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평론》제151호 2016년 11-12월호  인쇄용  

 

  강은 흘러야 한다

  최병성

2012년 6월 4대강사업이 준공되고 벌써 4년여의 시간이 흘렀다. 수질개선, 홍수예방, 가뭄극복 등을 내세우며 22조 원이 넘는 공사비와 유지·관리비를 포함하여 지금까지 약 30조 가까운 엄청난 예산이 들어갔다. 그런데 정말 ‘4대강 살리기’였을까? 4대강사업 이후 과연 얼마나 강이 살아났고, 어떻게 변화되었는지 4대강을 돌아보았다.

 

4급수의 늪으로 전락한 4대강

강에 발을 담가보았다. 한 발 내디딜 때마다 뽀드득거리던 모래의 감촉이 아니다. 발이 푹푹 빠진다. 서해 바다 갯벌을 걷는 느낌이다. 한 발 한 발 강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펄이 깊어졌고, 강바닥에서 누가 잡아당기기라도 하듯 발을 떼는 것조차 어려워졌다. 펄로 변한 강에서 믿기지 않는 광경을 보게 되었다. 발을 내디딜 때마다 뽀글뽀글 물방울들이 솟아오르는 것이었다. 강바닥에 쌓인 펄에 갇혀 있던 메탄가스였다. ‘자원외교’로 수십조 원을 날려버린 이명박 전 대통령이 4대강을 가스유전으로 만든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강은 흘러야 한다. 그런데 ‘보’라 부르는 16개의 거대한 댐을 세우고 물을 가득 채워 강의 흐름을 차단했다. 흐름을 잃어버리니 강바닥엔 펄이 쌓이고 강이 죽어가기 시작한 것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명품 보’라는 명칭으로 국민을 현혹했다. 그러나 한껏 모양을 낸 ‘명품 보’라 할지라도, 물이 썩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4대강사업의 명분으로 시커먼 펄을 제시했었다. 낙동강 하굿둑에 쌓인 펄을 한 삽 퍼 언론에 공개하며, “낙동강이 이렇게 죽었으니 강을 살려야 한다”고 했다. 그러고선 22조 원을 퍼부어 4대강 전체를 펄 천지로, 늪으로 만들었다.

생태계에서는 하나의 변화가 또다른 변화로 이어진다. 모래가 사라지고 펄이 쌓이니 늪지식물이 자라기 시작하고 더러운 물에 사는 실지렁이와 붉은깔따구만이 자리 잡게 되었고, 결국 강물은 더욱 검푸르게 썩어간다. 이제 4대강은 연못과 늪에서나 볼 수 있던 식물들 차지가 되었다. 금강 강변엔 애기마름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수면 위에 떠 있는 애기마름 잎사귀에는 시커먼 벌레 알과 애벌레들이 가득 붙어 있었다. 마름 잎사귀를 먹고 살아가는 일본잎벌레다. 늪지식물이 강에 들어오니 그 식물을 먹고 사는 곤충까지 따라온 것이다. 놀랍게도 수련이 자라는 곳도 있었다. 금강의 늪지화가 얼마나 많이 진행되었는지 보여주는 증거다.

낙동강엔 금강과는 또다른 늪지식물이 번식하고 있다. 낙동강 강변을 따라 동전 모양의 잎을 지닌 식물이 거대한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잎사귀 모양이 부레옥잠을 닮은 자라풀이다. 식물도감엔 “남부 지방의 연못과 늪에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라고, 이 식물의 특징이 설명되어 있다. 더이상 ‘낙동강’이 아니고 이젠 ‘낙동늪’이 되었다는 말이다. 낙동늪을 덮고 있는 자라풀의 위용이 엄청났다. 보통 수생식물이 자라는 곳은 강변의 움푹 패인 곳으로, 물의 흐름이 적은 곳이다. 그런데 지금 낙동강엔 돌출된 지형에도 자라풀이 거대한 군락을 이루고 있다. 즉 낙동강에 물의 흐름이 거의 없다는 뜻이다. 자라풀 외에도 생이가래와 부들 등의 다양한 수생식물이 낙동늪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우리는 오늘 금빛 모래 반짝이던 ‘강’을 시커먼 펄로 채워 ‘늪’으로 만든 이명박 전 대통령의 놀라운 새 창조를 목격하고 있다.

강바닥에 쌓인 펄 상태를 살펴보기 위해 강물 속에 들어가 한 삽 퍼 올렸다. 힘겹게 한 삽 떠 올리자 악취가 진동했다. 이 시커먼 펄에도 생명이 살고 있을까? 강가에 개흙을 부어놓고 헤쳐보았다. 아, 악취 진동하는 펄에도 생명은 살고 있었다. 실지렁이와 붉은깔따구가 꿈틀거리고 있었다. 아래는 환경부가 작성한 표이다. 수질 등급별 물의 사용 용도와 지표종이 되는 서식 생물을 나타낸 것이다.
 

 

     특 징

1급수

간단한 정수과정을 통해 음료수로 바로 사용될 수 있는 깨끗한 물.

 플라니라아, 옆새우류, 강도래류, 버들치.

2급수

수돗물로 사용이 가능하고 수영을 할 수 있는 물.

선충류, 꼬리하루살이벌레, 다슬기, 소금쟁이, 장구벌레, 피라미

3급수

수돗물로 적합하지 않으며 공업용수로 사용하는 물.

거머리류, 윤충, 우렁이, 붕어, 잉어

4급수

수돗물로 사용할 수 없고, 오랫동안 접촉하면 피부병을 일으킬 수 있는 물

실지렁이류와 붉은깔따구류


그러니까 환경부 기준에 따르면, 실지렁이와 붉은깔따구가 서식하는 강은 4급수다. 중요한 것은 4급수는 수돗물로 사용해서는 안되고, 피부병을 일으킬 수 있는 오염된 물이라는 사실이다. 4대강사업 이후 한강·금강·낙동강에서 4급수 지표종인 실지렁이와 붉은깔따구가 다량 발견되고 있다. 4대강은 지금 가정에서 사용하면 절대 안되는 위험한 썩은 물이 되었다.

4대강 조사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관동대학교 박창근 교수는 4대강사업이 완공되고 5년이 된 오늘의 4대강 현실을 이렇게 설명한다.

지난 2016년 6월 9~11일, 낙동강 본포취수장·도동서원 2개 지점, 창녕함안보와 합천창녕보, 달성보 등 3개 지점의 수질과 퇴적물, 어류 등에 대해 조사 결과, 수질은 악화되어 강물 속 심층수에는 산소가 없거나 고갈되고, 강바닥은 준설했지만 다시 퇴적되고 있으며, 물고기 산란처가 사라져 물고기도 살기 어려운 강이 되었다. 깊은 수심인 함안보(11m), 합천보(11m), 달성보(9m)를 중심으로 평가하면, 수질환경기준상 BOD(생화학적산소요구량)는 함안보·합천보 3등급(보통), 달성보 5등급(나쁨)을 나타내고, COD(화학적산소요구량)는 합천보 4등급, 함안보·달성보 5등급을 나타냈으며, 총인 농도는 함안보 5등급, 합천보 4등급, 달성보 2등급(좋음)을 나타냈다. 4대강사업 이후 강의 수심이 깊어지고 체류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수질이 악화되고 있는데, 합천보의 경우 8~11m 구간의 심층수에는 용존산소가 고갈되어 있음을 확인했고, 함안보의 경우도 수심 10m에서 용존산소가 없음을 나타냈다.…낙동강 유역의 물을 식수로 사용하는 1,300만 명 국민의 안전이 우려된다.

특히 박 교수는 “4대강사업 이전엔 모래층이었으나, 4대강사업 후 유기물 침전량이 증대하며 펄이 되었고 이로 인해 펄층 바로 위 산소 고갈과 지하수 유입량 감소 등이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는데, 여기서 ‘지하수 유입량 감소가 진행 중’이라는 말이 특별하다. 강에 물이 가득한데 지하수 고갈이 진행 중이라니? 강에서 퍼 올린 펄을 살펴보니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방금 강물 속에서 퍼 올린 펄인데, 펄 속엔 수분이 전혀 없었다. 미세한 펄 속으로 물이 스며들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계속해서 4대강의 수문을 열지 않아 펄이 더 두껍게 쌓이면, 강바닥으로 물이 스며들지 못해 결국 주변 지역에서 지하수 고갈이 발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앞으로 4대강사업이 가져올 재앙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창궐하는 녹조는 예상되었던 것

‘녹조라떼’, 신조어가 등장했다. 강 수면이 마치 건물 옥상에 방수페인트를 칠해놓은 것처럼 보인다. 4대강사업 이전에는 하굿둑으로 막힌 부산 낙동강 하구에서만 가끔 녹조를 만날 수 있었다. 그러나 16개의 댐을 세워 강이 흐름을 잃어버리니 강의 하류와 상류의 구분이 없어졌고, 강 상류에까지 녹조가 가득한 죽음의 강이 된 것이다.

지난 2015년 12월 28일, 국회에서 박창근 교수와 일본 신슈(信州)대학교 박호동 교수 등은 ‘4대강 녹조 한·일 공동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2015년 8월 27~29일 사이 녹조가 발생한 4대강 수역에서 채취한 하천수를 분석한 결과, 낙동강의 경우 마이크로시스틴1) 농도가 조사 지점에 따라 최대 400ppb(10억분의 1을 나타냄, 1ppm의 1,000분의 1), 영산강은 200ppb, 금강 300ppb, 한강 50~400ppb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치는 1ppb로서, 4대강의 수질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녹조가 심각해도 고도정수처리를 하면 먹는 물에 이상이 없다고 주장하는 한국정부에 대해, 녹조 전문가 박호동 교수는 “남조류 독성은 정수장에서 활성탄을 이용한 고도정수처리로 99%가 제거되지만, 세계 어느 나라도 녹조류의 독을 100% 제거하지 못한다. 고도정수 처리라 할지라도 미세조류인 남조류 세포가 정수된 물에 존재하기 때문”이라며 “99% 제거한 정수라도 녹조 독의 농도가 WHO의 음료수 기준치를 넘을 때는 음료수로 쓰기 부적절하고, 한국의 4대강 녹조는 1%만 남더라도 WHO 기준치를 초과한다”고 반박하며, 녹조 가득한 강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최근 진행된 환경부 국정감사를 비롯하여 언론마다 4대강 녹조의 위험성이 자주 보도되고 있다. 그런데 4대강의 녹조와 그 위험성은 전혀 예기할 수 없었던 일일까? 아니다. 강에 댐을 세워 물이 흐르지 못하면 녹조가 생기고 식수가 위험해진다는 것은 과학 이전의 기본적인 상식이다. 그러나 당시 언론은 4대강사업의 진실을 외면하거나 침묵하고, 심지어 4대강사업의 효과를 부풀려 선전하며 ‘대국민 사기극’의 공범으로서 큰 역할을 담당했다. 만약 언론이 4대강사업의 진실을 제대로 보도했다면, 이명박 정부는 결코 4대강사업을 강행할 수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친일과 내용만 다를 뿐, 나라를 팔아먹은 역사가 4대강사업에서 그대로 반복된 것이다. 

4대강사업으로 강의 흐름이 느려지면 수질이 악화된다는 것은 이미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한 바 있다. 수질 전문가인 부산가톨릭대 김좌관 교수는 2009년 7월, 4대강사업으로 낙동강에 보를 쌓으면 강물 유속이 10배 느려져 수질이 악화될 것이라는 분석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김 교수는 강물의 체류기간이 4일 정도 되면 녹조가 번성하기 시작하는데, 보를 쌓을 경우 각 보에서 녹조류가 머무는 기간이 11~39일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었다. 김 교수는 정부가 오염원 차단을 통해 수질을 개선하겠다고 주장하지만, 오염원을 관리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수질 악화는 불가피하다고 강조했고, 오늘 우리가 그 현실을 보고 있는 것이다.

4대강사업 초기(2010년 3월)에 필자는 《강은 살아 있다》(황소걸음, 2010)에서 녹조와 그 위험에 대해 다음과 같이 경고했다.

보 건설로 강의 흐름이 정체되면 녹조류가 번성합니다. 녹조류 중 남조류는 물의 흐름이 정체되어 부영양화하면 짧은 시간에 대량 번식합니다. 남조류는 일종의 세균으로 세포분열이 왕성한데, 남조류의 한 종류인 마이크로시스티스는 세포 한 개가 1주 후에 1,000여 개, 2주 후에는 120만여 개로 엄청나게 불어납니다. 강물을 식수로 만들 때 염소 소독을 하는데, 이때 남조류가 발암물질을 만들 가능성이 높고, 물맛과 냄새를 나쁘게 만들기도 합니다. 특히 마이크로시스티스, 아나배나, 아파니조메논 등은 간독소와 신경 독소를 만들어 다른 생명체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칩니다. 이 중 마이크로시스티스는 사람에게 간 질환과 간암을 유발하고, 가축이나 철새들에게는 간에서 인의 대사를 저해하여 모세혈관을 파괴함으로써 간이 부풀어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합니다.

필자는 환경이 아니라 신학을 전공한 목사다. 강을 막으면 녹조가 발생하고 위험해진다는 것은 비전공자인 목사도 알 수 있을 만큼, 과학이 아니라 기본적인 상식인 것이다. 지금 현실이 된 녹조의 위험성을 밝히는 박창근·김호동 교수 등의 힘겨운 수고는 새로운 사실을 밝혀낸 게 아니라, 기본상식을 외면한 정부와 무책임한 언론에게 과학적인 조사로서 그들의 잘못을 확인시켜주는 것이다.

 

녹조를 제거하는 단 한 가지 방법

4대강의 녹조를 해결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수문을 열어 강물이 흐르면 녹조는 사라지고 물이 맑아진다. 그러나 수문을 연다는 것은 4대강사업의 실패를 인정하는 것이기에, 정부는 수문 개방 대신 온갖 눈물겨운 꼼수를 쓰고 있다.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녹조제거제를 강에 살포한다. 금강 백제보 창고에 녹조제거제가 가득 쌓여 있었다. 그러나 녹조류 제거를 위해 사용하는 약품은 폴리염화알루미늄 성분의 응집제로서 수면에 떠 있는 녹조를 강바닥으로 가라앉히는 것이다. 녹조를 근원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일시적으로 국민의 눈에 띄지 않게 하는 눈속임용에 불과하다. 한편 녹조제거제엔 위험이 수반된다. 강바닥에 가라앉았던 녹조제거제는 온도 변화가 발생하는 초겨울이면 강 수면으로 떠오르며 물고기 떼죽음의 원인이 된다. 또다른 문제도 있다. 지난 9월 24일,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은 금강 백제보 근처에서 채취한 녹조에서 WHO가 1급 발암물질로 규정한 비소가 환경부 하천 기준 상한선(0.05ppm)의 2배가 넘는 0.11ppm 검출됐다고 밝혔다. 황 의원은 백제보 설치로 유속이 느려져 중금속이 쌓였는지, 녹조 제거를 위해 사용된 응집제 성분이 강에 남은 것인지 그 원인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녹조 제거의 또다른 방법은 정부가 수억 원을 들여 구입한 녹조제거선으로 강에 가득한 녹조를 걷어내는 것이다. 금강 부여보 강변 풀밭에 커다란 플라스틱 통들이 놓여 있었다. 뚜껑을 여니 녹조제거선이 강에서 걷어낸 녹조를 담은 마대자루가 쌓여 있었고, 썩어가는 녹조를 먹고 꿈틀거리는 구더기가 가득했다.

또다른 녹조 해결책으로 물레방아처럼 돌아가는 수차가 4대강 곳곳 물고기 양식장에 설치되어 있었다. 서글픈 코미디였다. 거대한 녹색 호수로 변한 4대강에 수차 몇 개를 돌린다고 썩은 물이 맑아질 거라고 정말 생각한 것일까? ‘한반도 대운하’에 배가 다니며 스크루가 돌아가면 물이 맑아진다던 ‘스크루 박’ 박석순 교수의 주장을 떠올리게 하는 기막힌 광경이었다.

최근 차바 태풍이 낙동강 유역에 비를 뿌리고 지나갔다. 태풍 덕에 수문을 열어 물을 방류함으로써 수면 위에 초록으로 빛나던 녹조가 조금 개선되긴 했다. 그래 봤자 낙동강의 물은 여전히 검푸른 ‘녹조라떼’였다. 수문을 완전히 열어 강물이 흐르게 하지 않는 한 어떤 방법도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정수비용의 증가와 독성 물질의 잔류

‘녹조라떼’는 온갖 차원의 문제를 수반한다. 녹조를 해결하기 위해 응집제를 더 많이 투입해야 하고, 그에 따라 수돗물 안전이 위협받음은 물론이요, 정수비용 역시 증가된다. 그런데 식수만이 아니라 공업용수의 정수비용도 증가되어 기업들도 곤란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울산매일〉(2016년 8월 18일자 사설)이 상세히 보도했다. 

특히 최근에는 계속된 가뭄과 폭염으로 발생한 녹조류 때문에 정수처리에 더욱 심각한 경영압박을 받고 있다.…공단업체들은 이 공업용수를 공장 내 정수장에서 필요에 따라 정수나 순수(순수한 물)로 재처리해 공정수, 보일러수, 냉각수, 음용수 등으로 사용하고 있다. 정수장이 별도로 없는 울산의 18개 석유화학기업은 한주로부터 부유물질과 녹조류 등을 1차 정수한 물을 구입해 사용한다.

그런데 지난주부터 녹조류가 대량으로 섞인 원수를 공급받게 되면서 응집제와 염소 등 소독제 사용량과 인건비 등이 크게 상승하고 있다. 울산석유화학공단에 정수처리한 공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는 ‘한주’는 응집제 사용량을 평소보다 20% 이상 늘렸다. 녹조류 등 부유물질을 서로 뭉치게 한 다음 바닥에 가라앉혀 제거하는 데 응집제가 이용되고 있다.

또 바닥에 가라앉은 부유물질 덩어리가 필터를 막지 않도록 물을 역류시켜 방출하는 횟수도 크게 증가했다는 것이 한주 측의 설명이다. 더욱이 보일러수 이용이 많은 정유와 석유화학업체들은 녹조류로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순수에 가깝게 정수해 이용하는 보일러수에 녹조류 등 이물질이 섞이면 고압으로 배관을 통과할 때 파손 등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4대강 녹조로 인한 재앙은 그것으로 전부가 아니다. 강의 녹조를 먹는 철새들과 다른 생명체들을 위협하고, 녹조 물을 농업용수로 사용하는 농사 역시 위협받는다. 일본 신슈대 박호동 교수는 “녹조가 발생하면 농업용수의 수질이 악화되는데, 녹조의 독소가 농작물 성장에 피해를 주어 잎사귀 탈색, 뿌리성장 저하, 씨앗의 발아 저하 등이 생겨난 사례도 있다. 특히 녹조를 함유한 물로 키운 농작물에 미량의 독소가 축적된다는 보고가 있다”며, 녹조 물을 농업용수로 사용하는 위험에 대해 설명했다. 더러운 물을 농업용수로 사용하면 벼의 수확량이 줄어든다는 것은 이미 국내 논문들에서 밝혀진 바 있다.

 

거대한 무덤이 된 4대강

낙동강을 따라 달리다 보면 초록 물 속에 고사된 버드나무들이 가득한 처참한 광경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4대강사업으로 보에 물을 채워 수위가 상승되자 강변 나무들이 그 자리에서 익사한 것이다. 불어난 물에 그대로 빠져 죽어간 나무들의 비명이 들려오는 것만 같아 고통스럽고, 나무들에게 미안했다. 이전엔 큰비가 내리면 불어난 물의 유속을 떨어트려 홍수를 막아주고, 강물을 정화시켜주고, 물고기의 산란처가 되며 아름다운 강변 풍광을 만들어주던 나무들이다.

4대강사업을 진행하면서 강변에 자리한 나무들은 베어내거나 수장시키고, 대신 강변에 높게 쌓아올린 모래두둑에 벚나무, 메타세쿼이아, 단풍나무, 은행나무 등을 심고 ‘생태공원’이라고 명했다. 그러나 모래밭 토양에 맞지 않는 수종들이기에 병들거나 고사된 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는 것이 오늘의 ‘생태공원’의 현장이다. 2011년 식목일, 이명박 전 대통령은 한강변에 나무를 심으며 “4대강사업으로 천지가 개벽했다”고 했고, 김황식 전 국무총리 역시 “4대강 유역에 조성되는 희망의 숲은 후손에게 큰 축복이 될 것”이라며 “더욱 진일보한 치산치수 모델”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 희망의 숲은 준공 5년 만에 죽어가는 나무들과 잡초로 가득한 절망의 늪이 되었다.

충북 옥천군은 이용객 없는 강변 공원의 풀을 깎는 데 대전지방국토관리청에서 지원받는 유지·관리비 7,600만원 중 5,800만원을 썼다. 또 영동군은 찾는 사람 없는 금강변 수변 공원 유지·관리비로 6억 5,000만원을 지원받아 절반이 넘는 3억 6,000만원을 풀 깎고 나무 베어내는 정비공사에 사용했다. 4대강을 따라 조성된 거대한 잡초밭이 혈세 먹는 하마가 된 것이다.

강변의 거대한 잡초밭은 4대강사업 이전엔 농부들이 농사를 짓던 곳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농사가 수질 악화의 주범이라고 하면서 농부들을 쫓아냈다. 그러나 강변 농사가 모두 사라진 오늘, 4대강사업 이전보다 수질은 더욱 악화되었다. 수질 악화의 주범은 강변 농사가 아니라, 강에 댐을 세워 물이 흐르지 못하게 한 이명박 전 대통령과, 대학교수의 명함을 걸고 전문가 흉내 내던 지식장사꾼들과, 날치기로 예산을 통과시킨 새누리당 의원들이다.

강변에 끝없이 펼쳐진 잡초밭을 보노라면, 4대강사업 이전의 그림처럼 아름답던 4대강의 풍광이 눈물겹게 그립고, 강변에서 쫓겨난 농부들의 절규가 들려오는 것만 같아 마음 아프다.

2009년에 이명박 전 대통령은 4대강은 오염되어 물고기가 살지 않는 강이라고 하면서, 물고기가 죽은 사진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그것은 4대강이 아니라 미국 두와미시강의 죽은 물고기 사진이었다. 두와미시강 물고기들처럼, 4대강사업 이후 수많은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다. 청계천에 살포한 33만 마리가 넘는 다슬기가 한 마리도 살아남지 못할 것을 미리 알고 다슬기 기념비를 청계광장에 세운 것처럼, 4대강사업으로 수많은 물고기가 떼죽음 당할 것을 미리 알고 죽은 물고기 사진을 보여주었던 것일까? 이명박 전 대통령의 거꾸로 실현되는 예지력이 놀라울 뿐이다.

4대강사업에 관한 예지력이라면 나도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뒤지지 않는다. 칠곡―왜관철교가 4대강사업 준설로 무너진다고, 붕괴 2년 전에 정확히 예언했으며 수질 악화와 실지렁이 등장까지 4대강사업 이후의 변화를 모두 맞추었다. 그러나 내가 예견하지 못한 한 가지가 있었다. 큰빗이끼벌레의 출현이다. 솔직히 4대강에서 큰빗이끼벌레를 만나기 전까지는 그의 존재 자체도 몰랐다. 4대강사업 이후 큰빗이끼벌레라는 괴물체가 호수로 전락한 강을 차지했고, 무려 3m에 이르는 거대한 개체가 등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수질이 나빠진 올해는 큰빗이끼벌레의 출현이 줄어들었고, 작년처럼 커다란 개체를 찾기 어려워졌다. 이제 큰빗이끼벌레조차 살기 어려운 환경― 죽음의 강이 된 것이다.

 

모래는 유실되고, 지반은 무너지고

예수는 〈마태복음〉 7장 27~28절에 “그 집을 모래 위에 지은 어리석은 사람 같으리니 비가 내리고 창수가 나고 바람이 불어 그 집에 부딪치매 무너져 그 무너짐이 심하니라”고, 이미 2,000년 전에 모래 위에 건설된 4대강 16개 보의 미래를 예언했다. 한강의 팔당댐과 화천댐 등 모든 댐은 암반 위에 건설되어 있다. 그래야 안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4대강공사가 한창이던 때 필자가 수없이 현장을 조사했지만, 암반은 보이지 않고 온통 모래뿐이었다. 모래 위에 세운 4대강 16개 댐은 과연 안전할까?

2016년 9월 26일, JTBC방송은 “한국시설안전공단은 지난 1월 수자원공사 의뢰로 경북 구미시 낙동강 상류에 설치된 구미보를 점검한 결과, 보 아래 설치된 물받이공 아래에서 최대 깊이 30cm에 넓이는 500여m2 크기의 거대한 빈 공간을 발견했다. 국무조정실 산하 4대강 조사평가위원회는 이미 2014년 6개 보 아래서 물이 샌다고 밝힌 바도 있다”며 4대강 보가 안전하지 않음을 보도했다.

물에 잠겨 있어 육안으로 보이지 않으나, 모래 위에 세운 거대한 보가 결코 안전하지 않음이 사실로 밝혀진 것이다. 지금 당장은 무너지지 않을지라도 지금처럼 모래가 계속 유실되어 균열이 지속된다면, 4대강 댐의 안전은 누구도 장담하지 못할 것이다. 물을 가두어 수질 악화만 불러오는 쓸모없는 4대강 16개 보는 철거만이 정답이다. 비가 오면 무너짐이 심할 것이라던 예수의 말씀이 현실이 되기 전에 말이다.

누렇게 익어가는 벼가 하천으로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4대강사업 이후 심각한 역행침식2)으로 지천변의 농경지들이 무너지는 중이다. 금강 백제보 하류 1km 지점인 충남 청양군 지천의 농경지였다. 4대강사업 완공 직후부터 농경지가 하천변으로 무너져 내려 강변에 있던 전신주와 하우스를 옮겼다. 그러나 올해도 계속해서 역행침식이 진행되면서 힘들게 농사지어 누렇게 익은 벼가 논두렁과 함께 무너져 내리는 중이다.

4대강사업이 4대강과 연결된 지천들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보의 상류에 위치한 지천들은 수위가 상승해 물이 빠지지 않아 수질은 악화되고, 비가 오면 범람해 홍수위험에 시달리고 있다. 보의 하류에 위치한 지천들은 수위가 낮아져 모래가 유실되어 하천 제방이 무너지고, 주변 농경지 유실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4대강사업 이후 강변에 모래가 다시 퇴적되면서 예전의 낙동강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현장이 두 곳 있다. 구미보 아래 감천과 합천보 아래 황강이다. 낙동강의 지천인 감천의 역행침식은 특히 심각하다. 감천으로부터 쓸려 내려온 모래가 낙동강의 중간 지점까지 차지할 정도다. 그러나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할까. 그 떠내려온 모래가 4대강 준설로 사라진 철새 도래지 해평습지 역할을 대신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겨울과 봄에 러시아와 일본을 오가는 흑두루미들이 이 낙동강 한가운데에 쌓인 모래사장에서 쉬어 가고 있지만, 4대강사업 이전보다 개체수는 현저히 줄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4대강사업이 끝나는 2011년이면 우리 강이 철새들의 낙원이 된다고 주장했는데, 반대로 4대강에 살던 철새들마저 다 떠났다.

 

혈세 잡아먹는 준설토, 사고를 부르는 자전거도로

한강변을 따라 경주의 왕릉이 옮겨온 듯한 거대한 봉분들이 줄지어 서 있다. 한강에서 퍼낸 모래와 자갈을 수십 미터 높이로 쌓아놓은 지 벌써 5년이다. 바람에 날아온 풀과 나무가 자라나며 자연스러운 동산이 되었다. 그러나 겨울과 봄엔 모래먼지가 되어 지역주민들이 창을 열 수도 없고, 여름에는 쓸려온 토사가 배수로를 막아 마을과 농경지에 피해를 입히고 있다.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여주시는 한강에서 퍼 올린 전체 준설토 3,500만m3(15t 덤프트럭 233만 대분, 남산 크기의 절반 정도)를 2012~2017년 6년 동안 매년 580만m3를 판매하여 총 1,899억 원의 순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준설토 판매량은 연간 평균 100m3에 불과했고, 현재 쌓여 있는 준설토를 다 처리하려면 앞으로 16년이 지난 2031년이 되어야 한다고 경기도 감사 결과 밝혀졌다.

문제는 예산이다. 준설토를 쌓아놓은 곳은 농경지를 임차해 만든 야적장으로서 임차료와 영농보상비로 지금까지 지급된 비용이 약 400억 원에 이른다. 결국 모래를 팔아도 큰 수익이 없다는 것이다. 한 가지 문제가 더 남아 있다. 준설토를 다 처리한 후 농지 원상 복구를 해줘야 하는데, 그 비용이 150억~200억 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또 농토 주인이 농지전용허가가 종료되는 2017년 후 준설토의 이전을 요구할 경우, 운반비로 1,560억 원이 추가 소요될 것으로 밝혀졌다.

모래는 가득 쌓여 있고 처리할 방법이 없자, 여주시는 국내 최초의 모래 썰매장이라는 관광상품을 만들었다. ‘준설토 적치장을 이용한 관광자원 조성사업’ 명목으로 2억 5,000만원의 예산을 승인받아, 길이 55m, 폭 15m의 슬로프와 이동식 화장실과 몽골텐트 등 부대시설을 설치하는 데 총 1억 7,300여 만원의 사업비가 투입되었다. 그러나 눈처럼 잘 미끄러지지 않고, 먼지가 많은 모래썰매장에 손님이 찾아올 리 만무하다. 결국 예산만 날린 채 폐장되었다. 여주시는 5,000만 년 만에 찾아온 발전의 기회라며 4대강사업을 찬양했지만, 결국 재앙의 부메랑을 맞은 것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준설토를 팔아 ‘한반도 대운하’ 공사비의 60%를 충당하고 나머지는 민자를 유치하여, 국민세금은 한 푼도 사용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나 4대강사업비 22조 원 중, 한국수자원공사에서 빌린 8조 원에 대한 연간 이자 3,400억원이 매년 국민 혈세로 지출되고 있다. 죽음의 늪이 된 4대강에 퍼붓는 유지·관리비와 이자를 포함, 약 30조 원이 지금까지 4대강에 투입되었다. 준설토를 팔아 그 돈으로 공사를 한다던 주장 역시 사기극이었던 것이다.

4대강사업 중에 그래도 자전거도로 한 가지만은 좋다는 사람들을 종종 만나곤 한다. 좁은 국토에서 강변 따라 시원하게 달릴 곳이 있으니 좋다는 것이다. 강변의 잡초밭 사이로 펼쳐진 자전거도로가 낭만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자전거도로가 사람 잡는 살인 도로임이 금방 밝혀진다.

강변과 나란히 나 있는 자전거도로는 어느 순간 뚝 끊기며, 차량이 분주한 자동차 도로로 튀어나가기도 한다. 낙동강 가장 아래에 위치한 함안보에서 본포교로 가는 길, 억새밭 사이를 달리던 자전거도로는 자동차 도로를 따라서 산언덕을 넘어가게 된다. 그러나 절벽인 산간 도로에 자전거도로를 새로 닦는 것은 불가능한 일. 그래서 자동차 도로 곁 좁은 배수로에 하늘색 페인트를 칠하고 자전거도로라고 부르고 있다. 굽이도는 좁은 산간 도로에는 배수로 공간도 없어서 그냥 자동차 도로에 파란색 페인트만 칠해놓은 곳도 있었다. 강변의 여유로운 자전거도로를 생각하고 나온 사람들이 사고를 당하기 딱 좋은 곳이다. 그 결과 4대강 자전거도로에서 사고를 당해서 이빨이 부러지거나 팔과 다리를 다치는 사람들이 속출하고 있다.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 분석 자료에 따르면, 자전거 사고 발생 건수가 2011년 1만 2,121건에서 2015년 1만 7,366건으로, 최근 5년 사이에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 5년간 자전거 사고로 1,405명이 사망, 6만 7,657명이 부상당할 만큼, 자전거 사고와 사망이 늘고 있다. 그 결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자전거 사고 사망률 1위라는 또하나의 불명예를 얻었다.

자전거 사고가 급속히 증가한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자전거란 도심 내 근거리 이동수단이지 장거리 여행수단이 아니다. 그런데 이명박 전 대통령이 4대강 자전거도로라는 미명하에 도심 안 자전거도로 환경은 개선하지 않고 자전거 붐을 일으킴으로써 국민들을 위험으로 몰아넣은 것이다. 4대강 자전거도로 역시 국민을 기만하는 사기극의 하나였던 것이다. 

 

끝없는 토목공사 야욕

지난 10월 1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환경부 국정감사 중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대구 달서구)은 “환경부의 정수 수질검사 결과(2011~2015), 낙동강은 …발암물질로 알려진 1,4―다이옥산의 농도(0.00068mg/ℓ)가 한강(0.00006mg/ℓ)에 비해 11.3배 높고, 소독제 및 소독부산물 항목 중 발암물질로 알려진 포름알데히드의 농도가 한강에 비해 19.8배, 금강에 비해 31.1배나 높고, 총트리할로메탄3) 농도도 한강과 금강보다 높아 영남권 주민들이 발암물질에 더 많이 노출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수질기준 이하라 문제가 없다고만 할 것이 아니라, 낙동강 수질에 대한 불안감이 사라질 수 있도록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질책했다.

조원진 의원 발언에 틀린 것은 없다. 그러나 조 의원이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을까? 4대강사업이 시작하던 2009년 환경부 국정감사에 필자는 참고인으로 출석하여 의원들에게 낙동강 하굿둑과 녹조 사진을 보여주며, 4대강사업으로 수질이 악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조원진 의원과 새누리당 의원들이 4대강사업을 주장하면서 하던 발언들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특히 조원진 의원은 “보를 설치한다고 반드시 수질이 나빠지는 것은 아니다. 4대강사업을 하지 않으면 경북·경남 주민들은 수질 때문에 물을 먹을 수 없다”고 해온 대표적인 4대강 찬성론자였다. 4대강 예산 통과를 온몸으로 막으려던 야당 의원들을 끌어 내리고, 날치기로 통과시킨 이들이 바로 새누리당 의원들이다.

4대강사업은 이명박 전 대통령 한 개인의 작품이 아니다. 공범인 새누리당의 날치기 예산 통과 협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조 의원이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낙동강 수질문제를 지적한 것은, 4대강사업을 반성하고자 함이 결코 아니다. 그가 지난 7월 8일 환경노동위원회에서 한 발언, “환경부가 대구의 맑은 물 공급을 위해 대구 취수원 낙동강 상류 이전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던 말에서 감춰진 속셈을 읽을 수 있다.

새누리당 의원들이 4대강사업으로 강의 수질이 악화될 것을 뻔히 알면서도 사업 강행에 협조한 것은, 결국 취수원 이전이라는 또다른 토목공사를 도모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대구의 취수원이 상류로 이전한다면, 대구보다 더 나쁜 물을 먹고 있는 부산과 경남의 취수원 이전 경쟁이 시작될 게 분명하다. 경남은 이미 지리산댐 건설을 추진하고 있고, 부산 역시 오래전부터 남강댐의 물을 요구하며 지역갈등을 겪고 있다. 이렇게 낙동강 물을 상수원으로서 포기하기 시작하면 영산강처럼 낙동강도 수질 악화가 더 가속화할 것이고, 대규모 강변 개발이 시작될 것이다.

 

더 큰 재앙이 닥치기 전에

국가 명승 제16호인 회룡포 전망대에 올랐다. 예전에는 금빛 모래만 반짝이던 회룡포 모래밭에 초록빛이 감돈다. 전망대에서 내려와 뿅뿅다리를 건너 회룡포 모래밭에 서보니 그 이유가 분명해졌다. 사람 허리 높이만큼 모래가 급격히 유실되고 있었고, 고운 모래만 있던 강변에는 잔자갈이 가득했으며, 여뀌 등의 식물이 모래밭에서 자라며 내성천은 습지화가 진행 중이었다.

내성천 모래 유실의 심각한 상황은 허공에 뜬 다리 교각들이 잘 보여준다. 물속에 있어야 할 다리 기둥들이 마치 공중 부양하듯 허공으로 떠오른 것이다. 회룡포 상류의 무섬마을에서도 모래 유실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역시 다리 교각은 예전에 비해 더 높이 허공으로 치솟았고, 모래밭은 4대강사업 이전에는 없던 잔자갈로 채워지고 있다.

왜 이렇게 된 것일까? 영주댐 건설 때문이다. 4대강사업의 일환인 영주댐 건설로 인해, 상류에서는 모래가 내려오지 않고 하류에서는 준설로 인해 모래가 유실되면서 내성천의 습지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물과 모래가 기하학적 무늬를 그리던 아름다운 내성천은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세계에서 유일한 모래 하천인 내성천. 그러나 그토록 소중한 내성천이 파괴되고 있다. 완공된 영주댐이 담수를 시작하면 그나마 남은 내성천도 완전히 물에 잠겨 영원히 사라질 운명이다. 그림처럼 아름답던 내성천의 금강마을도 물속에 잠길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렇게 내성천을 파괴하며 건설된 영주댐은 얼마나 타당성이 있을까? 댐이란 홍수를 막고 용수 공급을 목적으로 건설된다. 그러나 영주댐은 용수 공급용도 아니고 홍수 예방용도 아니다. 오직 4대강사업으로 인해 썩어가는 낙동강의 녹조를 개선하기 위한 목적이다.

영주댐에 시범 담수가 시작되었다. 놀랍게도 영주댐에 물을 채우자 녹색으로 변했다. 영주댐 주변 농경지와 축산 농가에서 흘러나온 유기물 때문이다. 물을 흘려 보내서 낙동강의 녹조 현상을 완화시킨다는 목적으로 건설된 영주댐. 그러나 영주댐에 고여 있는 물 자체가 이미 ‘녹조라떼’다. 아, 아무 쓸데없는 짓을 위해 내성천을 잃어버렸다. 아직 완전한 담수가 이뤄지지 않았으니 여기서 멈춰야 한다. 담수를 멈추고 영주댐을 열면 내성천은 곧 살아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극심한 가뭄으로 전국이 목마를 때, 4대강에는 물이 가득했다. 그러나 4대강에 넘치는 물을 가뭄 지역에 사용할 수 없었다. 가뭄과 4대강사업과는 상관없기 때문이다. 최근 태풍 차바가 울산과 남부 지방에 큰 피해를 주고 지나갔다. 홍수를 막아준다던 4대강사업이 완공되었건만, 매년 여름이면 전국에서 홍수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경상남도에서 지난 10년간 발생한 홍수 피해액 3조 5,000억 원 중에서 낙동강 본류에서의 홍수 피해액은 464억 원으로, 고작 1.3%에 불과했다. 4대강사업과 홍수예방은 아무 상관없다는 증거다.

수질개선, 홍수예방, 가뭄극복 등 4대강사업의 명분은 하나같이 거짓임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한편 4대강사업에 대한 우려는 모두 예상 그대로, 혹은 그 이상으로 현실이 됐다. 그리고 지금도 꾸준히 한반도 생명의 젖줄은 처참히 도륙되는 중이고, 국민은 생명을 위협받고 있다.

흐르지 않는 물은 썩을 수밖에 없다. 우리에겐 ‘많은 물’이 아니라 ‘맑은 물’이 중요하다. 강의 생명은 흐르는 역동성에 있다. 강물은 흐르면서 자신이 필요한 곳에 모래톱을 만들고, 버드나무 군락과 습지를 만들며 스스로를 치유, 정화한다. 이제 우리가 할 수 있고 마땅히 해야 하는 것은, 수문을 열어 강이 흐르게 하는 것뿐이다. 4대강 16개의 괴물 보를 파괴할 것인지는 그 다음에 고민할 일이다. 강은 흘러야 한다.


1) 남조류(마이크로시스티스)에 의해 생성되는 독성 물질. 녹조 발생 시 대량 생성되어 식수 및 관개용수의 주요한 위협이 되는 조류독소(phycotoxin)이다.(편집자)

2) (강바닥을 파내는) 준설로 인해 하천 바닥이 낮아지면, 그 본류로 흘러가는 지천과의 낙차가 커지게 되고, 그러면 지류가 더욱 세차게 흐르게 된다. 그에 따라서 본류에 가까운 곳(지천 하류)부터 지천의 바닥과 기슭이 무너져 내리는데, 그 침식 현상이 (지천의 상류로) 확대되는 것을 가리킨다.(편집자)

3) 정수(염소 소독) 과정에서 멸균용 염소가 수중의 유기물(부식물)과 화합하여 생성되는 발암성 물질.(편집자)


최병성 ― 목사, 환경운동가, 사진작가. 저서로 《강은 살아 있다》, 《대한민국이 무너지고 있다》, 《대한민국 쓰레기시멘트의 비밀》, 《길 위의 십자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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