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소 - 예방물질?

도넬라 메도우즈

 

   도넬라 메도우즈 (Donella Meadows) - 세계적으로 저명한 환경운동가. 로마클럽의 보고서 <성장의 한계> 공저자.  현재 다트머스 칼리지(Dartmouth College)의 교수이자 버몬트주 하틀랜드에 있는 <지속가능성을 위한 연구소, Sustainability Institute> 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여기 소개하는 불소화에 관한 짧은 글은 그가 운영하는 인터넷 환경운동 네트워크 통신 Global Citizen 2000년 10월 16일자에 발표된 것을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예전에 내가 화학 전공 학생이었을 때, 교수들은 내게 확고한 어조로 수돗물불소화는 하나의 큰 은혜라고 말했다. 그것은 수백만명의 아이들이 충치에 걸리지 않게 해준다는 것이었다. 그것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히스테리 증상이 있는 무지한 사람들이라고 했다. 우리들 풋내기 화학자들은 구체적인 교훈과 일반적인 교훈 모두를 흡수했다. 즉, 불소는 좋은 것이고, 과학자들이 제일 잘 안다는 것을.

  바로 그 무렵 레이첼 카슨은 다른 문제, 즉 살충제에 관련하여 과학적 지혜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었다. 나는 그녀도 히스테리 증상이 있는 사람이라고 배웠다. 그러나, 내가 더 폭넓게 공부를 하고, 화학에서 생태학으로 나아가면서, 나는 카슨이 옳다고 판단하였다. 나는 여전히 과학을 크게 존경하면서도, 어떤 과학자들은 성급한 판단을 하고, 이해의 폭이 좁고, 시대에 뒤떨어지거나 또는 진실보다는 그들의 이데올로기나 수입원에 더 충성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나는 불소에 대해서는 의심하지 않았다. 불소에 대한 합의는 강력한 것이었다. 불소의 배후에는 치과의사들이 있었고, 치약 제조업자들은 불소를 극구 찬양했다. 미국의 도시들 중 절반이 수돗물에 불소를 첨가하고 있었지만, 뚜렷한 악영향이 드러나지는 않았다. 나는 불소화 반대자들을 UFO나 점성술을 믿는 사람들과 동류로 취급했다. 그들은 머리가 돈 사람들이었다.

  나는 한번도 증거를 들여다보지 않았다. 나는 철저하게 비과학적이었다.

  결국 내가 죄값을 치를 때가 왔다. 바야흐로 수돗물불소화의 시행을 앞둔 도시들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내게 그 문제에 대해서 칼럼을 쓰라는 부탁을 계속 해왔다. 나는 자꾸 미루면서 이런 저런 핑계를 대었다. 그들은 나에게 산더미 같은 정보를 보내왔지만, 나는 읽지 않았다. 그러다가 어느날, 순전히 호기심으로, 나는 그것을 읽어보았다.

  그런 다음 나는 인터넷으로 들어가 보았다. 그리고는 또 나의 동료 과학자들에게 물어보기 시작했다. 그 문제를 깊이 파고들수록, 나는 혼란스러워졌다. 불소화는 사형제도나 총기 통제와 흡사한 문제였다. 심하게 양극화되어 있고, 뿌리깊은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문제였다. 양쪽은 자신들이 옳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서 증거를 선택적으로 제시한다. 양쪽 모두의 주장을 각각 뒷받침할 서로 모순되는 증거들이 충분히 있다. 나는 현기증이 났다.

  나는 이 과정을 통해 좀더 열린 마음이 되었다. 나는 모든 불소화론자들이 제대로 공부를 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또 모든 불소화 반대자들이 미치광이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불소화 반대자들 속에는 치과의사들과 과학자들, 그리고 1,500명의 환경청(EPA) 직원들이 포함되어 있다. 양쪽이 모두 많이 과장하고 있다.
 

  다음은, 이 논란 많은 주제 속에 빠졌다가 나온 다음에 내가 내린 몇몇 결론이다.

  • 불소는 치아를 보호한다. 1940년에, 한 치과의사가 '텍사스 치아'--갈색의 얼룩이 있는 치아로서 천연적으로 불소 함량이 높은 물에서 비롯되었다--를 가진 사람들이 특이하게 충치율이 낮은 것에 주목했다. 천연적으로 다양한 농도의 불소 함유 식수를 마시는 지역들을 비교한 결과, 충치를 감소시키되 얼룩(불소증이라고 불리운다)을 만들어내지 않는 이상적인 식수의 불소농도는 약 1ppm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 수돗물만이 유일한 불소섭취의 원천이 아니다. 1ppm이라는 농도는 치약에 불소가 들어있지 않던 시절에 계산된 수치이다. 오늘날 우리는 또한 청량음료, 오염된 공기, 과일쥬스, 그리고 아이들의 비타민 보충제로부터도 불소를 섭취하고 있다. 오랜 기간에 걸친 연구들의 결과는 이러한 수돗물 이외의 원천으로부터의 불소섭취가 증가함에 따라 이제 수돗물불소화가 치아를 보호하는 데는 덜 효과적이면서, 불소증을 유발할 가능성을 크게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 불소는 독성물질이다. 식물, 물고기, 섭조개, 여러 종의 게들, 새우, 가축을 죽이는 데 많은 불소가 필요하지 않다. 사람에게 있어서 불소에 대한 과잉노출은 치아에 얼룩을 만들 뿐만 아니라, 뼈를 약화시킨다. 불소가 암과 뇌손상에 관련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과학 논문들이 있다. 수돗물에 사용되는 불소화합물은 플로리다의 인산비료 제조공장에서 공기오염을 막기 위해 공장 굴뚝에서 긁어모은 것이다. 이 불소화합물 속에는 중금속과 그밖의 다른 오염물질들이 함유되어 있다. 식수에 투입되지 않는다면, 이것은 위험한 산업폐기물로 취급되어야 할 것이다.
  • 심지어 미국치과의사협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Dental Association)에서도 불소가 실제 어떤 방식으로 충치예방을 하는지에 관해서는 주장이 엇갈려 있다. 불소는 인체 내 섭취를 통하여 치아 에나멜층으로 이식되어 영향을 끼칠지도 모르며, 또는 구강 내 접촉을 통해서 플라크 박테리아의 성장을 막는 것인지도 모른다. 치약 속의 불소가 식수 속의 불소만큼 효과적일지도 모른다.
  • 역학적 증거는 어느 쪽으로도 압도적인 것 같지 않다. 하나의 불소화 도시(가령, 토론토)와 비불소화 도시(밴쿠버)를 비교한다면, 어떤 도시들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어떤 결과든지 얻을 수 있다. 유럽의 대부분은 불소를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미국의 많은 지역에서는 불소를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 유럽에 충치가 더 많고, 미국에서는 골 손상이 더 많은가? 전문가 패널들은 어느 쪽도 아니라고 한다. 이것은 (저농도에서의) 불소의 긍정적인 효과도, 부정적인 작용도 그다지 큰 것일 수는 없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러한 불확실성들을 고려하고, 불소섭취의 원천이 수돗물 이외에 다양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또 불소의 과잉섭취를 고려하고, 불소가 인간이 아닌 다른 생명형태들에 대하여 갖는 알려진 독성작용을 고려할 때, 만약 내가 수돗물불소화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도시에 살고 있다면, 나는 이렇게 묻겠다--아이들의 치아를 보호할 더 나은 방법이 없는가? 우리의 목적이 아이들의 치아를 위한 것이라면, 왜 우리가 화장실 변기와 샤워와 잔디를 위해 수백만갤런을 쓰는 수돗물 전체를 불소화해야 하는가? 어째서 혜택이 분명하지도 않고, 상당한 위험이 있는 화학물질의 섭취를 통제 불가능한 방식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강요해야 하는가? 어째서, 궁극적인 결과가 어떻게 될지 거의 아무런 지식도 없이, 그 화학물질을 수돗물에 넣어, 이어서 하수처리장으로, 다음에는 강으로 내다 버려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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