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1962년에 인도의 나바지반(Navajivan) 출판사에 의해 간행된 ‘Village Swaraj’라는 제목의 책을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이 책에는 간디의 방대한 저작물 중 여러 다양한 출처에서 발췌된 글들이 ‘마을 자치’라는 큰 주제 밑에서 다양한 항목별로 재배치되어 있다.
인간생존의 자연적·문화적 토대가 급속도로 허물어지고 있는 지금, 인류사회에서 절실히 요구되는 희망의 논리를 독자는 간디의 ‘마을 스와라지’ 사상과 실천에서 찾을 수 있다.
목차
책머리에
서1문
제1장 스와라지의 의미
제2장 이상적 사회의 모습
제3장 어느 쪽에 희망이 있는가?
제4장 도시와 마을
제5장 마을 스와라지
제6장 마을 스와라지의 기본 원칙들
제7장 생계를 위한 노동
제8장 평등
제9장 수탁자 이론
제10장 스와데시
제11장 자급자족과 협동
제12장 판차야트 라지
제13장 나이탈림
제14장 농업과 가축돌보기-Ⅰ
제15장 농업과 소의 복지-Ⅱ
제16장 농업과 가축 복지-Ⅲ
제17장 농업과 가축 복지-Ⅳ
제18장 농업과 가축 복지-Ⅴ
제19장 카디와 실잣기
제20장 다른 마을산업
제21장 마을 교통
제22장 통화, 교환, 세금
제23장 마을 위생시설
제24장 마을 건강과 위생
제25장 식사
제26장 마을의 보호
제27장 마을일꾼
제28장 정부와 마을들
제29장 인도와 세계
역자 후기
본문 중에서
[역자 후기 중에서]
간디의 근본사상은 ‘아힘사’(비폭력주의)의 원칙, 즉 “다른 생명에 해를 끼쳐서는 안된다”는 인도의 위대한 사상유산에 대한 겸허한 충실성에 기초해 있었다. 그런 그의 관점에서 볼 때, 산업주의 경제와 근대적 과학기술에 의존한 서양문명은 참된 의미에서의 문명이라는 이름에 값할 만한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다수 인류의 정신과 영혼과 삶을 고양시키는 데 이바지하기는커녕 도리어 인간성과 문화를 파괴하고, 온 세계의 사회적 약자에 대한 구조적 착취와 억압을 불가피한 것으로 하는 야만적인 폭력일 뿐이었다.
아마도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간디라고 하면, ‘비폭력, 무저항주의’를 내세워 영국의 식민통치로부터 민족을 해방시키고자 한 ‘인도 독립의 아버지’라는 식으로 이해하고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간디를 단순히 애국지사로 보아서는 그의 사상과 실천의 핵심을 놓쳐버릴 것이 분명하다. 왜냐하면 간디의 궁극적인 목표는 영국의 식민통치로부터의 정치적 독립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 목표는 지금까지 인도―그리고 세계의 온갖 지역에서―의 풀뿌리 민중에 대한 착취, 억압을 옹호해온 인간불평등 사상을 극복하고, 그러한 착취, 억압 없이는 한순간도 지탱할 수 없는 사회경제적 시스템을 뿌리로부터 넘어서는 근원적 변화였다.
(…) 간디는 근대적 산업화, 기계화는 “인류에게 무엇보다 큰 화근”임을 주목하여, 언젠가 “반드시 인류에게 저주가 될 날이 올 것”이라고 단언하였다. 그는 근대 산업주의 문명이 가져다주는 물질적 풍요를 기반으로 한 인류의 행복이란 결국 허망한 약속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집요하게 역설하였다. 간디에 의하면, 인도의 참다운 미래는 근대적인 도시가 아니라 자립적인 농촌마을에 달려 있었다.
그리하여 간디는 식민지 시대를 통해서 비참한 운명을 강요당해온 인도의 70만개의 농촌마을의 부활과 회생 속에서 참다운 독립과 해방뿐만 아니라 진정하게 새로운 인류문명의 가능성을 보았던 것이다.
(…) 이 책에는 간디의 방대한 저작물 중 여러 다양한 출처에서 발췌된 글들이 ‘마을 자치’라는 큰 주제 밑에서 다양한 항목별로 재배치되어 있다. 이 책은 읽기에 따라 지루할 수도 있겠지만, 이 위대한 민중의 스승이 왜 이토록 풀뿌리 민중의 삶의 온갖 세부에 걸쳐 되풀이하여 자상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지를 골똘히 생각하면서 읽는다면, 이것은 드물게 독특하고, 감명적인 사상서의 하나로 읽혀질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