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컴퓨터에 대한 신념을 잃다

에드워드 헬모어 / 로빈 맥키

 

런던 <옵저버> 2000년 11월 5일

  마이크로소프트사 사장인 빌 게이츠는 자신을 세계 제일의 부자로 만들어 준 기계를 버렸다. 이 놀라운 선언에서 게이츠는 지구의 심각한 사회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컴퓨터는 거의 아무 기여도 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그는 "세계의 가장 가난한 20억 인구는 의료원조가 절실하게 필요하지, 컴퓨터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선언은 게이츠의 일신상의 큰 변화를 나타내는 것이며, 미국의 첨단기술산업계에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만약, 교황이 카톨릭 신앙을 버린다고 하더라도 이보다 더 놀랍지는 않을 것이다.

  컴퓨터를 이용하여 제3세계를 돕자는 주제로 시애틀에서 열린 회의에서, 게이츠는 자신은 여전히 기술이 더 나은 세상을 가져올 것이라는 이상을 믿지만, 컴퓨터--또는 세계 자본주의--가 세계의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 직면하고 있는 재앙을 해결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전자경제를 통해 개발도상국들이 혜택을 얻을 수 있다고 하는 것은, 전기 없이 하루생활비 1달러로 사는 것이 어떤 것인지 상상도 못하는 사람들의 생각이라고 게이츠는 말했다. "거기서는 식량을 확보하는 것도 벅찬 일입니다. 살아남는 것이 목적이니까요."

  제3세계의 문제를 컴퓨터로 해결한다는 구상에 대하여, 이 억만장자 과학기술자는 분명히 신랄해졌다. "어머니들은 컴퓨터 앞으로 곧장 다가가서, '내 아이들이 죽어가는데 당신은 무엇을 할 수 있나요?' 라고 묻지, 컴퓨터 앞에 앉아서 뭐, 경매사이트 같은 곳에 가보고 있지는 않을 겁니다. 그들이 바라는 것은 자기 아이들의 생존입니다. 이런 것을 꼭 컴퓨터로 계산해 보아야만 알 수 있습니까?"

  정보기술혁명으로부터 누구보다도 이득을 본 사람으로서, 이러한 기술에 대해 물어보는 것은 예외적인 일이다. 그리고 이것은 세계가 처한 상태, 그리고 이 위기극복에 기술이 기여할 가능성에 대하여 게이츠가 몇달에 걸쳐 조금씩 각성한 결과이다.

  게이츠는 6년 전, 자기의 재산을 나누어주기 시작했을 때는 자신이 순진하기 짝이 없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당시에는 자신의 자선 기부금의 대부분을 컴퓨터와 정보기술 분야가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컴퓨터로 할 수 있는 일들은 경이롭지만, 그것은 인간적 가치라는 관점에서 제대로 바라보아야 합니다"라고 게이츠는 말했다.

  아프리카와 그밖의 제3세계 나라들을 방문한 뒤로, 게이츠는 자신이 생각하는 우선순위가 바뀌었다고 말했다. 빌과 멜린다 게이츠 재단이 제공하는 210억달러 보조금 중 최소한 2/3는 이제부터 제3세계의 의료와 백신의 개발 및 분배에 바쳐질 것이라고 한다.

  지난해에 게이츠재단은 2억달러 이상을 의료관계 목적에 기부하였는데, 이것은 국제 에이즈백신 개발조직(International Aids Vaccine Initiative)에 2천5백만달러, 모자 사망률을 낮추기 위한 데에 5천달러, 국제적인 가족계획운동에 2천달러, 그리고 아동의 예방접종을 위한 목적에 기부한 1억달러를 포함한다. "두 아이의 아버지로서, 나에게는 예사로운 문제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귀중한 의약품들을 생각하면, 의료관계 문제를 가장 우선시하게 됩니다."

  이러한 게이츠의 발언들은 그의 자선기금의 나머지를 할당받는 부유한, 첨단기술 분야의 많은 사람들을 화나게 했다. 그들은 게이츠가 개발국들에서 컴퓨터를 식량 및 의료문제와 부당하게 적대관계로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또다른 사람들은, 기술이 가난한 사람들의 삶을 개선시킬 수 없다는 게이츠의 생각은 틀렸다고 주장한다.

  "3일간의 진지한 분석과 작업결과를 경청한 뒤에, 게이츠가 못 참겠다는 듯이 '필요한 것은 깨끗한 물과 식품이다'라고 말하는 것은 전혀 회담이 진척되지 못했다는 것을 뜻한다." 선 마이크로시스템스사의 연구부장인 존 게이지가 말했다. 게이지는 넷데이(Netday) 자선단체의 회장인데, 이 단체는 세계의 학교교실들을 인터넷망에 연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런던 <옵저버> 2000년 11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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