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크대학의 불소화 검토결과를 둘러싼 치의학계의 속임수

제롬 번

 

영국〈파이낸셜 타임스〉 2001년 1월 27일

  바지가 흘러내린 줄도 모르고 열심히 설교를 하고 있는 목사의 모습이 어떤 느낌을 불러일으킬지는 그 광경을 목격한 사람이 그 교회에 다니는 신자이냐 아니냐에 달려있다. 믿음이 깊은 신도들에게 이것은 충격일 테고 외부인에게는 단지 우스운 광경일 뿐일지 모른다. 자신이 처방한 약을 복용하기를 거부하는 의사를 보는 것도 이와 비슷한 감정을 일으킬 것인데, 요크대학 보건학부의 에드워드 볼드윈과 트레버 쉘던이 격분하고 있는 이유가 이것이다.

  볼드윈과 쉘던은 최고 의료기구들이 과학적 증거를 자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가 있다고 믿고 있다.

  "대중을 오도하는 성명들이 …  영국치과의사협회(BDA)와 영국의사협회(BMA)에서 나왔다는 것은 특히 우려할 만한 일입니다"고 쉘던은 국회의원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쓰고 있다. 볼드윈은 "이 보고서가 [수돗물 불소화를] 승인하는 것으로 본다는 것은 부정직, 광신, 또는 과학적 문맹을 드러내는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문제의 보고서는 영국의 수돗물불소화에 대한 것으로 지난 10월 출판되었다. 무기질 불소의 수돗물 첨가로부터 얻는 이득은 50년 넘게 신랄하고 심히 양극화된 논쟁의 주제가 되어왔다. 최초의 수돗물불소화는 미시간주 그랜드 래피즈에서 1945년에 시작되었다.

  지지자들은 불소화가 시민들의 치아의 질을 개선시키는 싸고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반대자들은 효과적이라는 증거는 거의 없고 유해성을 보여주는 증거가 많다고 주장한다.

  논쟁의 다양한 측면에 대하여 3천여편 이상의 연구결과가 출판되었고, 그 결과 양측 모두 자신들에게 유리한 논문을 수없이 인용할 수 있게 되었지만, 어느 측도 결정적인 논문을 제시하지는 못했다. 대서양 양쪽의 주류 의사/치과의사협회는 불소화의 오랜 지지자이고, 영국치과의사협회, 영국의사협회, 그리고 '영국불소화협회'와 같은 기구들은 불소화사업의 적극적인 시행을 정부에 촉구해왔다.

  현재 영국은 수돗물의 10%에 불소를 첨가하고 있다. 이는 미국의 62%와 대조적이다. 그러나 최근 정부는 지방자치체에 수도당국으로 하여금 불소첨가를 강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불소화를 시행하고 있는 유일한 유럽국가는 아일랜드인데, 여기에서도 반대의 목소리는 높다. 아일랜드의 불소화반대 운동가들이 최근에 제기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수돗물에 들어간 불소화합물이 실제로는 비료생산의 부산물로, 비소와 납을 포함한 화학물질의 칵테일로 드러났다는 점이다.

  덴마크, 핀란드와 독일은 모두 불소화를 시도했다가 중단했고, 프랑스는 일관되게 불소화에 반대해왔다.

  1999년 영국정부는 이 논쟁적인 이슈를 처리하기 위해 증거자료에 대한 검토를 지시했다. 요크대학의 '국립보건서비스센터'가 다음과 같은 기본적 질문에 답할 책임을 맡았다. ―  효과가 있는가? 안전한가? 치과보건의 빈부간 격차를 줄이는 데 불소화가 도움이 되는가? 불소화를 오랫동안 반대해온 볼드윈은 자문위원회의 한 멤버가 되었다.

  지난 10월 보고서가 발표되었을 때, 그 검토작업에 관계했던 볼드윈과 그밖의 사람들이 왜 그토록 격분하게 되었는지를 이해하기 위해서, 위원회가 무엇을 했는지 설명할 필요가 있다.

  체계적 검토(the systematic review)는 증거에 기초한 현대의료에서 핵심이다. 이것은 목격자를 불러서 증거를 듣는 청문회 같은 것이 아니다. 체계적 검토는 매우 특정의 작업을 하도록 고안된 것으로 의료계의 항소심이라고 할 만한 것이다.

  현대적 과학연구의 속도는 매우 빨라서 어떤 의사도 최신의 약물과 치료법, 그리고 그것들을 뒷받침하는 증거와 반대증거를 다 따라잡을 수가 없다. 설령 모든 자료를 훑어볼 시간이 있다 하더라도 상반되는 연구결과를 두고 어떤 판단을 내려야 할 것인가? 체계적 검토작업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다.

  우선 검토위원회는 관련문헌을 수집한 후, ―  그리고 이것이 중요한 부분인데 ―  그 자료들이 얼마나 믿을 만한 것인지에 따라 순위를 매긴다. 예를 들어, 피실험자가 다수이고 신중하게 통제된 실험결과들 ―  그것도 되도록이면, 아무도 치료를 받고있는지를 모르는 상태에서 행한 '이중맹검법'을 통한 ―  은 소수의 환자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보고한 것보다 순위가 높다. 그리고 나서 검토위원회는 효과가 있다, 없다, 증거불충분으로 결정을 내릴 수 없다 등의 결론을 내린다.

  그런데, '요크그룹'이 불소문제에 대해 발견한 것을 보고했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간단히 말해, '요크그룹'은 증거가 너무 빈약해서 어떤 점에 대해서도 명확한 결론을 내릴 수 없다고 말했다. 쉘던이 나중에 말했듯이, 그들은 "몇십년 동안 수많은 연구가 수행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정책을 뒷받침할 만한 신뢰성있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데 놀랐다."

  보고서는 우선 효과문제에 대하여 "확신을 가지고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증거의 질이 훨씬 높아야 한다"고 썼고, 안전성에 대해서는 "어떤 가능한 역효과가 발현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으므로 …  불소와 해당질병과의 관계는 밝혀지지 않을지도 모른다", 불소화가 사회적 불평등을 감소시키는가? 여기에 대해서는 "사회적 불평등에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 확신있는 진술을 허락할 만큼 질적으로 충분한 증거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한가지 적극적 결론은, 진실을 발견하기 위해 더 질 높은 연구조사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요크그룹'의 이 메시지는 영국의사협회와 치과의사협회 등이 낸 보도자료를 읽고서는 알 수가 없게 되어있다. 영국치과의사협회는 보도자료에서 "요크대학의 검토결과, 수돗물불소화가 안전하고 효과적임이 확인되었다"고 떠벌리면서, 계속해서 "보고서는 불소화가 치과보건상의 불평등을 감소시킴을 밝혔다"고 선언했다.

  영국의사협회도 똑같이 떠벌렸다. "건강상 위해의 증거가 없다. 불소화는 치과보건에 있어서의 불평등을 감소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식이다."

  왜 검토위원회의 멤버들이 그렇게 속이 상해 있는지 쉽게 이해가 된다. 영국치과의사협회와 영국의사협회는 사건을 항소심으로 끌고 갔지만 증거불충분으로 기각되자, 승리를 주장하는 보도자료를 냄으로써 그들의 반응을 나타낸 것이다. 기자가 두 협회에 전화를 해보았지만 모두 뉘우치는 태도는 없었다. "우리는 정확한 요약을 했다고 믿는다"고 영국불소화협회는 말했는데, 그들은 BDA와 BMA의 입장을 그대로 되풀이한 보도자료를 내었다. "우리는 그 보고서가 불소화를 지지한다고 믿는다. 볼드윈 경은 전체맥락을 무시하고 우리의 성명을 해석했다."

  영국치과의사협회 최고집행위원인 이언 와일리는 불소화가 치과보건을 위한 최선의 조치의 하나였으며, 비록 연구가 좀더 진척되기를 바라긴 하지만 불소화가 지속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아랫도리가 흘러 내려가 있는 줄도 모르고 자신이 얼마나 힘겹게 죄악과 씨름하고 있었는지를 설명하는 설교사의 모습은 실소를 자아낸다. 그러나 불소화를 둘러싼 이 문제에는 심각한 신뢰의 문제가 있다. 이미 대중은 보건문제에 대해 공식 기구들이 취하는 태도에 대해 회의적으로 되었다. 장기적으로 볼 때, 자기들의 구미에 맞지 않는다고 해서 보고서의 내용을 이렇게 왜곡시키는 것은 상황을 개선시키는 데 아무 도움도 되지 않을 것이다. (영국〈파이낸셜 타임스〉2001년 1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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