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의 고통과 상처를 똑바로 대면하면서 우리의 삶과 사회를 근원에서부터 묻고, 아파하고, 보듬어 안는 저자의 글과 삶은, 감동적이며 영혼을 흔드는 울림이 있다. 다만 양심적으로 살고자 하지만 어찌할 바를 모르는, 어찌할 수 없는 많은 이들은 이 책에서 무엇보다 용기와 위안을 얻게 될 것이다.

목차

책머리에

1부
다들 고향이 있지 않습니까
영혼 없는 사회의 교육
상처의 의미
교육과 비폭력
흙의 신앙, 인간의 교육
가난과 교육
모난 돌의 외로움
미국을 닮지 말아야 할 이유
가치의 허무주의, 아이들의 애국주의
전교조를 위한 변명
그저, 양심 한자락
니들이 더 걱정이다
아이들의 글을 읽으며

2부
종이거울 속의 슬픈 얼굴
다시 생각하는 전태일
전쟁, 일상, 세상의 슬픔
평택 대추리에서
망각, 자기도취, 미래에 대한 폭력
김현종과 박래군
우산, 팬지 그리고 로또
삼성, 이건희 그리고 김성환
2006년 2월생
선생님의 퇴임식
밀양 상설시장통에서
젊음과 늙음
똑똑이들의 나라
이 땅 마지막 한 사람이었던 분
인간 박상호 씨 부부
잡담의 제국
추일서정(秋日抒情)
이명박 시대를 맞이하는 마음
자연(自然)의 삶, 고통의 의미
“이건 내 나라가 아니야”
평형감각을 되찾기 위하여
용산, 졸업식

추천의 말

이계삼은 고향으로 돌아감으로써 ‘가장 좋은 교육’을 몸소 실천했다. 더 무슨 말이 필요한가? 진정한 교육이란 영혼이 맑은 한 사람이 한 사람을 만나 그의 영혼을 맑게 해주는 것이다. 우리 시대는 위대한 젊은 스승을 한분 얻었다.
―최완택(목사, 민들레교회)

젊은 교사 이계삼은 욕망의 도가니인 대도시와 농촌의 중간, 소도시 밀양에서 세상을 바라본다. 머리의 눈, 경험의 눈보다 유적 존재 ‘인간의 눈’으로 바라본다. 탐욕사회의 필연적 귀결인 경쟁의 아수라, 그것이 낳는 폭력성에 주목하고, 물신에 인성을 내준 사회에서 과연 우리와 우리 아이들이 행복하냐고 묻는다.
―홍세화(《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 저자)

저자 소개

이계삼

1973년 경남 밀양 출생.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및 교육대학원 국어교육 전공. 경기 김포 통진중학교, 통진고등학교를 거쳐 경남 밀양 밀성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10년 넘게 중등 국어교사로 재직했다. 현재 밀양송전탑반대대책위 사무국장.

저서로 《삶을 위한 국어교육》, 《변방의 사색》, 《청춘의 커리큘럼》, 《고르게 가난한 사회》 등이 있다.

소개의 말

이 책은 이계삼 선생이 지난 5년 동안 〈한겨레〉, 〈프레시안〉, 《녹색평론》, 《우리교육》, 《한겨레 21》 등 여러 매체에 사회와 교육에 관해 써온 글을 모아 엮은 것이다.
저자는 공허한 서울 생활을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가, 구체적인 삶, 한 개인이 자신의 삶에서 의미 있는 선택을 할 수 있고, 삶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소도시에서 교사생활을 하고 있다. 이것은 최완택 목사의 말과도 같이 한 교사로서‘좋은 교육’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교사 이계삼의 세상에 대한 관심은 실은 교육, 아이들에 대한 관심의 확장이다. 그러나 이 관심은, 아이들의 근본적 선량함에 대한 믿음에 기초하고 있는 애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당연하게도 세상사의 피상적인 분석, 비판에 머물지 않고 언제나 철저하게 문제의 근원을 묻고, 그러면서도 또한 매번 가슴 아파하며 힘없고 약한 사연들을 보듬어 안는다. 그것은 저자가 믿는 진보란 “무언가를 딛고 성취하는 것이 아니라, 힘없고 약한 것들을 보듬어주는 손길이며, 자기희생의 고통 그 자체”이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이 책에 우리의 교육문제, 사회문제에 대한 시원한 ‘대안’이 나오지는 않는다. 그러나 우리의 고통과 상처를 똑바로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과 삶을 따라가면서, 바로 거기에 우리 자신이 깊이 연루되어 있음을 인정하고, 결국 이 욕망의 체제에 대한 철저한, 신나는 저항 속에 희망이 있음을 인식하게 되는 여정은, 무엇보다 감동적이고, 절실하고 냉철한 울림이 있다.
교사 이계삼은 아이들에게 “당당하게 살자”고 말한다. 부당한 일에는 끼지도 말고, 물러서지도 말자고 말한다. 아마도 그의 모든 글과 행동은 바로 이런 성실하고 양심적인 교사, 한 어른이고자 하는 몸부림인 것처럼 보인다. 종교인은 구도의 길을 비틀거리며 가고 있는 한 청년을, 아이들은 뭉뚱그려진 학생으로서 자신을 바라보는 게 아니라 나 하나하나를 ‘우정’으로 바라봐주는 선생님을, 소외된 사람들은 같이 아파하고 투쟁하는 동지를 이 책에서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다만 양심적으로 살고 싶지만 ‘어찌할 바를 모르는, 어찌할 수 없는’ 사람들은 용기와 위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단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