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학과 평화학  토다 키요시(戶田 淸)/ 김원식 옮김  녹색평론사 2003

역자 후기
 

  환경운동에 나서게 된 1980년대 말에 나는 일본의 환경문제, 환경운동, 그리고 핵과 원자력발전소 문제를 다룬 책을 읽게 되었으며, 주위의 권유로《환경을 파괴하는 범죄자들》(아마가사 케이스케),《위험한 이야기》(히로세 타카시),《암과 전자파》(오기노 코야),《시민과학자로 살다》(다카기 진자부로),《원자력 신화로부터의 해방》(다카기 진자부로) 등의 10여권을 우리말로 번역했다. 위의 책들은, 모두 하나같이 20세기를 지배한 자본주의를, 환경을 파괴하는 궁극적 체제로 규탄하고, 이에 대한 저항을 부르짖는 내용을 담고 있다.

 

 《환경학과 평화학》도 역시 자본주의 체제를 비판한 것이다. 환경운동은 환경을 파괴한 자본주의 체제와 맞서서 싸우는, 환경정의 구현운동이다. 그러나 환경을 파괴함으로써 이른바 고도성장을 이룩한 자본주의는 환경정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환경운동을 체제의 힘으로, 곧 국가의 구조적 폭력으로써 억압하고 있으며, 그것은 지금도 여전히 세계적 규모에서 진행되고 있다. 최근, 새만금 방조제 공사중단을 위한 '삼보일배'나, 핵폐기장을 반대하는 부안군민들의 투쟁은 모두 자본에 의한 환경파괴에 맞서는 운동이다.

  미군이 기지로 사용하고 있는 지역을 내놓고 한강 이남으로 이전하는 일도, 기지의 환경오염을 그대로 놔둔 채 떠나는 것이다. 오염된 땅을 회복하는 데 수조원이 들어가야 한다고 한다. 이렇게 군대는 평화만 파괴하지 않는다. 생태계의 평화를 짓밟는 것이 바로 군대인 것이다. 자본주의 국가의 구조적 폭력이다.

 

 《환경학과 평화학》에서 우리가 배워야 하는 것은, 지금 이 땅의 '비평화'와 '환경파괴'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이다. 더구나 맨손으로 싸울 수밖에 없는 우리의 현실을 직시하면서 다시, 토다씨의 결론을 들어보자. "부시정권이 보이는 일련의 이상한 행동 때문에 비로소 탈군사화가 지구사회의 과제가 되고 있는데, 글로벌 정의, 환경정의, 탈군사화의 실현을 지향하는 일이 21세기의 중요한 과제이다."

  그의 말은 계속된다. "이 책은,《환경정의를 위하여》에 이어서, 나의 두번째 저작이다. 야기 타다시(八木正) 씨는 '아나키스트 사회학'을 제창했는데, 이 책도 국가·자본(대기업)·전문가 지배로 대표되는 '히에라르키(hierarchy)'를 의문시하고('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지배'의 문제를 고찰하고 있는, '아나키스트 평화학'(내가 만든 말)을 위한 하나의 시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노암 촘스키나 조제 보베도 아나키스트라고 하며(일본인으로서는 무카이 코(向井孝) 씨나 쓰루미 슌스케(鶴見俊輔) 씨를 들겠다), 하워드 진도 사회주의를 재구축하는 데 아나키즘에서 힌트를 얻으려고 하고 있다. 지금도, 자본주의사회인 이상, 다니엘 게렝이나 노암 촘스키가 시사하는 '아나키즘과 맑스주의의 종합'이라는 관점은 변함없이 유익할 것이다."

  다시 제5장 3절 '평화학과 환경학'의 끝부분에서 그는 "'인류의 평등, 민주주의, 비폭력(탈군사화, 탈원자력, 사형폐지 등), 심플하고 풍요로운 생활, 자연과의 공생'을 기본으로, 끈질기게 서로 상의하면서 나간다면, 전망은 결코 어둡지 않다. '심플하고 풍요로운'이라고 썼는데,《즐거운 불편》이라는 재미있는 책도 시사하는 바, 허위의 풍요로움(낭비)을 버린다면, 그것은 가능하다."

 

  나는《환경정의를 위하여》에서 지금도 배우고 있으며, 앞으로도《환경학과 평화학》은 나의 교과서가 될 것이다. 같이 배우고 더불어 행하는, 역사적 창조활동에 독자들도 동참할 것을 호소한다.

 

  이 책을 번역하는 작업에, 우선 나의 육필원고를 입력하는 데 이동근, 김소영, 조향 씨의 협조가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다듬는 작업(교정)에는 윤종호, 정유선 씨가 큰 수고를 했다. 처음하는 일이라 참으로 어려웠고 힘들었다. 이 분들에게 뭐라고 해야 할까. 적절한 말을 찾을 수 없다. 그저 감사할 뿐이다.

  끝으로 녹색평론사, 김종철 발행인, 그리고 변홍철 씨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2003년 8월 15일  
김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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