램만 섭취해도 사망에 이른다. 심한 중독은 두통, 현기증, 흉통, 숨가쁨, 심계항진, 구역질, 구토, 설사 등과 같은 증상을 유발한다. 더 높은 수준에서는 집중할 수 없고, 안절부절못하고, 의식을 잃거나 호흡에 이상이 생기며 심지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위생국의 한 보고에 의하면, 산시성 진중(晉中)시에 있는 완쟈덩후어(萬家燈火) 레스토랑이 168명을 중독시켰고, 산시성 첸(乾)현에 있는 춘펑탕(春鋒堂)에서는 불법적으로 유황 소금을 사용하여 115명을 중독시켰다. 지린성 창춘시에서는 117명이 유황 소금을 사용하는 불법 노점상들에 의해 중독되었다. 후베이성 셴닝(咸寧)시에서는 한 가족 중 세 사람이 소금을 먹고 중독되어 그중 두명이 죽었다.
2004년 6월 11일 베이징 관계 당국은 리스테리아균 식중독 예방을 위해 연어를 날것으로 먹지 말라고 시민들에게 경고했다. 그와 동시에 베이징 공업 및 상업국은 시민들에게 말린 채소, 과일, 견과류를 너무 많이 먹지 말 것을 권고했다. 이들 제품의 87.1퍼센트가 이산화황 함유량에 있어서 기준에 부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다시 같은 날, 베이징 공업 및 상업국은 첨가제 함량이 기준을 초과한 43개 제품의 명단을 발표했다. 7월 21일, 베이징 위생 및 식품 관리부는 바다달팽이류를 먹지 말도록 주의를 고시했다. 7월 13일에 인촨(銀川)시에서 독성 바다달팽이에 의한 심각한 사고가 있었기 때문이다. 55명이 중독되고 1명이 죽었다. 바다달팽이 자체는 독성이 없었으나, 그것들이 먹은 유독한 물질로 인해 치명적으로 된 것이다.
여름철에 채소를 먹는 일은 위험하다. 여름 동안에는 채소에 벌레가 많이 나고, 그래서 농부들은 다른 때보다도 더 많은 화학물질을 사용한다. 우려스러운 것은 이들 벌레가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화학물질에 저항성을 갖게 되고, 그래서 그것들을 죽여 없애기 위해서 일부 농부들은 정부가 금지한 대단히 독성이 강한 살충제와 화학약품을 몰래 쓴다는 사실이다. 거기다가 채소에 살충제를 살포한 뒤 시장에 내어놓을 때까지 경과해야 하는 15일을 기다리는 농부는 거의 없다. 최근의 장시성 푸저우(撫州)시 독성 채소 사건에서도 문제의 농부는 살충제를 살포한 지 고작 5일 뒤에 시장에 가져갔던 것이다.
심각한 식중독 사건은 이밖에도 많이 있다. 2004년 6월 8일 정오, 베이징의 위시 태양에너지 회사 직원 15명이 덜 여문 콩을 먹고 중독되었다. 같은 날, 뤄양(洛陽)시의 베이징 사무소 구내식당은 닭고기 18근에 유황 소금을 28그램 넣어서, 16명을 중독시켰다. 5월 6일에는, 후난성 내 따허(大和)촌의 한 결혼 잔치에서 100명이 식중독을 일으켰다. 문제의 현 위생국은 닭다리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했다. 5월 19일, 창춘 대학생 100여명이 학교식당에서 계란볶음밥을 먹은 뒤 발병했다. 유황 소금 때문이었다. 5월 17일과 18일, 허난성 저청(?城)현의 초등학교 학생들이 식중독을 앓았다. 그중 47명은 병원치료를 받아야 했다. 발병 원인은 식품이 불결하고 세균 범벅인 때문으로 밝혀졌다. 7월 18일, 베이징 차오양구 소재의 한 회사 직원 9명이 ‘광동 두이핀’ 레스토랑에서 그 식당 전문요리, 양(?)을 주문해 먹고 구역질과 어지러운 증세를 나타내었다. 병원에서는 유황 소금에 의한 중독이라고 진단했다.
‘미용 처리’된 식품들
우리의 이 천박한 시대에 미용실들은 줄지어 개업해 사람들의 미용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그러나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미인들이 거리를 활보하는 동안, 우리가 사먹는 식품들 역시 ‘미용 처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저장성의 원링(溫嶺)시는 참새우로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그 지방의 참새우는 노란 분홍빛을 띠고 있어 맛있어 보인다. 그러나 이 맛있어 보이는 외양의 배후에 어두운 비밀이 있다. 참새우 가공사업에 종사하는 한 현지 경영자는 그 가공처리가 아주 간단하다고 말한다.
우선 참새우를 끓는 물에 익힌다. 그런 뒤 말려서 껍질을 벗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새우를 익히는 일이다. 익히는 시간에 따라서 새우 색이 달라지기 때문에 제대로 익히는 게 중요하다.
그런데 그 비결은 익히는 냄비 속에 붉은 가루를 조금 넣는 것이다. 익히는 과정 내내 계속해서 넣어준다. 입혀진 색깔은 두세 달간의 건조과정 뒤에도 유지된다. 이 지역의 참새우 생산자들은 모두 이 붉은 가루를 사용한다. 조사 결과, 이 붉은 가루는 흔히 ‘애시드 레드 73’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색소이다. 주로 목재 염색에 사용되며, 발암물질이기 때문에 식품 첨가제로는 금지된 것이다.
산둥성 핑이(平邑)현은 과일로 정평이 나 있다. 소수 불법 통조림 사업자들은 저렴한 덜 여문 딸기, 복숭아, 살구를 매입하여 통조림을 만든다. 중국 중앙방송의 ‘주간 품질보고’ 프로그램은 신차오(新超) 통조림 공장을 보도했다. 일꾼들은 부패를 막고 세균 번식을 억제하기 위해서 딸기에 화학물질을 쏟아붓고, 딸기가 신선해 보이도록 병에 붉은색 카민 염료를 넣었다. 덜 익은 딸기가 빨간 딸기로 변신한다. 백도를 황도 통조림으로 만드는 방법은 더욱 무시무시하다. 먼저 흰 복숭아를 큰 철제 용기에 담고, 산업용 가성소다를 사용해서 껍질을 벗긴 뒤, ‘레몬 옐로우’와 ‘선셋 옐로우’ 염색약에 흠뻑 적셔 끓인다. 그러면 백도가 노랗게 변한다. 그런 뒤에 감미료가 첨가되고 캔에 라벨이 붙어 중국 전역으로 나간다.
중국의 설날에 먹는 아름다운 떡들은 언제나 맛있어 보인다. 그러나 그 아름다운 외양이 위험한, 불법 성분을 숨기고 있는 경우가 많다. 상하이 푸동구에 있는 한 설 떡 가게는 보존기간을 늘리기 위해서 떡을 유황가루에 훈증하고, 산업용 표백제로 떡이 흰색을 띠게 만들며, 심지어 싸구려 산업용 차아황산나트륨을 써서 떡이 신선해 보이게 만든다. 이 가게에서 일하는 한 점원에 따르면, 유황 분말과 차아황산나트륨을 사용하는 건 자기들뿐만이 아니며, 다른 많은 공장도 이미 꽤 오래 전부터 그래 왔다고 한다.
최근 난징의 위생 및 품질 조사관들은 하이빠왕(海覇王) 회사의 모든 제품을 유통 금지시켰다. 유통기한이 지난 급속냉동 제품을 날짜를 고쳐서 다시 시장에 내놓았다는 사실을 적발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유통기한을 긁어내고 새 날짜로 바꾼 뒤 다시 팔아먹으려고 했다. 유통기한이 표기되어 있는 제품이나 안되어 있는 것이나 의심스러운 소비자에게는 매한가지이다. 유통기한이 조작되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도대체 어떻게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안심하고 이런 종류의 제품을 먹을 수 있겠는가? 더구나 많은 슈퍼마켓들이 포장되지 않은 고기만두를 팔면서 오래된 것들을 신선한 것과 섞어놓는다. 공장에서는 오래된 고기만두를 새 봉지에 담아 슈퍼마켓에 납품한다. 아무도 알 수 없다.
6월 1일, 장시성 난창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 청량음료 30,000개의 유통기한이 임박한 것을 보고 그 허타오루(核桃露) 음료 회사의 부도덕한 사장은 일종의 접착제를 써서 날짜를 지워내고 13개월이나 연장하여 새로운 유통기한을 찍어넣었다.
많은 소비자들은 왜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들이 폐기처분되지 않고 제조자들에게 돌려보내져 그들이 날짜를 바꿔 다시 파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지 의아하게 생각한다.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들을 파기할 책임은 누구한테 있는가? 이런 상황에 대해 관련 정부기관은 어떤 조처를 취했는가?
식품 생산 과정에는 많은 기묘한 일이 있다. ‘많은 신선한 오렌지’라는 이름의 음료 가공 회사는 그 안에 진짜 오렌지가 조금도 들어있지 않은 음료를 생산한다. 그 회사의 공장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오렌지가 아니라 10여종에 육박하는 감미료, 향미를 내기 위한 첨가제와 착색료들이다. 이같은 사실이 2004년 4월 난창에 있는 그들의 공장에서 밝혀졌다. 그 음료는 단지 수돗물과 정부가 정해 놓은 최대 허용치를 크게 웃도는 엄청난 양의 첨가제들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유기농 녹차’이다. 그것은 건강에 해가 없다고 주장되지만, 그러나 실은 고농도의 살충제를 함유하고 있다. 안후이성 스쯔(十字)의 쉔랑광(宣郞廣) 차엽총공사는 차밭 20,000무(540평방킬로미터)를 재배한다. 이것은 중국 유기농업의 모델인 것으로 되어 있다. CCTV의 한 기자가 현지의 여러 차 농장을 방문하고 도급농사를 짓고 있는 다수의 농부들이 사실은 인산비료 및 ‘지아지 1605’ 등의 독성 농약들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한편 차 가공공장에서는 일꾼들이 찹쌀가루를 차에 넣는 것이 적발되었다. 두껍고 신선한 찻잎들이 구부러지게 하기 위한 목적이다. 쉔랑광 제3 징찌 차 공장에서 차에 뿌린 쌀 혼합물은 검은색이었다. 차의 ‘찌꺼기’조차도 제대로 된 차와 같은 가격에 판매될 수 있다는 뜻이다.
중국에서 생산되는 고체 우유편(片)에 대해 많은 의심이 제기되어 왔다. 그것들이 신선한 우유로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소문이 있었다. 이러한 소문들이 국내 유제품 산업에 피해를 주었다. 최근 우유편의 안전성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자 많은 슈퍼마켓들이 진열대에서 아예 치워버리거나 제조업자들에게 진품 증명서를 요구하기도 한다. 충칭에서는 고체 우유편들이 가게에서 전부 사라졌고, 광저우 소비자들은 이미 구매한 우유편의 환불을 요구했다.
최근에 베이징시 품질감독국은 육류제품과 통조림 식품에 대하여 조사를 벌였다. 육류제품의 75퍼센트만이 안전성 기준에 부합했다. 육류제품에서 나타난 주된 문제는, 안식향산이 다량 사용되었다는 점이었다. 통조림은 절반이 기준 미달이었다. 깡통에 든 토마토는 66.7퍼센트 통과되었다. 여기서 가장 빈번한 문제는 재료의 품질에 관한 것과 첨가제 함유량이 높은 것이었다. 8월 6일, 베이징 품질감독국은 탄산음료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베이징의 29개 회사에서 생산한 30종 음료를 조사했는데, 겨우 18종이 기준에 부합했다. 불합격률이 무려 69퍼센트이다. 같은 조사에서 효모균과 이산화황 농도가 너무 높다는 사실이 발견되었다.
장쑤성은 최근 543개 케이크 제조업체들을 조사하여 대상 케이크 113개 중 고작 65개가 기준을 충족한다는 것을 알았다. 합격률 57.5퍼센트이다. 그 뒤 장쑤성 위생(감독)국은 포장되지 않은 식품을 구매할 때는 주의하도록 소비자들에게 경고했다.
후난성에서는 예로부터 질그릇 단지에 채소를 절여 먹는다. 그리고 이 채소절임과 함께 먹는 조리된 생선머리 요리는 이 지방 특미이다. 그러나 후난성 웨양(岳陽)시의 품질검사반이 샹베이(湘北) 시장 내 한 공장에서 적발한 현장은 60평방미터 공장 바닥에 검은색 비닐봉지 80개가 널려 있고, 채소를 절이는 소금기가 있는 물에는 검고 하얀 바퀴벌레 비슷한 벌레들이 죽어 떠다니고 있는 것이었다.
베이징 하이뎬구 조사반은 한 무말랭이 민간 공급자를 조사했는데, 베이징의 고급 호텔에 납품될 예정인 25톤, 1,300여개 상자의 첸장파이(錢江牌) 무말랭이가 허용치보다 5~7배 많은 포름산을 함유하고 있는 것을 적발해냈다.
4월 11일, 중국 국립 품질감독총국은 법에 저촉되는 양의 광택제가 함유된 4개 제품을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그것은, 시안의 친라오따(秦老大) 식품 회사의 ‘친라오따’ 밀가루, 상하이 메이뎬(美點) 회사의 ‘메이뎬’ 국수, 난징 촹신(創新) 식품 회사의 ‘서우타오(壽桃)’ 밀가루와 ‘서우타오’ 국수였다. 품질감독총국은 또한 백설탕과 흑설탕에 대한 2004년 표본조사 결과, 하이난성 하이커우(海口) 츙산(瓊山)의 제당회사, 윈난성의 푸룽 제당회사, 윈난성의 싱푸(辛福) 제당회사, 윈난성의 빠팡(八方) 제당회사가 생산한 백설탕들에서 심각한 문제들을 발견했다. 가장 문제가 된 사안들은, 이산화황 잔류량이 많고, 자당 함량은 부족하고, 먼지와 티끌이 많이 들어있고, 표기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다는 점이었다.
장시성의 ‘살코기 분말’에 대해 조사를 하던 중 나는 난창시에 심각한 식품안전 문제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음은 현지 신문 기사를 일부 뽑은 것이다.
5월 18일,《난창완빠오(南昌晩報)》는 난창의 빵집들이 종종 빵의 유통기한을 변조한다는 것을 보도했다. 그들은 곰팡이가 피기 직전의 빵을 비스킷 재료로 이용하기도 하고, 중추절에 팔았던 월병의 소를 다시 다른 빵의 소로 사용하여 값싼 과일 빵을 만든다. 또한 난창의 시장들에서는 이제 고급 흑임자로 팔리고 있는 저질의 옅은 색 참깨를 볼 수 있다. 그것은 산업용 색소로 염색된 것이다.
2004년 7월 9일,《장난두스빠오(江南都市報)》는 주장(九江)시 품질 감독반이 고작 두 달 동안에 가짜 및 기준 미달의 상품을 제조하는 회사 네 곳을 적발했다고 보도했다. 캐러멜 색소와 향미제로 만들어진 가짜 코카콜라와 오렌지 음료, 식당에서 사용하고 남은 기름으로 만들어진 콩 제품들, 녹색 채소류에 존재하는 안식향산, 고농도 유황을 함유하거나 곰팡이로 뒤덮인 절인 채소들이 그것이었다. 같은 날, 감독반은 불법 업소 두 곳을 폐쇄 조처했다. 그 중 하나는 가짜 ‘홍콩 텐위(天域) 간장’을 만들어 병에 담아 팔고 있었는데, 1,440여개 병이 담긴 상자 120개를 압수했다. 그들은 또한 ‘베이징 터리제(特麗潔) 생수’ 라벨을 붙인 수돗물 통 60개를 압수했다. 그것들은 컴컴한 변소에 보관되어 있었다.
7월 16일,《난창완빠오(南昌晩報)》는 난창 시장의 한 여성 상인이 병든 돼지의 ‘황색 고기’를 가짜 서류를 갖춰 ‘돼지고기’로 팔아치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고기는 식용에 적합하지 않다. 사람이 먹으면 설사와 구토 증상을 일으키게 된다.
7월 27일,《장난두스빠오(江南都市報)》는 난창 내 20개 시장에서 ‘쓰레기 육류’가 판매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돼지의 젖샘, 림프절, 기타 각종 더러운 ‘자투리’들이 주로 소규모 식당, 돼지기름 업체, 그리고 이 저질 고기를 좀더 나은 고기와 섞어서 소를 만드는 만두 제조업자들에게 판매되었다.
7월, 장시성 품질감독국은 성내에서 판매되는 식물성 기름, 간장, 냉음료에 대해 검사를 실시했다. 식물성 기름 88.7퍼센트가 합격이었다. 땅콩기름은 60퍼센트가 기준에 부합했다. 이들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용제(溶劑) 잔류량이 높고, 많은 경우 버터는 너무 시었고, 곰팡이도 많았다. 간장은 겨우 64퍼센트가 기준에 미쳤는데, 이것들의 문제는, 아미노산과 단백질 함량이 낮고, 암모늄염 비율이 맞지 않는 것이었다. 냉음료의 20퍼센트가 기준 미달이었다. 아이스캔디 63.6퍼센트만이 기준을 달성했다. 여기서의 문제는, 단백질의 품질과 지방 성분이 규정에 맞지 않고, 라벨 표기도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
제일 심각한 문제는 장시성 ‘황상황(煌上煌)’ 회사가 생산한 스튜 제품에서 발생했다. 그것은 난창시와 펑청시에서 광범위한 식중독 사건을 유발해, 백명이나 입원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 결과 근방에서 회사의 명성은 크게 손상되었고, 이 회사의 관련 부서들은 당국에 의해 폐쇄되었다.
6월 22일의 중독사고 뒤, 난창의 관계 부처들은 그 사건을 조사하여 원인을 공개할 수 있었다. 황상황 그룹의 한 지점에서 단오절 기간에 재료를 너무 많이 주문했고, 적절한 항균 조처를 취하지 않았기 때문에 포도상구균이 독성을 일으킬 만큼 번식했던 것이었다.
“사람들이여, 조심하라!”
매주 일요일 12시 30분에 CCTV는 ‘주간 품질보고’를 방송하는데, 이미 그 방송국의 최고 인기 프로그램의 하나로 자리잡았다. 프로그램의 인기가 증가하는 이유는 정기적으로 식품 안전성 문제를 보도하기 때문이다. 아무도 사실이라고 차마 상상할 수 없는 사건들에 대해 알기 위해서 많은 시청자들이 일부러 그 방송을 튼다. 가령, 고도의 발암물질인 명반을 식용의 호박씨에 사용하는 것, 과일의 ‘미화(美化)’, 쌀국수 면에 화학비료를 첨가하는 일 등이다. 프로그램은 이런 말로 시작된다. “여러분은 보는 것을 믿을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증거를 찾아내겠습니다.” 폭로되는 각 사건은 하나같이 경악스럽고 우려스러운 것이다.
그런데, CCTV는 이러한 어두운 비밀을 폭로하면서 범죄자들이 어떤 식으로 일을 하는지 자세한 정보도 제공한다. 정부 법규로는 이러한 범죄자들을 다 응대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사실상 사람들에게 이들 범죄행위를 모방하는 데 쓸모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또다른 걱정스러운 것은 ‘주간 품질보고’가 과연 얼마나 갈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앞으로 어떤 압력을 받게 될까? 잘 알려진 ‘중대사안에 관한 인터뷰’라는 프로그램이 7월 4일 방송 이후로 폭로기사를 전보다 덜 내보내고 있다는 것은 명백하다. ‘주간 품질보고’는 도대체 어떤 종류의 압력을 받았는가? 누가 프로그램을 조정하려고 하는가? 나는 이것이 그저 추측에 그치기를 바란다.
고도의 발암 물질 아플라톡신을 함유하고 있는 ‘민공(民工) 쌀’은 주로 민공, 도시에 불법취업하고 있는 농민들과, 학교와 같이 식품을 대량으로 구입하는 큰 기관들에서 소비한다. 이 독은 체내에 15~20년이나 잔류한다. 이 식품은 장래에 사회불안으로 이어질 문제들을 일으킬 수 있다.
민공은 보잘것없는 급료를 받으며 이미 사회서열의 맨 아래에 있다. 여기에 더하여, 이제 그들의 고용주들이 비용을 줄이겠다는 목적에서 그들에게 발암물질 아플라톡신을 함유한 싸구려 쌀을 먹이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최근에 이 싸구려 ‘민공 쌀’은 허베이성, 헤이룽장성, 랴오닝성, 텐진시 등 10개 성과 도시의 시장에서 적발되었다. CCTV의 프로그램 ‘스콩롄셴(時空連線)’의 기자 4명이 이 사정을 조사하기 위해서 베이징과 텐진의 시장은 물론이고, 허베이성 랑팡시, 헤이룽장성 하얼빈시의 시장을 취재했다.
기자들은 이 안전하지 못한 퀴퀴한 묵은쌀이 베이징이나 텐진과 같은 곳에서조차 공공연히 판매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랑팡의 농산물 시장에서는 싸전의 절반이 이 ‘민공 쌀’을 팔고 있었지만 대부분 뒷방에 숨겨놓고 팔았다. 다른 쌀과 비교해서 민공 쌀은 누렇고 곰팡내가 약간 난다. 알 만한 사람이 내게 말하기를, 민공 쌀은 항상 거래되어 왔고, 주로 건설회사에 판매되어 왔으며, 올해는 그저 평소보다 더 많은 양이 팔렸을 뿐이라고 했다. 민공 쌀 46근짜리 한 포대는 겨우 48위안(미화 6달러)에 팔리고 있다. 일반 쌀을 한 포대 팔 때 상인은 1위안(미화 0.13달러)의 이익을 남긴다. 민공 쌀의 가격은 일반 보통 쌀의 3분의 1밖에 안 되지만, 상인이 남기는 이문은 오히려 1포대에 7~8위안이나 된다.
이 쌀이 대부분 공사현장에 팔려나간다는 사실이 이미 잘 알려져 있으므로, 공사현장의 식당들은 그 쌀을 위장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그들은 쌀을 푹 적셔서 문질러 닦는데, 그렇게 하면 누런색이 벗겨지고 곰팡내도 상당히 가시게 되어, 쌀알은 크고 하얗게 변한다. 텔레비전 기자가 한 싸전 주인을 비밀리에 취재했는데, 그는 400포대를 구입하여 순식간에 다 판다고 했다. 또 다른 쌀 노점은 민공 쌀을 하루에 4천~5천근 팔았다.
한 기자가 300명의 민공이 일하고 있는 어떤 공사현장 사장을 비밀리에 인터뷰했다. ‘민공 쌀’을 구입하기 시작한 뒤로, 비용이 크게 감소했다고 사장은 말했다. 사실을 말하자면 매달 총 약 5,000위안(미화 630달러)이 절약되었다.
《중국의 품질―10,000마일》에 의하면, 허베이와 헤이룽장에서만 이 문제가 심각한 것이 아니다. 베이징과 텐진에서도 역시 이 쌀이 대량으로 판매된다. 묵은쌀은 베이징의 큰 농산물 시장들에서 발견되었다. 기자는 민공 쌀 100톤이 베이징의 류리툰 시장에 나와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 곳의 한 판매상은 매달 30톤씩 팔았다고 말했다. 이런 식이면, 베이징 내의 민공은 묵은쌀을 한 해에 적어도 10,000톤 먹는다는 결론이 나온다.
묵은쌀은 식용으로 부적합하다. 그것은 경매를 통해서만 판매될 수 있고, 발효음료를 만드는 특수 허가증을 받은 업체들이 사 가는 것이다. 중국 농업대학 부학장 후샤오쑹에 의하면 아플라톡신은 청산가리보다 약 10배나 독성이 강하다. 일단 체내에 들어가면 간에 심각한 손상을 입히고 간암도 유발할 수 있다. 연구 결과, 이 독을 섭취한 뒤 고작 24주 내에 암이 유발될 수 있었다. 이것은 현재까지 발견된 것 중 가장 발암성이 높은 독이다. 바로 이런 것을 민공이 매일 먹고 있는 것이다.
이 묵은쌀을 민공만 먹는 게 아니다. 대학과 공장 구내식당에도 나가고 일부 식품 제조업체에게도 판매된다. 기자들은 이 묵은쌀의 출처도 조사했는데, 대부분이 북동부―특히 랴오닝성 랴오둥과 헤이룽장성의 우창에서 온다는 것을 발견했다. 베이징은 그들만의 민공 쌀을 보유하고 있다. 일부는 국유 쌀 창고에서 오고, 또 일부는 묵은쌀 경매인들에게서 온다. 이 묵은쌀은 식품안전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우리의 도덕성과 정치시스템의 실제 모습을 나타내기도 하는 문제이다.
최근에 CCTV ‘주간 품질보고’는 안후이성 방부의 과일젤리 공장들이 과일 대신 먹을 수 있는 고무를 사용하여 값싼 과일젤리를 만든다는 사실을 방송했다. 고무는 물론이고, 정부가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 각종 첨가제, 방부제, 광택제, 사카린, 색소, 향미제들도 들어갔다. 시설은 매우 초보적인 수준이었고, 위생은 기준에 크게 못 미쳤다. 방부는 안후이의 과일젤리 최대 생산자이며, 약 100개 공장이 가동하고 있다. 그 지역은 싸구려 젤리를 생산하는 것으로 유명해졌다. 그 도시에서 생산되는 과일젤리 상표만도 50종에 달하며, 1근에 약 1.5위안이다. 낮게는 1근에 0.7위안까지 한다. 좋은 품질의 과일젤리를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의 비용은 적어도 1근에 0.6위안이다. 현지 과일젤리 제조업자가 과일젤리는 인공 과일로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이 이른바 ‘인공 과일’은 어떤 식의 처리과정도 거치지 않고 바로 젤리 냄비로 들어간다. 그 사장은 취재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방부에서 과일젤리의 가격은 겨우 비닐포장 비용을 충당하는 정도로 매우 낮다. 우리는 한 상자에 겨우 몇 센트를 남긴다. 그래서 제품을 대량으로 팔아야 한다.”
근년에 발생한 이 모든 식품 스캔들을 돌이켜볼 때, 우리는 옛날 영화 속에서 일본인 ‘악마들’이 되뇌이곤 했던 만트라를 반복하지 않을 수 없다. “양심이 전부 파괴되었다!” 그러나 우리는 이 모든 끔찍한 사건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러한 식품들을 우리 인민들은 어렵게 번 돈으로 샀고, 그런데 그들이 치러야 할 비용은 하나뿐인 그들의 목숨이다. 우리는 그저 가만히 앉아서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것을 묵과하고 있을 수 없다. 1987년, 상하이에서 A형 간염이 빈발했던 당시, 반란근 약재(간염 증상 치료에 사용된) 한 병은, 사람들이 선망하던 텔레비전 한 세트 가격에 거래되었다. 또 그 10년 후 광저우에서 사스(SARS)가 발발했을 때, 식초(사스 바이러스 무력화에 도움이 된다고 여겨졌다) 한 병을 높게는 200위안에 팔 수 있었다! 터무니없는 공상이 아니다. 이게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진상이다. 율리우스 푸치크가 한 말을 상기하지 않을 수 없다. “사람들이여, 조심하라!” (김정현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