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폭주를 멈춰라  우석훈 지음  녹색평론사 2006

추천의 말
 

  우석훈 박사를 처음 알게된 것은 약 두해 전인 2004년 10월 ‘통상절차법제정을 위한 시민사회단체 연석회의’를 통해서였다. ‘녹색정치’를 실험하던 그는 경황이 없어 보였다. 한미 FTA가 처음으로 국내언론에 보도된 바로 뒤인지라, 그 자리에 모였던 분들 모두 감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었다. 그래서인지 실물을 짚어 내는 그의 존재감이 돋보였던 기억이 새롭다.

  그가 한미 FTA에 대한 아주 흥미로운 저술을 들고 나타났다. 4인 가족 기준 연봉 6천만원 미만 소득자에게 이민을, 그것도 아주 진지하게, 논거를 들이대며 권한다. 대담하고 신선하고 발랄하고 또 구체적이다. 한미 FTA 체결되면 적어도 인구의 절반은 한국을 떠나라! 그것만이 살 길이다. 또 동네 미장원을 한국서비스산업 최후의 보루로 설정해 내는 그 상상력과 분석력은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한미 FTA, 유쾌하게 읽어내고 옹골차게 반대하기를 원한다면 당장 읽어 보라.

  우석훈 박사의 최대 ‘경쟁력’은 그의 실무협상 경험이다. 우리 주변 어디서도 찾아보기 힘든 아주 소중한 경우이다. 그래서 그의 비판은 사회과학 서생들이 하는 비판이나 지적과 구분되는 다른 맛을 낸다. 더 맵다. 마치 협상장을 조감하는 느낌을 준다.

  한미 FTA는 ‘통상독재’의 산물이다. 극소수 신자유주의 관료들의 오만과 편견, 세상의 비밀을 혼자만이 아는 듯 설쳐대는 저 독선과 가히 일상화된 대국민 기만에 절망하는 분들에게 우 박사의 책은 한미 FTA 비판서이자 ‘반관료’ 선언으로 읽혀도 좋겠다.

  넉넉한 실물지식과 자신의 ‘관료적(?)’ 경험에서 우러나온 실무적 직관이 야무진 이론을 배경으로 해서 잘 버무려진 우 박사의 책으로 이제 한미 FTA 물신주의자들의 설 땅은 더 비좁아졌다.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말한다. “한미 FTA, 알고는 못 참는다.” 그렇다. 우 박사 도움으로 우리는 더 많이 알게 되었고, 반대싸움의 컨텐츠도 더 풍성해졌다. 이제 업그레이드된 ‘실행파일’이 나올 차례이다.

이해영 (한신대 교수, '한미 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 정책기획연구단장)  

 

 

  이 책에서 우석훈 박사는 멕시코가 나프타 체결 이후 그랬듯이, 한국경제가 한미 FTA로 인하여 ‘잠김현상’에서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다. 이럴 경우 중산층이 사라진 유일한 OECD 가입국인 멕시코의 뒤를 따르는 셈이다.

  한미 FTA는 ‘낡은 일본형’을 버리고 ‘미국형’으로 가는 것이라는,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의 용감무쌍한 선언의 뒤안길을 보는 데에도 이 책은 유용하다. 저자는 시스템 경제학을 빌어 국민경제들을 일본형, 미국형, 네덜란드형 등으로 솜씨 있게 차려본 뒤, 한국이 설사 원한다 하더라도 나프타식 한미 FTA로는 미국형 사회가 한국에 ‘배달’되지 않는 까닭을 차근차근 설명한다.

  물론 한국 경제가 어디로 가야 하는가라는 근원적 질문에 대한 독자들의 갈증은 여전히 남아 있다. 저자는 ‘생태적 고성장 전략’인 스위스형을 제안하는 데에 그치고 있다. 우 박사의 젊음과 열린 사고가 앞으로 짊어질 숙제가 남아 있는 셈이다.

  아마 한미 FTA처럼 한 사회의 운명을 좌우하는 중차대한 사안이 지금 한국사회처럼 비생산적인 방식의 논의로 일관되는 사례도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이는 생산적 논의에 필요한 ‘정보’조차 내어놓지 않는 국가의 폐쇄적 일방주의가 만든 사태이다.

  이 점에서 이 책이 시도한 세련된 논의가 채 꽃피지 못하고 사그라져 버리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하지만 한 사회의 품격은 저절로 생기지 않는다. 우리사회가 성숙해가고 열리는 과정은 동시대인인 독자들 앞에 놓인 길이기도 하다.

송기호 (변호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FTA 소위 위원)  


  우석훈

  서울에서 태어나 프랑스 파리 10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했고, 현대 환경연구원, 에너지관리공단, 국무조정실 등에서 환경관리와 기후변화협약 담당 업무를 수행했다. 수년간 기후변화협약 정부대표단의 일원으로 국제협상에 참가했고, 한국생태경제연구회의 설립에 참여한 이래 생태경제학의 기본 이론을 정리하고 생태학과 경제학을 접목시키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현재 성공회대 강사, 한국생태경제연구회 회원, 《녹색평론》편집자문위원으로 있다.
  저서로는 《아픈 아이들의 세대》, 《음식국부론》이 있으며, 〈서울신문〉, 〈한겨레〉, 《우리교육》, 《인물과사상》, 《녹색평론》 등 여러 매체에 정기적으로 기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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