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평론》제124호 2012년 5-6월호  인쇄용  

 

  후쿠시마 4호기의 위험성

  아놀드 군더슨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수습되어 ‘냉온정지상태’에 있다고 정부와 도쿄전력은 작년 말에 선언했다. 그러나 그것은 ‘속임수’라고 지적하는 미국의 원자력 전문가가 있다. 작년 사고 직후 3월 18일, 그는 미국의 텔레비전 방송 CNN에 출연하여 사고는 이미 최악의 수준임을 강조한 바 있다.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사고의 진상, 얇은 얼음장 위를 걷는 것 같은 후쿠시마 원전의 현상, ‘냉온정지’와는 거리가 먼 현재의 상태에 관해서 자신의 견해를 밝히고 있다.

― 작년 12월, 일본정부는 원전사고는 수습되어 원자로는 ‘냉온정지상태’에 있다고 선언했다.

그것은 말장난이고, 거짓말이다. 원자로가 냉온정지상태에 있다는 것은 기쁘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원자로가 안정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자칫하면 말썽이 생겨서 사고 당시의 심각한 상황으로 되돌아간다. 레슬링에 비유하자면 지금은 손으로 상대방을 간신히 눌러 엎드리게 한 상태에 불과하다. 냉온정지라는 것은 방사성물질이 누설되지 않게 대기압 하에서 93℃도 미만으로 보호된 원자로 냉각시스템을 가리킨다. 그런데 시스템은 밀봉되어 새지 않아야 하는데, 후쿠시마 제1원전은 이 조건을 만족시키고 있지 않다. 하기는 멜트다운된 연료가 어떤 모습으로 어디에 있는지도 알 수 없는 상태이다. 이와 같은 상황을 수습이라고 부를 수는 없다.

― 그러면 네 기(機)의 원자로의 현상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가장 오래된 1호기는 쓰나미가 아니라 그 이전에 지진에 의해 배관들이 손상을 입었을 가능성이 높다. 쓰나미가 도달하기 전부터 압력이나 온도 데이터가 정상이 아니었다. 또한 1호기도 그렇지만, 2호기는 7cm의 균열이 생기는 등, 격납용기 파손이 가장 심하다. 손상된 격납용기의 갈라진 틈으로부터 누출되는 냉각수 때문에 앞으로 몇 년에 걸쳐 대기와 지하수가 오염될 것이다. 다만, 나머지 두 기보다는 아직 다루기가 쉽다고 말할 수 있다.

― 3호기는 어떤가?

3호기는 사용후핵연료 풀(水曹)에서 온건한 즉발(卽發) 임계가 일어났다고 생각한다. 3호기에서 공중으로 치솟았던 검은 버섯구름이 그것을 알려준다. 1961년에 아이다호주의 SL이라는 원자로에서 즉발 임계사고가 있었다. 그 사고의 검증실험을 했던 미국정부의 비디오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왔다.

이번에 3호기 건물 남쪽에서 섬광이 비친 후, 위쪽으로 큰 폭발이 일어났다. 그러나 통상적인 수소폭발 충격파와는 속도가 다른 것이었다. 그러므로 도쿄전력이 주장하고 있는 수소폭발이 아니라 풀 안에서 임계에 의한 폭발이 있었다고 생각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다.

― 3호기는 격납용기의 방사성물질 누설 이외에 임계에 의한 폭발이 있었다고 생각되는 만큼, 1, 2호기보다 사태는 더 심각한 모양이다.

폭발에 의해 풀 안으로 떨어진 콘크리트 조각들로부터 용출된 수산화칼슘으로 풀의 물이 알칼리성으로 된 것도 걱정이다. 연료봉의 피복관에 악영향이 있었는지 모른다.

― 4호기는 정기점검 때문에 원자로 안에 연료봉이 들어있지 않았다. 위험요인은 풀 안의 사용후 연료뿐이라고 생각되는데, 3호기보다는 안심할 수 있는가?

실은 사고 당초부터 그러했지만, 지금도 4호기가 가장 위험하다. 풀 안의 연료는 사고 4개월 전에 원자로에서 꺼낸 것이기 때문에 지금도 몇 메가와트의 붕괴열을 발산하고 있는 물건이다. 중량도 엄청나다. 일본의 원전 한 기가 10~15년간 태우는 분량에 상당하다. 그 풀이 기울어져 있고, 건물도 손상되어 있다. 핵연료가 야외에 노출된 상태에 있다.

만일 큰 지진이 일어나 풀이 붕괴한다면 내부의 냉각수가 유출되는 사태가 될 것이다. 그리고 풀의 물은 고갈되고, 2000℃에 달한 사용후 연료가 타버릴지 모른다. 게다가 증발한 물에서 수소가 발생하면 대폭발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

― 격납되어 있지 않은 핵연료가 노출상태로 탄다?

그렇다. 그렇게 되면 끌 방법이 없을 것이다. 그것은 과학이 시뮬레이션조차 해본 적 없는 미지의 사태이다.

― 만에 하나, 풀에서 화재가 일어난다면 어떻게 되나?

4호기의 풀에서는 인류가 지금까지 해왔던 핵실험으로 방출된 전체 방사성 세슘에 필적하는 양의 연료가 잠들어 있다. 그것이 방출된다면 일본열도는 방사성 오염물질로 분단되는 사태가 될지 모른다. 인체에 미치는 영향도 심각해서, 미국 브룩헤븐국립연구소에 따르면 사고에 의해서 암 사망자가 최대 13만8,000건이나 증가한다고 한다.

― 풀의 핵연료를 통제할 방법은 없는 것인가?

풀에서 한시라도 빨리 핵연료를 꺼내는 것이다. 그런데 그 작업은 전문가들도 어찌할 수 없는 어려운 작업이다. 우선, 사용후 연료를 공기중에서라도 보관되도록 수중(水中)에서 3~4년 동안 조심스럽게 냉각시킨다. 그 후 크레인으로 직경 3m, 두께 7.5cm 정도의 통(철강제 드럼통, 핵연료를 담은 상태에서 무게 약 100톤)을 지상에서 30~40m 끌어올려, 풀 안으로 내려서 핵연료를 담고, 다시 땅에 내린다. 운반 작업을 50회 정도 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만일 작업 중에 통이 떨어지면, 사고는 도쿄를 괴멸시킬 정도의 것이 될지 모른다. 한 번뿐이라면 그런 위험을 감수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람이 가까이 갈 수 없는 고선량 방사능 환경에서 50회 연속 작업이 성공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사고의 진짜 원인은 냉각용 해수펌프?

― 어쩐지 절망적인 기분이다. 그런데 원전사고는 어째서 막지 못했는가?

돈, 채산성의 문제이다. 전력회사가 비용을 아껴서 안전대책을 게을리했기 때문이다. 이번 사고의 원인으로 비상용 디젤발전기가 지하층에 설치되어 쓰나미로 수몰되었다고 지적하지만, 높은 곳에 2대, 각기 다른 높이로 분산 설치되어 있었다면 수몰은 면했을 것이다. 이를 위한 비용은 1억 달러면 충분한데, 도쿄전력은 실행하지 않았다. 비용을 아낀 것이다. 냉각용 해수펌프의 문제에 대해 도쿄전력이 말이 없는 것도 같은 이유이다.

― 냉각용 해수펌프? 어떤 문제인가?

기본적으로 원전의 냉각시스템은 연료의 붕괴열을 제거하는 순환계통과, 해수를 끌어올려 노심에서 발생하는 증기를 냉각시키는 계통, 이 두 가지로 성립한다. 작년 3월의 원전사고에서는 해변에 있는 냉각용 해수펌프는 쓰나미로 먼저 파괴되었다. 즉, 만일 비상용 디젤발전기가 손상되지 않고 그 전력으로 원자로를 냉각시킬 수 있었다 하더라도 해수펌프가 작동불능이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원자로를 냉각시키는 것은 불가능했다.

다시 말해서, 디젤발전기가 무사했다 하더라도 1~3호기의 멜트다운은 막을 수 없었던 것이다. 해수펌프를 쓰나미로부터 지키기 위해서는 설비를 방수처리하면 되지만, 그 비용은 100억 달러 정도 된다. 지난번에 쥬부(中部)전력이 열심히 안전대책을 진행하고 있는 하마오카(浜岡)원전을 시찰했는데, 해수펌프 방수 대책을 마련하려고 하지만 아직 실현하지 못하고 있다.

원전의 기본적인 냉각시스템은 A와 B 양쪽이 순환하는 것으로 성립한다. 쓰나미나 지진으로 순환수(해수)펌프가 손상되면, 해수를 끌어올리지 못하고 근본적인 냉각기능을 상실한다. 사고의 원인은 해수펌프의 방수성이 취약한 데 있었기 때문에!

― 해수펌프의 방수 비용을 아낀 게 탄로가 난다면 더 비난을 받을 것이므로 도쿄전력은 냉각용 해수펌프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것인가?

그렇다. 해수펌프의 미비는 일본 전체 원전의 공통 약점이다. 그 대책이 없는 이상, 스트레스 테스트에 합격하더라도 정부는 원전을 재가동시켜서는 안된다.

― 앞으로 일본은 에너지정책을 어떻게 추진해야 하는가?

더이상 원전에 에너지원을 의존하는 것은 현명한 선택이 아니다. 원전의 위험성, 경제적 비효율성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독일과 같이 장기 계획으로 탈원전을 추진하고, 재생가능에너지 개발에 나서야 한다. 그 위에 스마트그리드(차세대 송전망)를 실현시켜, 그것들을 재생가능에너지 관련시설로서 세계에 수출한다면, 탈원전과 경제성장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다. 일본에는 그런 기술력, 자금력이 있다고 확신한다.(김정현 옮김)


  아놀드 군더슨(Arnold Gunderson) ― 1949년생. 원자력기술자. 미국 전역의 원자로 설계·건설·운용·폐로에 관여해왔다. 이 기사는 2012년 2월 20일 도쿄 일본기자클럽에서 있었던 기자회견 일부를 발췌, 번역한 것이다.


후쿠시마 제1원전 직하지진 가능성  (《週刊現代》 2012년 3월 10일자 기사)

“후쿠시마 제1원전 지하를 진원지로 하는 매그니튜드(규모) 7급의 직하형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흔들림에 견딜 수 있도록 조급히 원전시설의 내진 강도를 올리는 등, 대책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경고하고 있는 사람은 도호쿠(東北)대학 ‘지진·분화예지연구관측센터’의 趙大鵬 교수이다. 趙 교수는 중국 북경대학 이학부를 졸업한 뒤, 도호쿠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91년부터 7년간은 미국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에 유학하였고, 2007년부터 현직에 있어온 지진학자이다.

이 교수를 중심으로 하는 도호쿠대학 연구그룹이 최근 유럽 각국 지진학자들로 구성되어 있는 기관 유럽지구과학연합이 발간하는 학술지에 충격적인 논문을 발표했다. ‘지진파 토모그래피’라는 최신의 과학을 활용한 연구의 결과, 후쿠시마 제1원전 부근 지하에 매그니튜드 7급의 대지진을 일으킬 ‘지진 소굴’이 있을 가능성이 나왔다는 것이다.

다음은 그에게서 들은 이야기다.

‘지진파 토모그래피’라는 것은 지진파가 전파하는 시간을 계산해서 지구 내부의 구조를 화상화(畵像化)하여, 이것을 근거로 지표에서 지하 200km까지의 지층 구조를 해석하는 작업이다. 의료분야의 CT스캔(컴퓨터단층촬영)을 생각해보면 된다. CT스캔으로 신체의 내부를 진단하듯이 지구 내부 구조를 화상화하는 것이다.

그 결과, 후쿠시마 제1원전 근처에 이상(異常)이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 팀은 작년 4월 11일에 일어난 동일본대지진의 여진이라고 생각되는 ‘이와키지진’(M7)을 조사하고 있었는데, 그때 바로 근처 후쿠시마 제1원전 지하의 지층도 한꺼번에 조사해보았다. 그런데 규모 7의 지진이 일어난 이와키시(市)의 지하와 원전 지하의 구조가 매우 닮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구조가 닮은 이상, 같은 규모의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충분하다.

― 그 지하구조라는 것은 어떤 것인가?

우선, 후쿠시마현 해안에는 태평양플레이트가 매년 7~10cm 속도로 일본열도 밑으로 침잠하고 있다. 이때, 플레이트와 플레이트의 경계면에서는 마찰열과 고압이 발생한다. 태평양플레이트는 본시 바다 쪽의 플레이트이기 때문에 암반 중에 대량의 수분을 함유하고 있다. 그 수분은 마찰열과 압력에 의해 지표를 향하여 상승하고, 마침내 활성단층으로 침윤해 들어간다. 이것이 지진을 일으키는 것이다.

趙 교수는 알기 쉬운 비유로서 엄지와 중지(中指)를 부딪치는 동작을 보여주었다. 손가락이 건조한 경우에는 마찰이 크고 미끄럽지 않다. 그러나 손가락을 물에 적시면 마찰이 작아지고, 미끄러워진다. 이와 같은 것이 원전 근처 단층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지진파 토모그래피’에 의한 화상을 해석한 결과, 후쿠시마 제1원전 지하에 거대한 물기둥 같은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물이 부근에 있는 ‘후타바(雙葉)단층’이라는 활성단층으로 들어가면 단층이 미끄러워져 직하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은, 이와 같은 원리로 발생했던 지진으로 생각되는 것이 1995년의 ‘한신·아와지(阪神·淡路)대지진’(M7.3)이다. 한신·아와지의 대지진에서도, 우리의 해석으로는, 진원지 주변에 대량의 물이 존재했다. 물이 필리핀해(海)플레이트와 부딪치는 마찰면에서 활성단층까지 상승, 단층이 미끄러워져서 직하지진이 발행한 것으로 생각되는 것이다.

趙 교수에 의하면, 한신·아와지대지진 외에도, 2005년의 후쿠오카현 서쪽 해역 지진(M7), 2008년의 이와테·미야기 내륙지진(M7) 등, 두 개의 직하형 지진도 동일한 메커니즘으로 일어난 것이다. 실은 물의 힘으로 단층이 미끄러워지는 현상은 이전부터 지진이나 화산학자들 사이에는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라고 한다.

이번에 예상하는 지진은 직하형이기 때문에 쓰나미 염려는 없다. 그러나 3·11 대지진 직후에 이와키지진이 일어난 이상, 같은 메커니즘에 의해서 후타바단층에서도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도쿄전력에는 지진에 대비한 내진 강화를 하도록 바라고 싶다. 우리의 연구논문은 정부의 지진예지연락회에도 보고되었기 때문에 도쿄전력도 읽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趙 교수가 경고하는 후타바단층은 작년 6월 단계에서 정부의 지진조사 위원회에서도 ‘지진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판정된 활성단층이다.

정부의 예상으로는 후타바단층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지진의 규모는 M6.8~7.5이다. 설사 M6.9의 지진이라 하더라도 후쿠시마 연안에서는 진도 6강(强) 이상의 흔들림이 예상된다. 생각해보라. 한신·아와지 지진에서는 고속도로가 무너졌다. 그런 정도의 흔들림이 원전의 직하(直下)에서 일어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교토대학 원자로실험소의 고이데 히로아키(小出裕章) 조교는 심히 두려워한다. “특히 걱정인 것은 후쿠시마 제1원전 4호기의 연료 저장 풀(水曹)이 무너지는 것이다. 4호기는 3·11 당시 정기점검 중이이서 노심에 있던 연료를 모두 풀에 옮겨다 놓았다. 그 때문에 지금 4호기의 풀 바닥에 있는 사용후 연료봉은 1,331개나 된다. 이것은 평상시에 노심에 있는 연료봉의 2.5배이다. 만일 풀이 무너져 연료봉이 밖으로 날아간다면 지금까지 3·11 이후에 방출된 방사성물질의 10배 이상의 양이 대기중으로 방출된다.”

그게 현실이 되면 적어도 동부 일본은 괴멸된다.

사용후 연료봉이 보관장소에서 완전히 새어 나온다면 이른바 ‘재임계’가 일어나 핵분열반응이 시작되고, 그때는 완전히 속수무책이다. 그 경우 방사성물질은 일본 전역에 확산되고, 이번에야말로 ‘죽음의 나라’가 되고 말 것이다. 정부는 원전사고가 ‘수습’되었다고 선언하지만, 농담을 할 때가 아니다. 대지진 직격으로 인한 파멸 위기는 지금 목전에 박두해 있다.(김형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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