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 살리기, 땅 살리기  조셉 젠킨스/ 이재성 옮김  녹색평론사 2004

  라디오 방송에서

  "사람들은 2000년에 컴퓨터 착오로 인해 우리가 의존하고 있는 모든 것들이 일시에 정지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나는 이 Y2K 연습을 실제로 해 보기로 했다. 난방, 전기, 물 그리고 전화를 끄는 것이다. 24시간 동안. 이 연습날 직전에 나는 남편 래리에게 응급화장실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 실망스럽다고 불평했다. 2000년도를 대비한 응급준비에 대해 글을 쓰고 있던 래리는 즉시 《인분 핸드북》이라는 책을 쓴 조 젠킨스 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조는 20년간의 실질적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남편에게 인분을 안전하고 간단하게 퇴비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을 확인시켜 주었다. 인분에 토탄이끼나 톱밥 같은 유기물을 섞으면 짧은 시간에 병원성 생물을 사멸시킬 수 있는 49℃까지 도달한다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우리는 대담하게도 20리터짜리 들통에 변기좌석을 얹은 비상변기를 실험해 보기로 하였다. 래리는 약 반시간 정도 걸려서 특별 퇴비실을 만들었다. 그는 이미 음식찌꺼기나 정원찌꺼기 혹은 개 배설물을 퇴비화하고 있었던 것이다.

  놀랍게도 나는 그 조그만 변기가 좋았다. 편안하고, 깨끗하고, 토탄이끼에서 나오는 약간의 흙냄새말고는 냄새도 없었다. 다시 수세식 변기로 돌아가기로 작정하였을 때 자기반성의 기회가 왔다.

  우연히도 최근에 나는 지역 폐수처리시설의 책임자가 하는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그는 2000년도에 일어날 수 있는 사고와 대비책에 대해 강연하였다. 단조로운 어조로 그는, 외계인이 본다면 야만적 습관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는 시스템에 대하여 설명했다. 먼저 우리는 깨끗한 마실 물에다 용변을 본다. 우리가 사는 작은 도시에는 이 배설물을 오수처리장까지 운반하는 파이프 길이가 1,280㎞가 된다. 오수는 이 처리장에서 고형분을 분리해낸 다음, 지금은 기억이 나지 않는 각종 처리를 거치게 된다. 하지만 아직도 기억하는 것은 어느 시점에서 독성물질인 염소를 투입한다는 것이다. 그러고는 염소를 제거하기 위해 또한 최선을 다한다. 이 모든 것이 끝나면 스포케인강으로 방류된다.

  이 강연회에는 케이스라는 분도 참석하고 있었는데, 그는 우리보다 강 아래쪽에 살고 있었다. 만약 폐수처리 시스템에 문제가 생긴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에 그는 큰 관심을 보였다. 폐수처리 관리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하였다. 하지만 나는 만약 폐수처리에 문제가 생긴다면 케이스 씨는 수세식 변기에서 씻어내린 물을 마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나는 케이스 씨를 좋아한다. 그래서 우리는 톱밥변기를 계속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우리 남편은 손에 삽을 들고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한 열렬한 유기농 애호가이다. 그는 이미 새 인분퇴비를 몹시 고대하고 있다. 어쩌면 이웃사람의 인분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기대마저 하고 있다. 나는 우리 아이들이 다 자라서 집을 떠난 것이 고마울 뿐이다. 그 아이들이 있었다면 분명 그냥 있지 않을 테니까."

 ― 워싱턴에서 쥬디 레돈 (허락을 받아서 초록을 실었음)


... 기이하게도, 우리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을 때까지 우리와 함께할 뿐 아니라 모든 사람이 하루도 빠짐없이 배설하고 있는 인분에 대해서는 끈덕지게 외면해 왔다. 우리가 이처럼 인분의 재순환 문제에 대해서 마치 모래 속에 얼굴을 파묻고 모른 체하려는 타조 같은 태도를 취하는 이유는, 똥이라는 말조차 입에 담기를 싫어하는 사회정서 때문이다. 그것은 사회적 금기로서 화제로 삼을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머지않아 우리는 그 문제를 골똘히 다루지 않을 수 없는 시점에 다다르게 될 것이다. 자연계에는 폐기물이란 없다. 그것은 다만 사람들의 이해 부족으로 만들어낸 잘못된 개념일 뿐이다. 잘못된 개념을 없애기 위한 비밀의 열쇠는 우리 인간이 찾아야 한다. 자연은 수천년 전부터 그 열쇠를 인간에게 전달할 준비가 되어 있고, 그 때를 기다리고 있다. ― 조셉 젠킨스(본문 중에서)

"내가 물 주전자에 담긴 물에 오줌을 눈 다음 목마를 때 그것을 마시면 사람들은 돌았다고 말하겠지. 만약, 마실 물에다 오줌과 똥을 섞어 넣는 비싼 기술을 개발하고 그 물을 다시 마실 수 있는 물로 정화할 수 있는 더 비싼(그러나 확실히 믿을 수는 없는) 기술을 발명해낸다면 더욱 미쳤다고 할 것이다. 정신과 의사는 틀림없이 왜 애당초 마실 수 있는 물을 엉망으로 만들고 야단인가 하고 물을 것이다." ― 웬덴 베리

"우리는 '겸양의 수녀'입니다. 겸손(humble)이라는 말과 퇴비(humus)라는 말은 다같이 대지를 뜻하는 어원에서 나왔으며, 인간(human)이라는 낱말도 같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겸손을 서약한 우리들로서는 대지와 더불어 일하고자 퇴비를 만들고 있습니다." ―'겸양의 수녀회' 수녀

"퇴비화 작업에서 느끼는 매력 가운데 하나는 예술적 요소를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좋은 퇴비를 만드는 데에는 포도주 발효에 맞먹는 지식과 기술이 필요한 것이다." ― 로저 호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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