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핸드북   송기호 지음, 녹색평론사 2007

  

한미FTA 핸드북

공무원을 위한 한미FTA 협정문 해설

 

  한미FTA 협정문 공개 이후 최초의 해설서

  다음 중에서 한미FTA 협정문 24개 장, 1,171페이지의 영어본을 꼭 읽어야 할 사람을 고른다면? 1. 기자 2. 공무원 3. 기업인 4. 주부. 『한미FTA 핸드북』이 내어놓은 답은 2번 공무원이다. 만일 한미FTA가 발효되면, 공무원의 업무가 국제중재에 회부되어 외국인에 의해 판정받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외국인이 알아들을 수 있는 영어로 된 협정문을 보아야 한다.

  이 책의 부제인 ‘공무원을 위한 한미FTA 협정문 해설’이 말하듯이, 이 책은 낯선 영미법 법률용어들의 진열장인 협정문의 조항 하나하나를 해설한다. 이 책의 주제는 ‘한미FTA의 언어들’이다. 책의 부록에는 아예 한미FTA 11장, 투자자 조항의 영어본이 실려 있다. 그리고 미국-호주FTA, 미국-싱가포르FTA, 세계무역기구(WTO) 등 다른 협정문의 조항들과 비교하여 한미FTA의 낱말이 갖는 특징을 파낸다.

 

  이 쉽지 않을 작업을 해낸 저자 송기호 변호사는 《WTO시대의 농업통상법》, 《한미FTA의 마지노선》을 쓴 통상법 전문가이다. 무역위원회의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조사 거부가 사법심사의 대상이라는 최초의 판례, 통상협상에 관한 정보는 III급 비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첫 판례를 받아내는 등 한국 통상법에서 굵직굵직한 발자취를 남기고 있다.

  그런데 한미FTA 협정문의 조항을 일일이 읽다 보면, 공무원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협정문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지 못하는 모습을 알아차리게 된다. 이 책의 해석에 의하면 다음 네 가지는 모두 맞는 말이다. 사모펀드의 적대적 M&A에 노출된 한국 기업의 경영권을 보호하려는 노력도 국제중재에 회부된다. 한국 기업도 미국인 투자자를 통해서 한국 정부를 국제중재에 회부할 수 있다. 개성공단이 한미FTA 적용을 받으려면 협정 발효 후에 미국 의회의 별도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의 학교급식조례도 투자자 국제중재 회부 대상이 된다. 모두 해당 조항을 일일이 분석한 후에 내린 결론이다.

 

  재협상이니 추가협상이니 알 듯 모를 듯한 한미FTA를 어떻게 하잔 말일까? 이 책은 정면대응의 길을 권한다. 한미FTA에는 시행착오를 허용하지 않는 장치가 있다. 돌이킬 수 없는 체제이다. 그러므로 아직 비준되지 않은 지금, 그러니까 법률용어로 국제법적 구속력이 발생하기 전의 단계인 지금, 찬반 중 어느 하나를 확실하게 택하는 수밖에 없다. 찬성과 반대의 길밖에 없다.

 

  이 책의 선택 기준은? IMF사태 이후 10년이 판단기준이다. 이 기간은 한국사회에서 개인의 욕망이 일체의 사회적 가치를 압도한 시대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그 욕망의 폭발과 충돌은 중산층의 좌절과 불안의 다른 얼굴일 뿐이다. 한국의 가장 큰 시중은행의 주식 85%를 소유할 만큼 국제금융자본이 웅비하는 동안, 저투자의 사회는 양극화되었다. 한미FTA는 IMF 후 10년간을 ‘법적으로 완성’하는 것이다. 그 상징이 바로 한 사회 구성원의 합의로 형성된 규제에 대해, 일개 개인인 투자자가 이를 국제중재에 회부할 권리를 갖도록 하는 제도이다. 

 

  이 책의 저자는 처음부터 한미FTA를 반대하지는 않았다. 그는 오랫동안 그 ‘성공 조건’에 천착했다. 반덤핑 장벽과 전문직 비자쿼터, 법률시장의 조속한 전면개방 등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제 한미FTA 협정문이 지난 5월 25일 공개된 이후, 이렇게 권한다. IMF 후 10년을 바라보는 각자의 시각에 충실해서 한미FTA에 대한 찬반 입장을 결정하라고. 지금 바로.


 

이 책이 해설한 한미FTA 협정문은 외교통상부가 2007년 5월 25일에 공개한 영문본으로서, 국회의 비준동의 절차를 완료하지 않은 상태의 것입니다.

이 책은 국가의 공공정책을 현장에서 운용하는 공무원들이 알아야 할 것으로서, 한미FTA 공개본의 내용이 국제법 및 국내법적으로 어떠한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공무원의 행정 업무 전반이 어떻게 국제중재 회부의 대상이 되며, 어떠한 법적 의무가 공무원에게 부과되는지, 그리고 이러한 새로운 질서가 과연 수용할 가치가 있는 것인지에 대하여 한미FTA 11장을 중심으로 해설하였습니다.

또한 한미FTA 공개본의 내용을 이해하고자 하는 독자들을 위하여, 한미FTA 24개 장의 광범위한 조항 분석을 통해서 한미FTA가 개방과 통합의 균형이라는 관점에서 다른 FTA 혹은 투자협정(BIT)과 비교할 때, 어떠한 특징이 있는지를 설명하였습니다.

한미FTA 협정문은 충분히 두껍습니다. 그 안에는 투자자에게 국가를 국제중재에 회부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국제중재에서 한국 헌법의 적용을 배제하며, 한국이 중재 판정 결과를 이행하도록 하는 무역보복 등의 겹겹의 장치가 촘촘하게 들어 있습니다. 그러니, 공무원 여러분은 투자자에게 대한민국 헌법과 법령집을 들이대겠다는 생각은 이제 단념하십시오. 대신 한미FTA 협정문 11장대로 대우하십시오. 헌법과 법령집은 손에서 내려놓으십시오.

한국사회에서 IMF사태의 정신적 충격은 매우 강력한 것이었습니다. 그날 이후 10년 동안 ‘개인의 재산’이 모든 사회적 가치를 압도하는 문화가 형성됐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IMF사태 후 10년간의 결과를 법적으로 ‘제도화’하는 것이 한미FTA입니다.

본문 중에서    


  저자 소개

  송기호

  서울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호주 퀸즈랜드대학교 대학원에서 식품법과 환경법을 공부했다. 현재 수륜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이며, 농업법·식품법·국제거래 통상법 분야에서 법률자문을 하고 있다.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 발동을 위한 국내산업 피해조사 신청을 무역위원회가 거부한 처분이 사법심사의 대상이 된다는 최초의 판례를 2002년에, 통상협상에 관한 정보는 III급 비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첫 판례를 2006년에 받아냈다. 현재 국회의 국제통상조약에 대한 비준동의권을 쟁점으로 하는, 대통령과 국회의원 사이의 최초의 헌법재판의 변론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WTO시대의 농업통상법》(2004),《한미FTA의 마지노선》(2006)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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