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복제를 시도하는 의사 - 안티노리 교수와의 대담

  

 

독일 주간지 <슈피겔, Der Spiegel> 2001년 2월 4일

세베리노 안티노리(Severino Antinori)는 금년에 최초의 인간 아기를 복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탈리아의 생의학자인 그는 이 사실을 <슈피겔>지와의 대담에서 밝히고 있다. 가톨릭 신자인 그는 인간복제의 도덕적 문제를 무시한다.

 
슈피겔  안티노리 교수님, 선생님께서는 조만간에 인간을 복제하고 싶어하시는데, 그러면 언제쯤 최초의 인조인간을 분만실에서 보게 될까요?

안티노리  우리는 이 일을 아마 올해 말쯤 시작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복제인간은 2002년 여름에 탄생하겠지요.

슈피겔  그러면 분만실은 어디에 둘 작정입니까?

안티노리  그건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없지만, 이탈리아에서는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여기서는 그것이 법적으로 허용되거든요. 나를 지지해주지 않는 나라에서는 이 일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슈피겔  교수님께서는 복제 아이를 원하는 부부 열 쌍을 벌써 선별해 놓으셨다는데, 그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입니까?

안티노리  나이가 28살에서 40살쯤 되는 사람들입니다. 나에게 의뢰한 그 사람들은 남편이 생식력 있는 정자를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아예 체념한 사람들이죠. 이 환자들에게는 전통적 방식인 시험관 배양도 쓸모가 없는 것입니다.

슈피겔  그래서 교수님께서는 이제 그 사람들에게 세상에서 최초의 복제 아이를 만들어 주고 싶어하시는 거군요. 이 분들을 정신병리학적으로 정확히 진찰하셨는가요?

안티노리  그 사람들은 도덕적으로 매우 건강합니다.

슈피겔  교수님께서는 정자를 기증받아 부인의 난세포와 수정할 수 있다는 점을 그 열쌍의 부부에게 왜 충고해 주지 않으셨습니까?

안티노리  물론 충고를 했지요. 다른 가능한 선택들에 대해서도 충고했습니다. 입양을 포함해서 말이죠. 우리 의사들은 복제를 피할 수 있는 것이라면 모든 충고를 다한다고 생각합니다.

슈피겔  자연법상 복제는 허용될 수 없다고 사람들이 말할텐데요.

안티노리  말은 그렇게 쉽게 할 수 있지요. 완전히 체념한 부부들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유일한 가능성이 복제라고 한다면, 나는 감히 그것을 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슈피겔  그런 방식으로는 부부 공동의 아이를 낳는 것이 아니라 한쪽의 아이만을 복제할 뿐이라는 사실을 이 체념한 사람들에게 명확히 주지시켰나요?

안티노리  나는 부인들에게 이렇게 말했지요. 복제는 댁의 남편을 복제할 뿐이기 때문에 부인의 유전질은 없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있어야 한다고 말이죠.

슈피겔  그렇다면 교수님께서는 남편만을 복제한다는 말씀이신가요? 이론적으로 본다면 여성의 체세포를 떼어낼 수도 있고, 그러면 그 여성과 닮은 아이를 출생시킬 수도 있겠군요.

안티노리  남편들이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슈피겔  왜 그렇지요?

안티노리  예, 그건 아주 재미있는 현상인데요. 나는 40쌍 이상을 상대로 하여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는데, 그 결과가 자못 흥미롭습니다. 여성의 경우에도 여성 복제를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고 답변한 숫자는 고작 대여섯 명에 불과했고, 대부분의 남자들은 반대했습니다. 이들의 말은, 그렇게 되면 자신의 흔적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슈피겔  그러나 반대일 경우 여자의 흔적도 없는 것은 마찬가지일텐데요. 여자의 경우 난세포는 빈집에 불과한 것 아닙니까.

안티노리  부부관계에서 남편이 지배적인 걸로 보아 실제로 차별이 있는 것이죠.

슈피겔  그렇다면 교수님께 복제를 원하고 있는 열쌍의 경우 남편만이 복제되는 것이 확정적인 것인가요?

안티노리  네, 언제나 남편들이죠.

슈피겔  그러면 왜 여자들은 이를 받아들입니까?

안티노리  남편의 모습을 안중에 두고 있기 때문에 그걸 원하죠.

슈피겔  부부가 원한다면, 교수님께서는 여성을 복제하실 수도 있겠군요?

안티노리  나는 자기 모습을 닮은 후손 갖기를 원하는 것을 절대적 인권으로 간주합니다. 이는 부부의 경우에도 통용된다고 생각합니다.

슈피겔  남자가 없는 레즈비언 여성이 자기복제를 원할 경우 어떻게 됩니까?

안티노리  나는 그런 복제를 원하지 않습니다.

슈피겔  그렇지만 레즈비언 쌍의 경우 자신들의 복제에 매우 큰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 여성들은 남자가 아이의 생산에 관계하는 것 없이 자신들의 딸을 스스로 낳기를 원합니다.

안티노리  아버지와 어머니가 아이를 양육하는 것이 그 아이의 성장발전에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아버지가 없는 아이를 나는 생산하고 싶지 않습니다. 결단코 말입니다.

슈피겔  다른 의사들이 양심의 가책도 없이 교수님께서 발전시킨 복제기술을 이용할 수 있는데, 이 점을 우려하지 않습니까?

안티노리  그건 어쩔 수 없는 노릇이죠. 원자폭탄의 배치를 원하는 사람들도 있으니까요. 물론 복제기술의 남용을 막을 수 있는 법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범세계적 논의를 제안합니다.

슈피겔  아무튼 교수님의 입장은 인조인간의 탄생이 역사상 최초로 우선 성공해야 한다는 거군요. 선생님은 스코틀랜드의 복제양 돌리(Dolly)의 경우처럼 복제인간을 만들어내실 겁니까?

안티노리  내가 보기에 돌리-방법은 약간 낡았습니다. 우리는 돌리-방법과 완전히 새로운 처리방식을 혼용하는 중간 길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때 난세포를 처리할 때 레이저기술을 동원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 실험에는 우선 200여명의 여성 난세포가 필요합니다. 그렇지 못하면 이 프로그램은 시작하기가 불가능하죠.

슈피겔  교수님의 연구팀에는 몇명이 참여합니까?

안티노리  나에게 중요한 파트너는 인스브루크 대학의 카알 일멘제(Karl Illmensee) 교수입니다. 그는 동물복제 경험이 풍부하죠. 내가 보기에 그는 이 분야에서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인물입니다. 그리고 토니 바르바로(Toni Barbaro)라는 이탈리아 생물학자가 참여할 것입니다. 나는 우리의 계획을 위해 진지하게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정말 진지하고 결단성있게 작업하고 있습니다.

슈피겔  교수님께서는 이미 행했던 동물실험에서 어떤 경험을 얻었습니까?

안티노리  우리는 수백번의 실험을 거쳤습니다.

슈피겔  그렇다면 많은 어려움을 경험하셨겠군요. 복제 유충들이 자궁 안에 착상도 못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성공률은 아직도 여전히 파국적일 만큼 좋지 못합니다.

안티노리  이미 우리는 우리 기술을 상당히 개선했습니다. 현재 성공률은 7 : 100 이며, 때에 따라서는 이를 넘어서기도 합니다.

슈피겔  복제가 여성에게는 아주 부적절한 영향을 미칩니다. 난세포를 떼어낼 때 호르몬도 함께 빠져나오는데, 이때 심한 부작용이 유발될 수 있습니다.

안티노리  그 점에 대해서는 나의 일상적 경험으로 반박해야겠군요. 지금까지 범세계적으로 인공수정을 시험받아왔던 백만여명의 여성이 동일한 호르몬을 비축하고 있습니다. 지난 20년간 호르몬의 취급방식에서 어떤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죠. 복제된 유기체의 신체상태를 저는 아주 세심하게 살피고 있습니다.

슈피겔  종종 복제 동물들의 몸이 너무 비대해져 암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복제된 소가 허약한 면역체계 때문에 폐렴으로 죽어가고 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이런 위험을 인간이 감수하길 원하시는 겁니까?

안티노리  그건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가 이 위험에 대해서 아직은 정확히 모르고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죠. 그리고 이 위험이라는 것도 당신이 지금 설명하고 있는 것만큼 그렇게 심각한 것은 아닙니다.

슈피겔  교수님께서는 태아 유전자의 손상을 어떻게 제때 진단할 수 있으며, 이후 태어난 유아가 그로 인해 심각한 질병에서 배제될 수 있다고 보십니까?

안티노리  복제과정 3일 후에 우리는 생체 세포검사를 할 것입니다. 토니오 바르바로 선생이 그 일을 담당합니다.--그는 이 분야의 전문가죠--이 때는 생명체가 자궁에 착상하기 전입니다.

슈피겔  그러나 그런 방법으로는 지금까지 유전자에서 극소수의 질병만을 찾아낼 수 있었죠.

안티노리  우린 특정 질병에 대해서 완벽히 알고 있습니다.

슈피겔  그러나 복제의 경우 더 많은 여러 가지 위험이 뒤따릅니다.

안티노리  내가 몇 개의 정충을 난세포에 투입하는 인공수정 작업을 시작했을 때, 특히 교회 신부들과 과학의 적대자들이 그와 똑같은 질문을 나에게 제기했지요.

슈피겔  지금 문제는 종교적 반박이 아니라 자연과학자들의 어정쩡한 태도입니다. 이로 인해 선조 유기체로부터 물려받아온 세포의 유전질이 이미 돌연변이될 수 있는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세포 복제가 위험하다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것이죠.

안티노리  우리는 복제를 아주 정확히 관찰해왔으며, 그에 대해 많은 지식을 습득했습니다. 예컨대 2년생 쥐는 20살 나이의 인간과 관련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이런 식으로 우리는 이미 복제쥐의 여러 세대를 연구했습니다. 이런 예에 기반해서 우리는 젊은 사람을 복제할 것입니다. 최대 30살까지만 가능하죠. 이들로부터 우리는 가능한 한 젊은 세포를 채집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도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염려하기 때문이죠.

슈피겔  복제는 수많은 윤리적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뉴욕 컬럼비아 대학의 생물학자인 에릭 숀(Eric Schon)은 아기의 복제는 양심상 가책을 받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왜냐하면 실패한 25명의 죽은 태아가 쓰레기통에 버려져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죠.

안티노리  그건 우스꽝스러운 주장입니다. 인공수정에서도 그와 같은 일이 세계에서 매일 발생하고 있습니다. 실패할 경우 태아는 계속 버려질 것입니다.

슈피겔  만일 복제된 태아가 기형이라는 사실을 삼사 개월 뒤에 알게 된다면…

안티노리 .....낙태시키죠. 그건 다른 태아의 경우에도 그렇게 합니다.

슈피겔  교수님께서는 가톨릭 신자로서 예전에 낙태를 종족살해로 규정하지 않았던가요.

안티노리  이건 약간 다른 경우라는 점을 유념해주세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임상치료상의 낙태라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아이를 원하지 않는다고 해서 건강한 아이를 낙태하면서 복제문제를 운운하고 있지만, 복제에서는 아무도 살해되지 않아요.

슈피겔  그렇지만 교수님은 복제로 엄청난 위험을 동반할 수 있습니다.

안티노리  조심하는 것이 나의 과제입니다. 이 프로그램의 책임자로서 나는 이 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슈피겔  예, 너무 조심하셔서 교수님께서는 최초의 복제인간을 만들어낼 나라의 이름을 한번도 입밖에 내지 않으셨지요. 어디로 가려고 하는지 교수님께서는 이미 알고 계시죠?

안티노리  그렇습니다. 장소에 대해선 이미 정부 책임자와 논의했습니다.

슈피겔  그곳은 민주국가인가요?

안티노리  그런 질문은 안 해주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너무 위험하거든요.

슈피겔  복제는 한 인간에게 엄청난 정신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사춘기에 그는 유전자적으로 볼 때 개인이 아니라 단순히 복제품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두고 괴로워할 것입니다.

안티노리  시험관에서 출생한 아이들도 이와 유사한 갈등을 겪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이런 갈등도 극복될 것입니다.

슈피겔  하지만 자신이 한 인간의 완전한 복제품이라는 인식을 스스로 극복한다는 것은 너무나 가혹한 일이죠.

안티노리  많은 사람들은 자기 아버지의 복제품이기를 원합니다.

슈피겔  교수님께서는 아이를 갖는 것이 인권이라고 주장하셨는데요. 상호교환할 수 없는 유전적 정체성이야말로 인권의 전제조건이 아닙니까?

안티노리  그건 지나치게 이론적인 견해입니다.

슈피겔  교수님은 가톨릭 신자이고, 교수님의 실험은 바티칸 바로 가까이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교수님은 신앙과의 갈등으로 고민하지 않으십니까?

안티노리  지난 11월에 교황을 뵈었습니다. 나는 온갖 구설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성서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성서는 언제나 삶에 도움이 되죠.

슈피겔  교황청의 가족자문위원회의 대변자인 쟈끄 수오데오(Jacques Suaudeau)가 이런 말로 교수님을 경고했지요. "좋은 것을 만들어낸다는 명분으로 악을 행해서는 안된다"고 말이죠.

안티노리  바티칸은 지난 수백년간 의술을 방해해왔습니다. 이 점에서 바티칸은 백만여명의 죽음에 대한 책임이 있습니다.

슈피겔  교수님은 두 딸의 아버지입니다. 교수님 자신의 복제 아들을 한명 더 가지길 원하십니까?

안티노리  아닙니다. 두 딸만으로도 너무 행복합니다. 큰딸 모니카는 나를 너무 닮아서 이미 나의 복제 같은 느낌이 들어요. 그 애는 의학을 공부했는데, 이제 곧 부인과 의사가 될 것입니다.

슈피겔  안티노리 교수님, 이번 대담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변상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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