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한반도의 민족과 민중을 위해 싸우다 남북 모두로부터 배신당하고 잊혀진 채 역사에서 사라진 독립운동가 50여명에 대한, 작가 김성동의 풍부하고 엄밀한 자료에 바탕한 보고서이며, 감동적인 문학이다.

목차

머리말_ 향불 한점 공양 올리며

1부 해방의 저 언덕을 향하여
박헌영 부러져버린 인민의 고무래‘조선의 레닌’
김단야 붉은광장에 떨어진‘자갈밭에 핀 해당화’
이재유 30년대 좌익운동의 신화‘불꽃같던 경성트로이카’
이관술 땅불쑥하게 수더분한‘물장수 인민혁명가’
김삼룡 기본계급 인민대중의‘영원한 동무’
이주하 인민의 바다에 뜬‘외로운 배’
정태식 조선공산당 3대 이론가였던‘남로당 3인자’
이현상 지리큰뫼 중음신 된‘남부군 총사령’
박세영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 ‘전평 부위원장’
이승엽 공화국의 바다에 빠져 죽은‘뱃사공 아들 혁명가’

2부 우리들의 죽음을 슬퍼하지 말아라
김재봉 치타에서 온 꼬르뷰로‘조선공산당 초대 책임비서’
강달영 얼빠져 삼도천 바장이는‘갓맑은 혁명가 ’
권오설 6·10만세운동 목대잡은‘볼셰비키 혁명가’
이준태 조선의 모스크바 안동풍산 살림꾼‘ 2차조공 차석비서’
홍증식 박헌영 왼팔이었던‘공산당의 조조’
유영준 여남평등 이룩하여 평등조선 건설하자! ‘민주여성동맹 위원장’
정칠성 고통받는 여성들‘말을 알아듣는 꽃’
김명시 만주벌판 주름잡던‘백마 탄 여장군’
김복진과 허하백 멧새처럼 날아가버린‘민족의 애인’
박진홍 거세찬 혁명전사가 된‘볼셰비키 문학소녀’
김태준 아름다운 문화조선을 꿈꾸던‘문화공작대장’

3부 조선의 대중들아 들어보아라
여운형 세계사적 개인이었던‘중도통합 민주주의자’
김원봉 보난 대로 죽이리라! ‘의열단 의백’
김두봉 조국해방전쟁이라며 울먹이던‘태항산 호랑이’
무 정 백발백중 포 때리던‘조선의용군 총사령’
이동휘 시베리아벌판 말달리던‘마지막 조선무장’
최창익 빨치산파에게 밀려난 연안파‘조선독립동맹 부주석’
백남운 자주조선을 부르짖던‘맑스주의 경제학자’
김성숙 금강산에서 온 붉은승려‘봉선사 태허 스님’
최익한 《실학파와 정다산》을 쓴‘M L주의 한학자’
조봉암 사법살인으로 자리개미당한‘반노반자 진보주의자’
고준석 변두리에서 슬프고 외로웠던‘사바공산주의자’

4부 꽃잎처럼 떨어져간 예술가들
홍명희 중용지도를 꿈꾸었던 선비‘《림꺽정》작가’
조명희 넘쳐 넘쳐흘러‘돌아오지 않는 낙동강’
이기영 고향 떠나 두만강으로 간‘볼셰비키 인민작가’
한설야 황혼에서 개선하여 협동농장으로 간‘인민의 문화영웅’
이태준 물무늬처럼 아름다운 서정의‘단편소설 완성자’
조 운 드높은 하늘을 우러러 빨가장히 핀‘인민의 채송화’
박승극 친일 생채기 없는‘맑스주의 농민소설가’
이동규 썩어 없어져버린‘공화국의 발’
김순남 조선제일 천재음악가였던‘세계적 작곡가’

5부 함께 일해 함께 먹자 고루살이 세상
임 화 구만리장천 중음신 된‘네거리의 순이’
이용악 분수령에서 시들어버린 오랑캐꽃‘볼셰비키 시인’
유진오 누구를 위한 벅차는 우리의 젊음이냐? ‘인민계관시인’
이강국 8년 만에 꺾여버린‘1 0년 후 대통령’
최용달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헌법의 아버지‘맑스주의 법학자’
박문규 무상몰수·무상분배 부르짖던‘맑스주의 경제학자’
박영발 지리큰뫼 무주고혼 된‘강철 같은 싸울아비’
하준수 남녘 끝 부산까지 해방시키려던‘구구빨치 남도부’
김제술 박헌영 비선이었던‘비승비속 한산 스님’
정순덕 남조선 마지막 빨치산‘지리산 여장군’

낱말 풀이·찾아보기

추천의 말

우리 현대사의 최대 비극은 식민지=노예사회로 떨어졌다가, 해방 후 나라 세우기 과정에서 민족 최량(最良)의 인재들이 소외를 강요당하고, 끝내는 패퇴하거나 처참한 희생을 당했다는 사실이다. 이후 남북 양쪽의 역사가 파행을 면치 못하고 있는 근본 원인도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제 또다시 한반도는 전쟁이 운위되는 실로 한심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 상황이 계속되면 그 결과는 남북 모두의 공멸뿐인데도 지금 우리를 지배하고 있는 것은 지극히 근시안적인 탐욕과 어리석음이다. 이것은 결국 우리가 역사를 제대로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편견 없이 역사를 배우려는 겸허한 자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투적인 이데올로기적 인식틀을 떨쳐버리고, 뛰어나게 양심적인 인간들이 민족의 운명을 가르는 결정적인 대목에서 끝내 좌절하고, 역사의 제물이 될 수밖에 없었던 구체적인 경로와 그 의미를 정당하게 음미하는 게 중요하다. 그것은 우리 자신의 인간적인 성숙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김성동은 작가이지 역사학자는 아니다. 하지만 남다른 이력도 이력이지만, 진실을 캐고자 하는 치열한 정신이나 문헌과 자료를 찾아 읽어내는 역량에 있어서 그는 단연 독보적이다. 오랜 방황과 번민과 가난 속에서도 그는 한순간도 민족사의 비극을 잊어본 적이 없다. 그 첨예한 의식의 산물인 《현대사 아리랑》은 공식 사서(史書)에서는 볼 수 없는 내면적 언어로, 역사의 격랑 속에 몸을 던졌던 개인들의 실존적 진실을 핍진하게 드러내고 있다.
―김종철 (《녹색평론》 발행인)

저자 소개

김성동(金聖東)

1947년 충남 보령 출생. 유가(儒家)에서 한학을 공부하며 성장하였다. 해방 수 사변과 이데올로기의 상흔 속에서 방황하다가, 1965년 입산하여 지효대선사 상좌가 되었다. 1975년 〈주간종교〉 종교소설 현상공모에 단편 〈목탁조(木鐸鳥)〉가 당선되었는데, 불교계를 비방했다는 이유로 만들지 않았던 승적을 박탈당하기도 했다. 1976년 하산하였고, 1978년 한국문학신인상에 〈만다라〉가 당선되면서 문단에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후 독보적인 ‘조선 문체’로 한국 근현대사와 구도(求道)를 주제로 한 문제작들을 발표해오고 있다.

소설집 《피안의 새》, 《오막살이 집 한 채》, 《붉은 단추》 등이 있으며, 장편소설 《집》, 《길》, 《국수(國手)》, 《꿈》 그리고 산문집 《김성동 천자문》, 《미륵의 세상 꿈의 나라》, 《생명기행》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