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적으로 다중위기에 처한 엄중한 상황에서 《녹색평론》의 복간은 기쁜 소식입니다. 창간 이후 《녹색평론》이 근원적 관점에서 접근해온 문명비판과 일관되게 지향해온 녹색전환의 메시지는 양식 있는 시민들의 의식에 내면화되었고 공감대도 넓어졌습니다. 그러나 오늘 우리 사회는 지성이 실종되고 정치도 실종된 어둠에 잠겨 있습니다. 이제 《녹색평론》은 우선 기후재앙을 헤쳐나가야 하는 시급한 상황에서 녹색전환의 플랫폼이 되어주시기를 바랍니다. 특히 정치의 녹색화에 주안점을 두고 민주주의의 심화·확대에 기여해주시기를 기대합니다. 《녹색평론》의 오래된 새길을 열어가는 노력에 ‘배곳 바람과물’도 함께하겠습니다. ― 엔담 강대인(배곳 바람과물)
사실 저는 불량한 독자였습니다. 어렵다는 느낌이 들어 받아보기만 한 기간이 꽤 길었거든요. 제가 각성한 계기는 후쿠시마 원전사고였지만 그때는 사실을 직시하는 것이 무서웠습니다. 그 뒤 이제 정말 외면할 수 없겠다 싶어 성의껏 녹평을 읽던 무렵 김종철 선생님이 돌아가셨고, 동네사람들과 모여서 녹평읽기모임을 하던 중에 휴간소식을 접했습니다. 한 호 한 호 발간이 쉬운 일이 아닐 거라고 생각하면서도 저는 왜 놀랐을까요? 등대가 꺼진 기분이 들어 속상하고 서글펐습니다. 갈지자로 휘둘리는 제 옆에 《녹색평론》이 언제까지나 같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나 봅니다. 다시 발간된다니 매우 기쁩니다. 《녹색평론》이 다시 선 것처럼 저도 마음을 다잡고 의지할 수 있는 독자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 김정선(서울 화곡동)
2018년에 김종철 선생님께서 수원칠보산자유학교에 오셔서 강연을 해주셨습니다. 구석진 이곳까지 홀홀단신으로 오셔서 두 시간 넘게 많은 말씀을 해주셨지요. 많은 사람들이 빽빽하게 앉아서 눈을 반짝이며 열심히 들었던, 참 좋은 강연으로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초·중등 대안학교에서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저희 가족에게 녹평의 문제의식과 지향점은 매우 도움이 됩니다. 한국사회에서 녹평의 의미는 결코 작지 않습니다. 법륜 스님이 난관은 오히려 멀리 나아갈 수 있는 좋은 토대가 되기도 한다고 하셨는데, 휴간을 딛고 나올 녹평을 기대해봅니다. ― 김주영·이호찬(경기 수원)
저는 고등학생이었던 2021년부터 《녹색평론》을 구독했습니다. 국어 선생님께서 《녹색평론》에는 지구에서 함께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내용이 잔뜩 담겨 있다고 극찬을 하셨고, 그때부터 밤에 야자가 끝나면 조금씩 읽기 시작했습니다. 솔직히 어려운 내용도 많고 의미 있는 행동을 실행에 옮기지도 못하지만, 어떤 일을 할 때 더 나은 대안은 없는지 늘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저는 대학생이 되었고 환경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복간 소식을 들으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다시 받게 될 《녹색평론》과 새롭게 바뀌어 있을 저 자신을 기대하며 여름을 기다리겠습니다. ― 김채은(대학생)
나무는 반듯하고 부드럽지만 제멋대로의 기질과 거친 본성이 공존하는 복잡하고 미묘한 존재입니다. 비위를 맞춰주지 않으면 결코 인간의 욕망대로 움직여주질 않습니다. 살아서는 생명을 품고 죽어선 집이 되고 가구가 되어 쓰이는 게 나무입니다. 쓰임이 다했을 때에도 나무는 모닥불이든 난로 속이든 아낌없이 온기를 내주고 우주의 물질인 탄소로 돌아갑니다. 탄소가 된 나무는 다시 영겁의 새로운 삶을 시작하겠지요.
어려움을 딛고 복간하기까지 치렀을 고초가 남 일 같지 않습니다. 가지 몇 개는 꺾이고 부러졌을 테지요. 거친 그대로, 크게 자라려고 욕심부리지 않은 채, 다른 생명들을 위해 쓰임을 기꺼이 감당하는 나무처럼 굳세게 버티고 있을 《녹색평론》에 박수를 보냅니다. 생명과 물질이 순환하는 것을 받아들이는 게 ‘녹색’이고 이를 독려하는 행동이 곧 《녹색평론》이라면, 신나는공장도 《녹색평론》도 우주 물질이 되는 순간까지 쓰임을 다하길 기원해봅니다. ― 문병원(신나는공장 목수)
저는 작은 대안학교 교사입니다. 동료의 추천으로 《녹색평론》을 처음 읽었을 때의 ‘충격’이 떠오릅니다. 명색이 누군가를 가르치는 일, 그것도 대안을 이야기하는 일을 한다면서도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에 대해 별다른 고민 없이 지내온 제 민낯을 보게 되어 부끄러웠습니다. 뒤이어 초조감이 생기더군요. 과연,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에 희망이 있을까? 이 질문이 패배감과 무력감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었던 것도 《녹색평론》 덕분입니다. 암담한 현실 속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꾸밈없이 이야기하는 《녹색평론》은 아이들 앞에 설 수 있는 지혜와 용기를 제게 주었습니다.
코로나 시대를 지나 마스크에 가려졌던 환한 미소를 나누고, 옹기종기 둘러앉아 밥을 먹고 학교에 새로 들어온 동생들을 따뜻하게 안아주는 일이 가능해졌습니다. 올봄이 유독 반가운 까닭은 이런 소중한 풍경을 다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녹색평론》이 복간을 앞두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 문평강(더불어가는배움터길 교사)
《녹색평론》 복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계간지로 바뀌는 것도 《녹색평론》이 우리 사회에서 보다 오래 소임을 다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방책이라는 생각이 들어 반갑습니다. 자연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시대, 복간된 《녹색평론》이 지구 자연뿐만 아니라 우리 마음의 자연성과 건강성을 회복하는 여정에도 든든하고 믿음직한 친구가 되리라 믿습니다. ― 박선영(남도자연생태연구소 대표)
저희 모심과살림연구소는 2022년 생명협동연구 공모사업의 하나로 〈녹색평론, 그 30년간의 행보 그리고 논제들〉(윤여일)이라는 연구를 지원한 바 있습니다. 자연과 대결하지 않는 공생의 문명을 위해 《녹색평론》이 치열하게 지켜온 문제의식과 ‘꺾이지 않는 정신’을 새삼 확인할 수 있는 연구였습니다. 이 같은 지난 30년의 발걸음이 굳건히 이어지기를, 그리하여 인간에 대한 희망이 되살아나기를 충심으로 기원합니다. ― 신명호(한살림 모심과살림연구소 이사장)
생태인문서점 반달서림은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녹색평론》을 함께 읽고 싶어 연 공간입니다. 환경·사회운동가나 학자가 아닌 보통사람들이 모여서 우리가 사는 세상을 이야기하고, 나와 우리를 들여다보기를 원했습니다. 20대에는 《녹색평론》을 읽으면 화만 많이 났는데 40대 엄마가 되니 미안함, 부끄러움, 무기력감 등이 얹혀 훨씬 복잡한 마음이 됩니다. 《녹색평론》을 함께 읽는 사람들과 마을공동체 활동도 하고, 아이들과 쓰레기를 주우며 공원을 걷고, 생태강연도 열었습니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변화는 없고, 자꾸 힘에 부친다는 생각이 드는데 《녹색평론》을 만드는 분들은 어떠할까요.
짧게는 수년, 길게는 30년 동안 《녹색평론》과 함께 살아가는 분들을 생각합니다. 직접 만나지 못해도 어딘가에서 녹평을 읽으며, 보이지 않는 힘을 주고받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을요. 《녹색평론》은 우리가 삶의 중심을 세우고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존재입니다. 온 마음을 담아 《녹색평론》의 복간을 축하합니다. ― 유민정(반달서림)
김종철 교수님이 돌아가시고 우리 사회에 큰 생태적 깨달음을 준 《녹색평론》이 없는 1년은 생태운동의 중심이 없어진 듯한 가슴 에이는 시기였습니다. 다시 복간된다니, 정말 그지없이 기쁩니다. 30년간 《녹색평론》이 끼친 사회적 영향력과 힘으로 미래의 《녹색평론》을 만들어가고, 궁극에 생태·생명 사회가 만들어지는 큰 동력이 되길 기원하고 함께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 유정길(불교환경연대)
저는 중학교 교사입니다. 아직 소망에 그치고 있지만 언젠가 농부가 되겠다는 결심을 잃지 않고 있는 것은 녹평 덕분입니다. 그동안 교사로서도 기후위기를 말하면서 녹색성장을 이야기하는 모순이나 기술낙관주의의 자가당착을 꿰뚫는 눈을 얻었고, 학생들이 근본적으로 사고하도록 돕는 수업을 준비할 때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 거대한 소비주의 문화의 흐름을 벗어나야 한다는 마음이 아이들에게 생겼을까요?
가지고 있던 책들을 다 처분했는데 녹평은 그대로 두었습니다. 가끔 참고하기 위해서 펼치기도 하지만, 책장에 꽂혀 있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 배가 부르고 마음의 위안이 됩니다. 녹평이 나올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 이수련(서울 방화동)
제가 있는 홍성에는 어김없이 새로운 생명을 이어가는 농부들의 발걸음이 분주합니다. 부지런히 손과 발을 놀리며 논밭 안 닿은 곳 없이 움직이다 보면 농부의 역할이 끝납니다. 다음은 하늘을 바라보며 비를 기다리는 시간입니다. 다행히 봄바람이 반가운 소식을 전해주었습니다. 녹평이 굳어진 마음에 봄비가 되어, 다시 새로운 생명을 이어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복간을 준비해주신 모든 분에게 고마운 마음 전하며, 건강하시기를 기도합니다. ― 이재혁(농부)
이제 유치원생들도 기후위기라는 말을 배우는 시대입니다. 누구나 기후와 에너지 문제를 언급하지만, 정작 탈핵, 탈석탄, 기후위기 대응 정책은 끊임없이 후퇴하고 있습니다. 그린워싱과 성장지상주의가 사람들의 눈을 흐리게 하고 있기도 합니다. 생태환경문제가 우리 사회 주요 의제로 주목받기 전부터 《녹색평론》은 훌륭한 녹색운동의 등불 역할을 해왔습니다. 기후위기와 혼돈의 시대, 《녹색평론》 복간이 너무나 반가운 이유입니다. 30년 전과 같은 역할이지만, 다른 방식으로 《녹색평론》이 녹색운동의 든든한 등불이 되었으면 합니다. ― 이헌석(에너지정의행동 정책위원)
교사와 학부모가 협동조합을 꾸려 교육과 운영을 함께 책임지는 작은 공동체에서 제가 20여 년을 살면서 새로운 길을 만들고, 없는 길을 찾고, 모르는 길을 갈 때 《녹색평론》은 나침반으로, 등불로 늘 가까이에 있었습니다. 여전히 길 위에 있는 제게 나침반으로, 등불로 앞으로도 함께해주시길 바랍니다. ― 구름산속옹달샘 전명희 (광명 구름산자연학교)
인터넷신문 〈프레시안〉은 10년 전 언론협동조합으로 전환하면서 생명, 평화, 평등, 협동을 기치로 내세웠습니다. 평소 고 김종철 선생님과 《녹색평론》을 통해 한 사회가 생명을 존중하고 지켜나가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배웠고, 정치와 자본 권력으로부터 언론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 협동조합으로 전환하면서 그 가르침을 실천하고 싶었습니다. 《녹색평론》은 지난 30년 동안 한국 언론과 언론인들을 바른 길로 인도하는 스승의 역할을 해왔습니다. 오랜 독자이자 언론인 입장에서 《녹색평론》 복간은 너무 기쁜 일입니다.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 전홍기혜(〈프레시안〉 이사장)
뭔가 안도감이 느껴졌다. 쉼이 길어질수록 팽팽했던 근력은 느슨해지고 다시 긴장된 정기간행물의 리듬으로 돌아오는 길이 멀게만 느껴질까 봐 내심 조바심을 내고 있었다. 솔직히, 성실한 독자는 아니었다. 두 달에 한 번 발행되던 《녹색평론》을 두 달 동안 다 읽지 못한 채 다음 호를 받아 들고 민망했던 적도 있었다. 그래도 언제고 불쑥, 제목을 따라 찾아 읽고, 함께 읽기모임을 통해 다시 읽곤 하던 녹평의 쉼이 멈춤이 되는 건 동의할 수 없었다.
‘기후위기’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요즘, ‘마술도 종교도 아닌, 근대과학에 대항하는 또다른 과학인 생태주의’로 문명의 전환을 해내야 하는 골든타임 10년, 새로운 《녹색평론》이 함께하길 기대하고 의지한다. ― 조은숙(원불교환경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