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반핵운동가이자 시민과학자인 다카기 진자부로 박사의 유언적 저서.
원자력발전이 만들어내는 방사성물질은 수백만 년, 인류역사와 비교조차 안되는 영원의 기간 동안 생물환경에서 완전히 격리되어야 하는 위험한 물질이다. 그럼에도 불가사의하게 많은 사람들이 탈(脫)원자력은 불가피한 게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신화의 세계 속에 갇혀 있다는 증거다.
이 책에서 다카기 박사는 핵 전문가로서 자신의 경험과 지식에 기반해 많은 사람들이 근거도 없이 믿고 있는 원자력을 둘러싼 ‘신화’들을 하나하나 점검하면서,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는 자상한 언어로 핵의 본질을 설명해주고 있다.

“원자력은 절대 안전하다”, “무한 에너지를 만든다”, “값싼 에너지이다”, “지역발전에 기여한다”, “원자력은 청정에너지로서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다”와 같은 신화들을 하나하나 점검하는 흥미진진한 여정이 시작된다.

목차

서장 원자력의 역사를 총괄한다

제1장 원자력발전의 근본문제
제2장 ‘원자력은 무한한 에너지원’이라는 신화
제3장 ‘원자력은 석유위기를 극복한다’는 신화
제4장 ‘원자력의 평화이용’이라는 신화
제5장 ‘원자력은 안전하다’는 신화
제6장 ‘원자력은 값싼 에너지를 공급한다’는 신화
제7장 ‘원자력발전소는 지역발전에 기여한다’는 신화
제8장 ‘원자력은 깨끗한 에너지’라는 신화
제9장 ‘핵연료는 리사이클할 수 있다’는 신화
제10장 ‘일본의 원자력기술은 우수하다’는 신화
제11장 원자력문제의 현재와 미래

판도라의 상자를 닫을 수 있는가_책을 끝내면서
옮긴이의 말

저자 소개

다카기 진자부로(高木仁三郞, 1938-2000)
1938년 출생
1961년 도쿄대학 이학부 화학과 졸업
원자핵연구소 및 일본원자력사업에서 근무.
1969년 도쿄 도립대학 이학부 조교수로 부임.
1973년 시스템에서 벗어나 자립적인 과학을 추구하기 위해 대학에서 나옴.
1975년 원자력자료정보실 창설, 대표 역임.
1997년 핵의 위험성을 세계에 알리고 시민의 입장에서 활동한 독립 과학자로서의 공적을 인정받아 이른바 ‘대안 노벨상’으로 알려진 바른생활상(Right Livelihood Award) 수상. 이를 계기로 ‘시민과학자’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 다카기학교 설립.
1998년 암 진단을 받고 병상에서도 원자력의 실체를 알리기 위해 책을 집필하는 등, 원자력시대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생애 끝까지 헌신.
2000년 10월 8일 영면.
저서 《지금 자연을 어떻게 볼 것인가》, 《시민과학자로 살다》, 《과학은 변한다》, 《플루토늄의 공포》, 《위기의 과학》, 《내 안의 테크놀로지》, 《핵시대를 생각한다》, 《핵의 세기말》, 《플루토늄의 미래》 등이 있다.

역자 소개

김원식(金源植, 1923-2013)
1923년 충북 괴산 출생. 1948년 서울대 문리대 정치학과 제명. 1980년을 전후해서 환경문제, 핵문제를 공부하면서 사회에 진출. 1990년대 반핵운동에 참여. 다카기 진자부로 박사와 교류하며 한일 반핵운동 연대활동에 헌신. 아나키즘에 기반한 반전․평화운동 등 여러 활동에 참여.
2013년 1년여 위암 투병 후 영면.
역서로 《환경학과 평화학》, 《환경정의를 위하여》, 《위험한 이야기》, 《지구를 파괴하는 범죄자들》, 《암과 전자파》 등이 있다.

소개의 말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버린 인류에게 미래는 있는가?

핵의 세계란 인간을 포함한 지구상의 모든 생물이 발딛고 사는 세계 ― 원자핵의 안정성을 토대로 해서 비로소 이루어진 세계에, 거대한 파괴력을 갖는 이물질을 감히 투입함으로써 지구 생물의 생존 자체를 위협하는 것이다. 핵폐기물, 방사성물질은 인류역사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긴 기간 동안 절대로 안전하게 관리되어야 하는 물질이다. 그런 보장 없이는 ‘처리(폐기)’란 성립조차 안된다. 다카기 박사는 이것을 ‘화장실 없는 맨션아파트’라고 적절하게 묘사하고 있다.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가 있음에도 불가사의하게,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바람직한 일은 아니지만 탈(脫)원자력은 안되는 게 아닌가, 불가피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바로 이런 분위기가 ‘신화의 세계’ 속에 사람들이 갇혀있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다카기 박사는 진단한다. 핵화학자이며 원자력 반대운동을 해온 그는 자신조차도 원자력문제를 근본적으로 과소평가했다고 고백하고 있다. 그리고 단순한 비판을 넘어 원자력의 본질을 많은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하고자 병상에서 이 책을 썼다. 이 책은 반핵운동가, 시민과학자 다카기 진자부로가 일각이라도 빨리 인류가 원자력시대에 종지부를 찍기를 바라며 후세대에게 남기는 마지막 메시지이다.
“원자력은 안전하다”, “무한에너지를 만든다”, “싸다”, “지역발전에 도움이 된다”, 심지어 “원자력은 깨끗한 에너지로서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다”라는 신화들이 진실인가 거짓인가를 하나하나 흥미진진하게 점검하여 나가보면, 인류문명의 필연적인 선택은 어느 쪽이어야 하는가는 자명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