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평론》제112호 2010년 5-6월호  인쇄용  

 

  발로 쓰고 가슴으로 담은 4대강 현장
  
《강은 살아있다》,《낙동강 before and after》를 읽고

  장성익

 

2년 전 ‘한반도 대운하’로 세상이 떠들썩할 때 나는 녹색연합 회원들과 녹색순례를 떠나 낙동강과 한강을 걸어서 둘러본 적이 있다. 60여명이 함께 걸으면서 가슴으로 느꼈던 낙동강과 한강의 아름다운 모습은 말과 글로 다 담아낼 수 없는 위엄을 갖고 있었다. 지율 스님과 그 동행들이 기록한 《낙동강 before and after》 중에서 ‘살림과 죽임의 사진조각’을 보면서 2년 전 녹색순례 때 보았던 모습이 눈에 선하게 살아났다.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넓게 형성된 모래톱을 보고 한달음에 뛰어들어 뒹굴며 아이처럼 좋아라 했던 순간도 떠올랐고, 경천대의 아름다운 모습에 감동하며 동시에 경천대와는 전혀 조화를 이루지 못한 엉터리 자전거도로도 생생하게 되살아났다. 철새들의 낙원인 달성습지와 해평습지의 광활한 품과 병산서원과 하회마을 주변의 아름답고 또 아름다운 모습도….

그런데 그 아름다운 모습을 다신 볼 수 없게 되어가고 있다. 4대강 사업 때문이다. 지율 스님은 이토록 아름다운 낙동강이 4대강 사업으로 파헤쳐지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4대강 사업 진행 전과 후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그 시리도록 아픈 기록을 세상에 남기고 있다. 그 기록이 바로 《낙동강 before and after》이다. 이 기록은 지율 스님 혼자만의 기록이 아니라 지율 스님과 더불어 ‘낙동강 숨결 느끼기’ 순례에 동행한 이들이 함께 느끼고 기록한 내용을 녹색평론사에서 작은 소개서 형식으로 펴낸 것이다. 지율 스님의 낙동강 사진전은 전국을 돌며 전시회를 갖고 있고 언론에도 여러차례 소개된 바 있다. 그런데 사진만 보는 것보다 지율 스님과 동행들의 글을 함께 엮은 이 작은 책이 전해주는 감동이 훨씬 크게 느껴지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그 감동의 차이는 이 책을 직접 읽어보지 않고는 체험하기 어려울 것이다.

4대강 사업과 관련하여 반드시 읽어보아야 할 또 한권의 귀한 책이 있다. 최병성 목사가 4대강 사업 현장을 두발로 누비면서 기록한 《강은 살아있다 ― 4대강 사업의 진실과 거짓》이다. 저자는 지율 스님과 마찬가지로 전문 작가가 아닌 성직자이다. 10년 이상 영월의 아름다운 서강(西江)가에 살면서 강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몸으로 느낀 최병성 목사는 성직자의 양심으로 4대강 사업으로 강이 파괴되어가는 것을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그의 표현대로 4대강은 하늘이 우리에게 준 선물이며, 이 아름다운 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4대강의 실체를 정확히 알아야 했기에, 몸소 현장을 샅샅이 누비고 다녔고, 땀과 눈물로 책을 썼다. 무너져가는 4대강이 가슴을 짓눌러 글을 쓸 수 없을 때도 많았고 글을 쓰는 내내 눈물을 흘렸다고 고백하고 있다. 《강은 살아있다》는 이렇게 한 성직자가 눈물로 쓴 이 시대의 양심고백이기도 하다.

 

발로 뛰며 가슴으로 쓰다

최병성 목사의 책이 이해하기 쉽게 잘 정리된 신문기사를 보는 느낌이라면 지율 스님과 동행들이 기록한 사진과 글은 가슴에 잔잔한 물결을 일게 하는 한편의 수필과 같다. 최병성 목사는 독자에게 4대강 사업이 얼마나 거짓과 모순으로 가득 차 있는지 조목조목 비교해 설명해준다. 어려울 수도 있는 국책사업의 내용, 4대강 사업의 진실과 거짓에 대해 한글을 아는 사람이면 누구나, 초등학생이라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쉽게 정리해주고 있다. 그래서 책을 다 읽고 나면 아름다운 4대강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있는 4대강 사업 추진 세력들에 대한 분노가 일고, 이 사업을 반드시 막아내야겠다는 결기가 생긴다. 반면 지율 스님과 동행들의 짧은 글은 최병성 목사의 글과 같은 구체성과 깊이가 있지는 않다. 마치 작품 전시회 안내서와 같이 편안히 접할 수 있는 분량으로, 누구나 부담없이 책장을 펼칠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지율 스님 일행의 글은 또다른 의미의 깊이를 우리에게 제시해주고 있다. 때문에 읽는 내내 가슴 뭉클하고 자연에 대한 연민으로 자연스럽게 눈물을 흘리게 된다. 두 성직자의 책은 각자 빛이 나지만 무언가 약간 아쉬움이 있을 수 있는데, 두책을 함께 읽고 나면 4대강은 물론이고 한반도의 자연과 역사, 문화를 다룬 한편의 완벽한 대하드라마를 본 느낌이 든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정리한 책이지만 그들이 느끼고 고민한 것이 일치하기에, 그래서 두권의 책이 서로의 약점을 완벽하게 보완해주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두책을 꼭 함께 읽기를 권한다. 

나는 독자들에게 읽는 순서를 제안하고 싶다. 우선 《낙동강 before and after》를 구하여 지율 스님의 사진을 먼저 보았으면 한다(책자를 구하지 못한 분들은 인터넷에서 사진을 쉽게 볼 수 있다). 함께 있는 글들은 뒤로 미루어두고 사진만 훑어본 후 바로 《강은 살아있다》를 꼼꼼히 일독하기를 권한다. 나는 최 목사의 글을 밑줄까지 그어가며 정독하였다. 그의 글 어느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병성 목사의 책은 4대강 사업의 진실과 거짓을 기록한 ‘바이블’이라고 감히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과 4대강 추진 세력이 주장하는 4대강 사업의 필요성에 대해서, 최 목사는 구체적인 근거를 들어 그것이 왜 틀렸는지, 그들이 왜 거짓말로 국민을 속이고 있는지 분명하게 밝혀주고 있다. 최병성 목사의 책을 읽고 나서 다시 지율 스님과 동행들이 기록한 사진과 글을 찬찬히 가슴으로 느껴볼 것을 권한다. 짧은 글을 읽는 동안 최병성 목사의 글이 오버랩되면서 사진 한컷, 문맥 하나하나에서 한반도를 유유히 흐르던 원래의 4대강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그리고 4대강 사업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강을 죽이는 사업인지를 가슴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최병성 목사의 책을 읽는 동안 몇번이고 4대강 현장으로 달려가려고 벌떡벌떡 일어서는 몸을 억제할 수 없었다. 그리고 실제로 몇차례 여주 남한강 공사현장을 다녀왔다. 또 지율 스님 일행의 글을 읽는 동안 몇번이고 눈시울을 적셔야 했다. 그리고 두책을 모두 읽고 서평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 신기하게도 마음의 평정을 찾을 수 있었다. 그러면서도 가슴 벅찬 기운이 가슴 저 깊은 곳에서 치밀어 오르고 있다. 이 기운은 4대강의 생명들을 지키기 위한 새로운 운동의 힘을 내게 불러 일으키리라 확신한다. 이것이 바로 발로 뛰면서 가슴으로 쓴 글만이 갖는 힘이다.

이제 두책이 담고 있는, 아니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보기로 하자. 두책의 가장 큰 공통점은 앞에서 강조했듯이 4대강 현장을 발로 뛰면서 기록한 것이라는 데 있다. 내가 최병성 목사의 글을 처음 접한 것은 블로그를 통해서였다. 그는 소위 말하는 이 시대의 대표적인 파워블로거로서 이미 오래전부터 환경문제가 있는 현장을 누비면서 영향력있는 글을 많이 써온 사람이다. 《강은 살아있다》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다. 지율 스님 또한 천성산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걸고 생명운동을 했던 이로서, 그의 관심이 4대강 사업 현장인 낙동강으로 옮겨간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 생각된다. 

 

거짓에 기반한 시대착오적 사업

최병성 목사는 《강은 살아있다》에서 20가지 분야에 걸쳐 4대강 사업의 허구성을 하나하나 구체적인 예와 수치를 들어 밝히고 있다. 그중 두가지를 통해 최 목사의 논리를 따라가보자. 그의 4대강 사업에 대한 명쾌한 일침은, 선진국의 강 살리기와 4대강 사업을 비교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독일의 이자강과 스위스의 투어강은 지금부터 150년 전인 19세기 중반, 홍수예방과 물 부족을 해결한다는 명목으로 직강화된 수로(운하)로 개발되었다. 이는 4대강 사업을 추진하는 이명박 정부가 내세우는 명분과 같다. 그러나 수로 건설이 오히려 홍수를 조장하고 지하수 고갈을 일으키자 최근 이 두 강을 도로 여울과 모래섬이 있는 자연하천으로 복원하기에 이르렀고, 복원과 더불어 생물종다양성이 눈에 띄게 회복되고 있다. 또한 미국의 에버글레이즈습지의 경우, 4대강 사업과 같은 형식으로 수로와 제방을 쌓자 이곳에 서식하던 조류와 척추동물이 90퍼센트 가까이 사라지고 지역의 관광사업에도 큰 타격이 발생하게 된다. 결국 플로리다 주정부는훼손된 습지를 복원하기로 하였으나 그 비용이 무려 수로(운하)를 만드는 비용의 10배 이상 소요될 것이라고 한다. 최 목사는 이와 같은 선진국 사례를 통해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4대강 사업이 선진국의 강 살리기와는 정반대로 시대에 역행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결국 한국도 막대한 예산을 또다시 투입하여 강을 원래의 모습으로 복원할 수밖에 없게 될 것임을 설득력있게 설명하고 있다.

최 목사는 또 이명박 대통령이 2009년 6월 29일 라디오 연설에서 “연간 홍수피해와 복구비가 7조원(홍수피해액 2조7천억, 복구비 4조3천억)이나 들었고, 4대강 사업은 이에 투입되는 22조 예산의 몇십배 이상의 가치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 매우 구체적인 예를 들어 근거 없는 거짓말임을 조목조목 밝히고 있다. “지난해 70년 만의 폭우가 와서 전국에서 상당히 많은 피해가 발생했지만 모두 지천이 범람하고 도로 건설에 따른 산사태와 도심 저지대 침수가 발생했을 뿐, 4대강 사업이 진행되는 곳에서 폭우피해가 발생했다는 보도는 전혀 없었다. 홍수피해 대책이 필요한 곳은 4대강이 아니라 홍수가 반복되는 지천과 샛강이다. 태풍 루사나 매미와 같은 초특급 태풍으로 인해 수백건의 제방 피해가 있었지만 이 중 4대강이 포함된 국가하천 피해는 1퍼센트도 안된다.” “이명박 대통령이 연간 홍수피해액이라고 말한 2조7천억원은 홍수뿐만 아니라 강풍과 폭설, 태풍에 의한 농작물 피해, 풍랑에 의한 선박과 항만시설 피해 등 모든 자연재해를 합친 금액이다. 이 대통령의 말대로라면 4대강 사업을 하면 홍수는 물론 강풍, 폭설, 풍랑 등에 의한 모든 자연재해가 완전히 예방된다는 것인데 이게 현실적으로 가능한가? 홍수예방을 주장하는 4대강 사업은 국민을 기만하는 거짓말이다.” “전국의 많은 하천 중 4대강 홍수피해가 적은 까닭은 4대강의 하천정비가 이미 2007년에 97.3퍼센트 완료되었기 때문이다.” “재해 통계연보 등에 따르면 연간 홍수피해가 가장 많은 지역은 양양, 정선, 고성, 화천 등 모두 강원도 지역이다. 이곳은 4대강 사업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곳이며, 지방하천과 산사태 등에 의한 피해이다.” 얼마나 명쾌한 설명인가? 이와 같은 분석과 이명박 대통령의 주장 중 어느 것이 진실이고 어느 것이 거짓인지 누구나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4대강 사업에 대한 이와 같은 예리한 분석은 책 전체를 통해 전개되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강은 살아있다》를 일독하면 찬성하던 사람조차 적어도 4대강 사업이 강을 살리는 사업이 아니라는 데는 쉽게 동의할 거라고 생각한다. 4대강 사업을 찬성하는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그에게 찬성 이유를 묻고, 이 책에서 그 부분에 해당하는 곳을 펼쳐서 꼭 읽게 하라고 권하고 싶다. 식수문제든, 홍수예방이든, 철새를 비롯한 생물종다양성의 문제이든, 보와 준설이든, 문화재의 문제이든 이 책을 읽으면 반드시 생각이 바뀌게 될 것이다.

 

숨결을 끊는 살육의 현장에서

최병성 목사가 현장 기록을 바탕으로 4대강 사업의 문제점과 거짓됨을 논리적으로 밝히고 있다면, 지율 스님 일행의 접근 방식은 조금 다른 면이 있다. 지율 스님은 아예 낙동강을 기록하기 위해 낙동강가에 기울어져가는 빈집을 얻어 자리를 잡았다. 그곳을 중심으로 낙동강 곳곳을 오가며 사진을 찍고 글을 쓰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주말이면 사람들을 모아 ‘낙동강 숨결 느끼기 순례’를 진행한다. 지율 스님이 왜 이 일을 하고 있는지는 그의 글을 통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강에서 무엇을 보았느냐고 묻는다면, 만일 내가 본 것이 답이 될 수 있다면 눈이라도 빼서 보여주고 싶다.”

“무엇보다 어둠에 잠기기 직전 강가에 물드는 보라빛 낙조를 보여주고 싶다. 굽이굽이 산을 넘어 휘돌아 가는 물길, 물길을 거슬러 오는 바람, 저문 강에 떨어지는 달빛, 새벽 강가에 하얗게 오르는 물안개, 물가에 그림자를 놓는 수변의 숲들, 그곳에 깃들고 둥지를 트는 생명들, 흰 모래사장에 꼬리를 끌고 지나간 수달의 발자국, 허리 굽은 농부의 깊은 한숨, 그곳을 배회하는 외로운 맘까지 모두 보여주고 싶다.”

지율 스님은 또한 재앙이라 할 수 있는 4대강 사업의 책임을 정부와, 개발에 찬성하는 사람들에게만 물을 수 없다고 단호하게 말하며, 사람들과 낙동강 순례를 하는 이유를, 많은 사람들과 강의 모습을 함께 보고자 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억만년 이어져 내려온 자연의 물길이 위험에 처해있고, 그 재앙에 대한 경고가 하루도 빠짐없이 이야기되고 있어도, 태어나 자라게 해준 국토가 겪는 아픔의 현장으로 향하는 발길은 너무나 드물다. 단풍놀이를 즐기는 사람의 1/100, 불꽃놀이를 즐기는 인파의 1/1,000, 야구장에서 만나는 사람의 1/10,000이라도 강으로 걸음을 한다면 정부가 이렇게 무모하게 국토를 파헤치는 사업을 감히 생각이라도 할 수 있었을까. 환경문제를 당사자와 시민단체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현실은, 오늘날 우리 국민들의 의식과 비참한 국토의 현실을 그대로 대변한다.”

그리고 지율 스님은 마지막으로 그가 왜 기록을 멈추지 않는지를 담담하게 밝히고 있다.

“이제 남은 고민은 과연 이 역주를 멈출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 지금 나는 한마리의 자벌레처럼 강가를 걷고 있을 뿐이다. 비록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하더라도 나는 이 사업이 공론화되고 재검토될 때까지 걷고 절망하기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리하여 나는 내가 직접 지켜본 파괴의 현장들을 기록하고 정리하여 우리의 국토가 어떤 힘에 의하여, 어떤 논리에 의하여 파괴되고 변화되고 있는지, 침묵의 방조자인 동시대인들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다. 그리하여 조만간 올 뒷사람들에게 이 사업을 다시 평가받게 할 것이다.”

지율 스님이 두발로 걸으면서 기록하고 있는 낙동강 순례가 옳았음은 순례에 동행한 사람들의 글에서 잘 드러난다. 한 참가자는 순례 후기에 이렇게 적고 있다. “24년간 살아오면서, 나는 강을 처음으로 만났다. 사전적 의미에서의 강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동안 나는 제방에 갇힌 강만 보아왔다. 그런 강에서는 생명력이 느껴지지 않는다. 굽이굽이 곡선으로 흐르는 낙동강은 자유로워 보였다. 강은 원래 곡선을 그리며 흐른다.”

또다른 이는 스님과의 대화를 이렇게 남기고 있다. “스님, 맨날 와도 사진 찍을 게 보이세요?” “방문객에게는 정경으로 보이겠지만 나에게는 이곳이 전선(戰線)이어요.”

“‘전선’이라― 그제서야 스님이 입고 있는 낡고 추레한 장삼이 예사롭지 않게 보였다. 스님에게는 저 옷이 전투복이며, 어깨에 걸린 카메라와 배낭에 든 캠코더와 노트북이 개인화기인 셈이다. 강뜰의 모래와 흙을 파 뒤집어 반대편으로 둑길을 넓히고 경사를 다지는 모습을, 학살의 현장이며 사체(死體)를 쌓아놓은 것이라 하신다. 그러니까 매일 수천수만의 아군이 몰살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삼강에서 사벌로 경천대로 상주보로 통곡의 소리를 전하는 것이다.”

 

천벌받을 죄를 짓지 않기 위해서

두책을 다 읽고 나면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하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든다. 그리고 “저 광란의 4대강 사업을 과연 막아낼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의문도 생기게 된다. 일부에서는 “이미 4대강 사업이 중단할 수 없을 만큼 너무 많이 진행된 것은 아닌가?”라고 묻기도 한다.

두책에서 자세하게 전하고 있듯이 4대강 사업 현장은 한마디로 살육의 현장이다. 내가 수차례 다녀온 여주 남한강에 건설 중인 강천보, 여주보, 이포보 등은 물론이고 준설이라는 이름으로, 자전거도로라는 이름으로 4대강 곳곳에서 포클레인은 살아있는 모든 것을 죽이고 있다. 이 학살과 야만의 현장을 ‘4대강 살리기’라고 말하는 이명박 정부는 이미 이성을 잃어버린 지 오래다. 신경림 시인이 말했듯이 4대강 사업은 천벌을 받을 사업이며, 이를 막지 못하고 방관만 하고 있는 것도 천벌을 받을 일이며, 후손들에게 얼굴을 들지 못할 일이다.

4대강 사업을 어떻게 막아낼 것인가에 대한 답은 앞의 책에서 어느 정도 제시하고 있다. 온 국민이 4대강 사업의 실체를 바로 아는 날, 4대강 사업의 광기는 멈출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우선 할 수 있는 일은 4대강 사업 현장에 가보는 것이다. 지율 스님과 함께하는 낙동강 순례도 좋고, 녹색연합을 포함한 시민단체에서 진행하는 남한강 방문 프로그램도 좋다. 4대강 어느 곳이든 가까운 곳을 찾으면 4대강 사업이 왜 ‘4대강 죽이기 사업’인지를 분명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당장 가보기 어려운 분들은 앞에 소개한 두책부터 구해서 읽기를 권한다. 책은 직접 경험하지 못하는 많은 것을 알려준다. 현장을 발로 뛰면서 쓴 책은 더욱 그렇다. 《강은 살아있다》와 《낙동강 before and after》를 꼭 읽어보시기 바란다. 그리고 그 느낌을 혼자 간직하지 말고 가족과 주변 사람들과 나누길 바란다.

4대강을 지켜내기 위해 해야 할 일이 또하나 있다. 바로 광란의 4대강 사업을 중단시킬 수 있도록, 오는 6월 2일 지방선거에서 4대강 사업을 반대하고 생명을 지킬 수 있는 후보에게 투표하는 것이다. 4대강 사업이 무지막지한 속도로 진행되고 있지만 다행히 아직은 늦지 않았다. 아직 전체 공정률이 채 10퍼센트를 넘지 않은 상태이다. 하루라도 빨리 사업을 중단하면 그만큼 원래의 모습을 회복하는 데 드는 비용과 수고를 줄일 수 있다. 4대강에서 울리는 파괴와 죽임의 포클레인 소리가 멈추는 날 가족과 손을 맞잡고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강변에서 다시 한번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은혜를 이야기할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최승국 ― 녹색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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