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평론》제120호 2011년 9-10월호  인쇄용  

 

  방사능과 언론

  칼 그로스먼

 

핵기술이 시작된 이래, 이 기술의 배후에 있는 자들은 끊임없는 속임수, 은폐, 부인을 되풀이해왔다. 대부분의 언론이 여기에 공모해왔다. 〈뉴욕타임스〉 기자 윌리엄 로렌스는, 동시에 맨해튼계획을 위해서도 일하고 있었다. 그는 1945년 뉴멕시코에서 행해진 최초의 핵실험에 대해서 널리 알려진 기사를 썼다. 그 기사는 이 실험이 단순한 탄약투기 폭발이었다고 주장함으로써 사실을 은폐했다. 그 후 〈뉴욕타임스〉와 로렌스는 계속해서 원자력발전을 옹호했다.(비벌리 디프 키버, 《뉴스제로 ― 〈뉴욕타임스〉와 원폭》)

로잘리 버텔이 그녀의 책 《방사능 지구의 앞날》에서 쓰고 있듯이, 핵 추진론자들의 핵심적인 우려사항은 “핵오염에 의한 건강피해의 진실을 대중이 알게 된다면 세계 전역에서 규탄의 목소리가 일어나 사람들이 자신들의 죽음을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으려 할 것”이라는 점이었다. 미국의 경우, 핵산업과 정부기관은 스리마일섬 사고 이후 계속해서 거짓말을 했다. 소련에서는 체르노빌 참사에 이어서 정부의 거짓말이 흘러 넘쳤다. 그 두 원전사고 사이에 일어난 소규모 사고들은 끊임없이 은폐되었다.(하비 워서먼·노먼 솔로먼, 《원자방사능에 대한 미국의 경험이라는 재앙》, 제이 M. 굴드·벤자민 A. 골드먼, 《치명적 사기》, 《저수준 방사선, 고수준 은폐》).

홍보전문가들을 대동한 핵산업은 오랜 세월에 걸쳐 고분고분한 언론들을 조작하는 데에 별 어려움을 느끼지 않았다. 주요 언론매체는 핵산업 자신의 소유이기도 했다. 웨스팅하우스는 다년간 CBS를, 제너럴일렉트릭(GE)은 NBC를 소유하고 있었다. 이러한 사실은 지금 진행 중인 일본의 핵재앙 사태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재앙을 다루는 언론보도는, 가공할 정도에서부터 간신히 참을만한 정도까지 다양한 수준에 걸쳐있다. 핵발전의 위협과 방사능의 영향에 관한 대부분의 보도는 질적으로 매우 열악하다. 그것은 저널리스트들과 그들이 의지하는 전문가들이, 현재 방출되고 있는 방사능의 양이 소량이며 따라서 사람들에게 “어떠한 건강위협도” 주지 않는다고 말하는 일본과 기타 다른 나라들의 관리들의 말을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십년 전에 방사능의 ‘역치(?値)’라는 개념이 있었다. 즉 그 이하에서는 건강피해가 없다는 수치 말이다. 핵기술이 시작되어 사람들이 방사능에 노출되었을 때, 사람들은 그 자리에서 당장 쓰러져 죽지는 않았다. 그 때문에 ‘역치’라는 말이 나온 것이다. 그러나 세월이 감에 따라, 저수준의 방사능이 시간이 경과한 뒤에 결국 암과 기타 질병을 일으킨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잠복기간은 5년에서 40년이었다.

이제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여하한 양의 방사능이라도 질병과 사망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특히 어른의 경우보다도 세포분열이 빠르게 진행되는 태아와 아이들이 위험하다. 국립방사능방호위원회(2001년)가 말했듯이, “모든 방사능 증가는 그만큼 암 발생률을 증가시킨다.” 혹은 미국핵규제위원회(NRC)가 말하듯이, “여하한 양의 방사능 증가도 암을 유발할 위험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많은 언론보도는, 설령 약간의 위험이 있더라도 일본에서 분배되고 있는 칼륨요오드정제 덕분에 “방사능은 차단될” 것이라고 시민들을 안심시켰다.(CNN, 2011.3.18.) 실제로 칼륨요오드정제는 오직 갑상선에만 작용한다. 그것은 갑상선을 ‘좋은’ 요오드로 채움으로써 갑상선암을 일으키는 방사성 요오드―131이 흡수되지 못하도록 한다. 그러나 세슘―137과 스트론튬―90을 포함한 수많은 핵분열물질들이 후쿠시마 핵발전소로부터 방출되었다. 그 어떤 것들에 대해서도 피해를 막아주는 마법의 정제는 존재하지 않는다.

폭스(FOX)뉴스는 한술 더 떠, 제럴드 리베라는 “나는 원자력을 사랑한다”고 선언했다.(2011.3.18.) 오라일리 코너에 나온 우익 선동가 앤 쿨터는 “정부가 말하는 것보다 많은 양의 방사능은 우리가 노출될 수밖에 없는 최소한의 양으로, 실제로 우리의 건강에 유익하고, 암 발생을 줄여준다”고 주장했다.(폭스뉴스, 2011.3.17.) 이 주장에 같은 우익 선동가인 오라일리조차도 당황하여, “책임있는 발언을 하라”고 그녀에게 말했다.

쿨터의 발언은 몇몇 핵과학자들이 주장하는 이른바 ‘호르메시스’라고 불리는 괴상한 이론에서 연유한 것이다. 그 이론에 의하면, 방사능은 면역체계를 단련시켜주기 때문에 건강에 유익하다는 것이다. 쿨터는 이렇게 방사능이 유익하다는 가설을 미디어가 추적하지 않는 게 불만이다. 미디어는 당연히 그것을 추적해야 하고, 그러면 그 가설이 방사선 방호를 목적으로 하는 기관, 예를 들어 국립조사연구위원회(National Research Council), 방사선방호국립위원회(National Council on Radiation Protection), 원자방사선영향에 관한 유엔과학위원회(U.N. Scientific Committee on the Effects of Atomic Radiation) 등에 의해서 무시돼왔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 거라는 것이다.

실제로 후쿠시마 사태의 심각성을 알아보는 사람들에 의해서도 수많은 과학적 오류가 저질러졌다. 예를 들어, CNN의 ‘과학전문가’라는 빌 나이에 의한 세슘―137에 관한 설명(2011.3.12.)이 그렇다. “우리는 방출된 방사능으로 세슘이라는 물질에 관해서 듣고 있다. 그게 무슨 뜻인가”라는 앵커 존 보즈의 질문에 대해서 빌 나이는 이렇게 대답했다. “세슘은 매우 커다란 우라늄 원자들의 분열 즉, 핵반응을 느리게 하고 제어하는 데 사용된다. 그래서 세슘이 들어가지 못할 때 원자로는 점점 더 뜨거워진다.”

사실은 세슘―137은 핵분열을 느리게 하거나 제어하는 것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그건 붕소다). 세슘은 핵분열을 통해서 생성된 가장 치명적인 방사성물질 중의 하나이다. 체르노빌 핵참사가 일어난 곳 주변 1,660제곱마일이 지금도 여전히 출입금지구역으로 남아있는 이유가 그 때문이다. CNN의 ‘과학전문’ 기자는 고교시절 물리시험 문제를 풀지 못했을 것이다. 그 문제는 핵사고에 의한 건강피해를 이해하는 데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이다.

미디어는 후쿠시마발전소 건물 지붕을 날려버린 수소폭발에 관해서도 이해력의 결핍을 드러냈다. 이 폭발은 연료봉과 관계되어 있다고 보도되었다. 때로는 지르코늄이 언급되기도 했다.(〈LA타임스〉, 2011.3.16.) 그러나 대단히 중요한 문제를 빠트렸다. 지르코늄은 중성자들이 자유롭게 통과할 수 있게 하기 때문에 핵연료봉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그런데 지르코늄은 휘발성이 극히 강하여, 화씨 2,000도(섭씨 약 1,093도)에서 발화하여 폭발한다. 전형적인 핵발전소에는 20톤의 지르코늄이 있다. 좀더 약한 열에서 그것은 수소를 방출하고, 수소는 그 자체 폭발력을 갖고 있다. 이것이 후쿠시마에서 일어난 사태이다. 지르코늄을 핵발전에 사용하는 것은 폭죽으로 교량을 건설하는 것과 같다. 이것을 설명하는 것은 어려운 게 아니지만, 미디어에서 제대로 된 설명은 없었다.

그리고 후쿠시마에서 사용된 GE가 만든 Mark1 비등수형(沸騰水型) 원자로의 결함 때문에 GE의 핵기술자 세사람이 사임을 했다는 보도가 있었다.(ABC뉴스, 2011.3.16.) 이것은 문제가 핵발전 자체에 있는 게 아니라, 특정의 결함이 있는 원자로에 있는 것처럼 오도하는 속임수이다.

실제로 Mark1 설계가 GE사의 핵기술자 세사람이 핵산업에서 떠나게 된 요인의 하나였지만, 그들의 좀더 넓은 관점은 미디어 보도에서 빠져있었다. 그들은 이미 1976년에 의회 합동원자력위원회에 보내는 진술 속에서 다음과 같이 선언했던 것이다. “우리는 더이상 우리의 에너지를 핵분열 발전시스템의 계속적인 개발과 확장에 바치는 것을 정당화할 수 없게 되었다. 핵발전시스템은 너무나 위험해서 그것이 이 지구상의 생명의 존속을 위협하고 있다고 우리는 믿는다.”

한편, 이전에 일어났던 핵발전소 사고의 영향에 관한 왜곡된 정보는, 후쿠시마 재앙의 잠재적인 영향을 축소하는 데에 이용되고 있다. 미국 언론은 1986년 체르노빌 핵발전소 재앙의 결과로 불과 수천명이 죽었다는 보도를 해왔다.(〈뉴욕타임스〉, 2011.3.27.) 이 수치는 체르노빌로 인한 건강피해에 관해 이루어진 가장 포괄적인 연구를 무시하고 있다. 그 연구는 2009년 뉴욕과학아카데미에 의해서 《체르노빌 재앙이 인간과 환경에 끼친 영향》이라는 제목으로 발간되었다. 러시아와 벨라루스 출신 과학자들로 구성된 연구팀은, 전부 5,000여건에 이르는 1986년에서 2004년 동안의 데이터, 방사능 조사, 과학적 보고를 조사하여, 체르노빌 사고로 세계 전역에 걸쳐 98만5,000명이 사망했다고 추정을 했다. 그들은 장차 더 많은 사망자가 뒤따를 것이라고 썼다. 이것은 원자로 1기에서 중대한 사고가 발생할 때 얼마나 많은 인명이 희생되는가를 보여주는 참된 기준을 제공하고 있다.

실제로, 이 연구에 참여한 선임 과학자 알렉세이 야블로코프 박사는 워싱턴디씨에서 3월 25일에 열렸던 기자회견에서, 후쿠시마 사태는 복수(複數)의 원자로 및 사용후연료 수조(水曹) 사고 때문에, 그리고 “그곳이 체르노빌 주변보다도 훨씬더 조밀한 인구밀집지역이기 때문에, 결국 인명의 희생이 훨씬더 심각할 것”임을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열린 이 기자회견에 관해서도, 뉴욕과학아카데미의 책에 관해서도 아무런 보도를 하지 않았다.

1979년 스리마일섬 원자력발전소 사고의 결과로 “아무도 죽지 않았다”는 발언도 나왔다.(폭스뉴스, 2011.3.16.) NPR(국립공중라디오방송)은 한걸음 더 나아가서 “상대적으로 소량의 방사선이 발전소로부터 유출되었고, 부상당한 사람도 아무도 없다”고까지 주장했다.

그 신화는 이미 오래전에 워서먼·솔로먼에 의해서 붕괴되었다. 워서먼·솔로먼은 그들의 책 속에 ‘스리마일섬에서 죽은 사람들’이라는 장을 하나 포함하여, 어린아이들과 어른들의 죽음을 상세히 그렸다. 나는 스리마일 원자로의 부분적 멜트다운의 영향에 관해서 TV다큐멘터리, 〈스리마일섬을 다시 찾아서〉를 쓰고, 해설을 맡았다. 그 다큐멘터리는 발전소 주변지역에서의 암 발생 및 사망에 초점을 맞추었고, 발전소 측이 어떻게 은밀히 보상금을 지불했는지, 그리하여 사고로 건강을 잃거나 가족을 잃은 사람들과 화해하기 위해서 많은 경우 발전소 측이 100만달러씩을 지불한 사실을 폭로했다.

한편, 언론은 일본이 근년에 핵발전소 수출에서 세계적 거인이 되었다는 사실을 언급하지 않았다. GE와 웨스팅하우스는 이미 오래전부터 세계의 대표적인 핵발전소 건설회사로서 전세계 핵발전소의 80퍼센트를 제조하거나 설계하였다. 2006년에 도시바는 웨스팅하우스의 핵분과를 사들였고, 히타치는 GE와 함께 핵분과를 공동으로 경영하는 파트너가 되었다. 이렇게 세계적인 핵발전 판매활동에 막대한 이해관계가 걸려있는 일본의 관리들이 후쿠시마에 대해서 어떤 말을 할 것인가? 이 점도 미국의 언론은 무시하고 있다. 하기는 미국의 언론사 자신들이 대부분 핵산업과 연계되어 있기도 하다.

핵기술에 관한 개척적 저널리스트 안나 메이요는 일본의 재앙을 취재·보도하는 미국 언론을 한마디로 묘사했다. “기괴하다.”

1969년부터 1989년까지 메이요는 〈빌리지보이스〉에서 ‘가이거카운터’라는 칼럼을 썼다. 그녀는 언젠가 말했다. “나는 〈뉴욕타임스〉가 무시하는 핵에 관한 끔찍한 기사들을 작성하는 데 저널리스트로서의 내 생애를 다 바쳤다.” 메이요는 〈빌리지보이스〉의 소유주가 바뀌자 칼럼 집필 중단을 강요당했다. 핵산업으로부터의 압력이 있었던 것이다. “핵산업이 나를 지목했을 것이다. 틀림없다.”

일본의 재앙에 대해서 메이요는, “핵산업계는 방사능 피폭 범위를 감추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그들은 오래된 거짓말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언론도, 늘 그래왔듯이, 핵산업의 치명적인 거짓말을 그대로 앵무새처럼 되뇌고 있다.(김정현 옮김)


칼 그로스먼(Karl Grossman) ― 뉴욕주립대학 언론학 교수. 핵문제 전문가. 대표적인 저서에 Cover Up: What You Are Not Supposed to Know About Nuclear Power (1980)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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